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사이다경제 2017.01.20
시리즈/ 2030에게 전하는 CEO의 편지
연극 편
2. 연극인이 되려는 분들께
연극인이 되려는 분들께
안녕하세요, 사이다경제 독자 여러분.
저는 극발전소 301의 대표이며
희곡을 쓰고 연극연출을 하는
정범철이라고 합니다. :)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은
연극하는 사람들의 경제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해요.
대표는 외롭고 힘들어요.
모든 책임을 지니까요.
초기엔 천 내지 이천만 원 정도 투자를 해서
사비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연출이나 작가로 외부에서 돈을 벌어
극단작품에 투자하기도 하죠.
극작과를 나와서 학자금대출 갚으려고
국어강사를 한 적도 있고 잡지사, 다큐 프로덕션,
안산 예술의 전당 공연기획팀에서 일한 적도 있어요.
꼭 강조하고 싶은 건,
최대한 공부가 되는 일을 하면서
꿈에서 멀어지지 않을 곳에
머물렀다는 거예요.
2006년 상을 받으면서
서른 둘에 본격적으로 연극을 시작했어요.
2011년 결혼을 했는데
제가 연극을 한다는 것, 이에 따른 경제 상황을
이해하고 좋아해줄 사람을 만나려 했고
다행히 그런 지금의 아내를 만났어요.
결혼을 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정말 중요한 문제죠.
극발전소 301의 경제 이야기
(이미지 : 성신여대 인근에 위치한 연습실)
극발전소 301은 싸이월드에 거주 중입니다.
많이 놀라셨죠? ^^;
8년간의 자료가 있어 이사가 쉽지 않네요.
후원관객들이 꽤 계셔서
초대나 교류를 이어오고 있어요.
이분들을 위한 연말모임도 치렀습니다.
배우들에게 자그만 상을 주기도 하는 파티였죠.
극발전소 301의 히트작은 만리향입니다.
지원금도 받고, 수상도 하고 관객반응도 좋았죠.
가장 롱런, 다회 공연을 했고요.
이 작품처럼 자전적인 작품의 성공을 많이 봅니다.
이렇게 여러분의 고난이 작품이 될 때는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큰 힘이 되죠.
지금의 아픔이 여러분의 재산이 됩니다.
연극인의 경제
쓰고 만드는 친구들에게는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가장 좋죠
힘든 건 경제적인 문제입니다.
부수입원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해요.
그래서 연극계에는 투잡인 분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20대 친구들은 경력이 부족하니까
배우로서 수입이 나기 전까지
주로 서비스업을 많이 하죠.
(이미지 : weheartit)
경력이 쌓이고 페이가 올라가도
연예인급이 아닌 이상,
한 작품 공연에 연습 한 달, 공연 한 달.
그것도 작품을 하고 배역을 맡는 것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일반 회사원보다 페이보다 많지 않아요.
사람들마다 편차가 큰 것도 특징이죠.
지원받는지에 따라 달라지고
경력에 따라 적정선이 얼마인지
암묵적으로 생겨나긴 해요.
희곡을 써도 돈을 받긴 하지만
전업으로 하기엔 택도 없습니다.
한 작품을 계약하기에 따라 공연기간에 맞춰
한 달 일 년 삼 년 이렇게 다르게
종신계약 같은 불리한 계약을 조심해야 합니다.
연극계의 경제적 문제
아는 후배는 월 30만원을 받고, 연극을 합니다.
국가지원사업으로 통장에 300만원이 입금되면
270만원을 극단으로 다시 보내는 방식이죠.
서로 만족할 만한 선을 지키는 게 제일 좋아요.
하지만 일부 극단은 지원을 받는데 이렇게
그 지원금을 착복하는 극단이 종종 있어요.
그 돈이 작품을 만드는데 쓰이고
작품이 잘 나와서 선순환이 이루어지면 좋은데
실상은 대표나 몇몇의 욕심을 채우는데 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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