By 류광현 2018.09.17
2018 기업공개 시장, 기대의 배신
올해 초 기업공개 시장은
기대감에 한껏 들떴는데요,
현대오일뱅크, SK루브리컨츠 등
공모금액 1조 원 기업이 상장을 준비했고,
*기업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
: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기업이
자사 주식을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밟는
절차로 기업의 주식 및 재무 내용을
처음으로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
2017년 10월 롯데 계열사 중
롯데지주 출범 이후
첫 번째 기업공개 주자로 나선
롯데정보통신(286940),
4대 게임업계 자리를 넘본 카카오게임즈,
국내 3위권의 저가 항공사 티웨이항공(091810) 등
화제의 종목이 많았습니다.
증권가에서는 2018년 기업공개 시장이
공모금액, 공모 건수 등 모든 수치에서
역대 최고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코스닥벤처펀드를 선보이며
코스닥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하는 등 투자 규모를 키웠습니다.
*코스닥벤처펀드
: 코스닥 시장활성화의 일환으로 도입된
펀드로 펀드 투자금의 절반을
혁신·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상품.
2018년 3월5일 첫 선을 보였다.
(출처: 한경 경제용어사전)
하지만 기대와 달리 링에 오른 종목들은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고
대기 중인 종목들은
생각지 못한 걸림돌에 주춤거렸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논란의 파장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특혜상장 및 분식회계 관련 논란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각종 의혹의 진위를 떠나서
이 사건은 기업공개 시장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논란이 몇 달째 이어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논란의 싹을 없애려고 상장을 앞둔 기업의
회계 심사 절차가 까다롭게 변했습니다.
정부 지정 회계법인에서
회계 감사를 받더라도
공인회계사회의 회계 감리까지
거쳐야 하는 경우가 늘었죠.
실제로 현대오일뱅크와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아직 회계 감리를 끝내지 못했고,
바디프랜드는 얼마 전 회계감리 대상에 올라
연내 상장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참조-'바디프랜드', 10년새 25배 성장한 안마의자 시장)
(ⓒ현대오일뱅크, 카카오게임즈)
남 좋은 일만 한 코스닥벤처펀드?
코스닥벤처펀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그 출발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적어도 겉으로는 말이죠.
3조 원에 가까운 투자금이
상품 출시 두 달여 만에 모였고,
투자 수익률도 지난 6월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1.28%보다 높은
2.36%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성공적 출발은 기관투자자가
일제히 매도로 내놓은 코스닥 신규 상장주
매물 폭탄에 빛이 바래고 맙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공모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27개 기업 중에서(8월 기준),
기관·외국인 투자자가
상장 첫날에 자신들이 팔 수 있는 주식 수의
50% 이상을 내놓은 경우가 5곳이나 됩니다.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에 투자하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수급 개선을 위해
정부의 정책 지원까지 받았지만
기관·외국인 투자자는
차익실현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물론 최근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증시의 불안 요소가 많아
펀드 운용사인 기관 투자자는
공모주를 일찌감치 팔아 차익을 회수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겠지만,
이렇게 시장에 던져진 매물을
떠안는 것은 결국
결국 개인투자자들입니다.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 하락?
최근에는 코스닥벤처펀드의 수익률이
신통치 않다는 소식마저 들립니다.
펀드 10개 중 8개가
평균 2.16% 손실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9월 들어서는 월별 *설정액마저 줄었습니다.
펀드 상품 출시 이후 처음으로
설정액이 지난달 2조9,853억 원에서
2조9,628억 원으로 0.76%로 줄었습니다.
*설정액
: 펀드에 몰린 현재 운용금액(총 금액).
따라서 수시로 변한다.
당장의 수익률 부진이
펀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셈이죠.
옥석 가려야
2017년 코스닥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선
넷마블게임즈(251270)와 같은
대어급 공모주들이 기업공개 시장의
투자 열기를 달궜습니다.
당시 공모주 청약은 로또처럼 통용되었고
투자자들은 상장 첫날
상승 추세에 올라타기 위해 갖은 애를 썼죠.
물량만 확보하면
수익을 본다는 믿음이 있었고
대개 그러했습니다.
지금은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상장 첫날 상승세는 여전하지만,
앞서 본 대로 차익실현 매물 때문에
상장 첫날부터 당일 상승 폭을
고스란히 반납하거나,
최악의 경우 상승 폭 반납은 물론
연이은 급락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이 지점부터 될 종목은 되고
안 될 종목은 안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카페24 주가 흐름 ⓒ네이버 금융)
실제로 웹호스팅,
쇼핑몰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페24(042000)는
상장 첫날 상승 폭도 시원찮았고,
이후 일주일 동안은 상승은커녕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카페24는
공모가 57,000원보다 약 3배,
시초가 84,500원보다 약 2배 상승한
15만 원 후반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오스테오닉(226400)은
이전 첫날 장 초반에 강세를 보이다가
하락 반전한 이후 지금껏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상장주 돋보기
상장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애벌레의 탈피에 버금가는 성장이죠.
자금을 원활히 모을 수 있지만
좀 더 엄격한 잣대의 평가를 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공부가 필요한 것인데요,
앞으로 '상장주 돋보기' 시리즈를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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