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용

#삼성바이오로직스 #cmo #주식

'삼성'인데도 한국인이 싫어했던 주식..지금은 500% 뛴 이유

By 사이다경제 2021.12.14



'삼성家'의 못난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2016년 11월에 상장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상장 초기부터 논란이 많은 회사였습니다.

장기간 영업적자를 내왔으나 거래소에서는 이례적으로 기업공개를 허가했기 때문이죠.

그래서일까요? ‘삼성’이라는 타이틀이 있음에도 비교적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페이스북


다른 삼성 계열사들의 IPO와 비해 청약 경쟁률이 크게 떨어졌는데요,

2014년 11월 상장한 삼성SDS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134.0대 1, 같은 해 12월 상장한 제일모직194.9대 1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삼바의 공모주 청약 최종 경쟁률은 45.3대 1이었습니다.

그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완료한 열 곳의 평균 경쟁률이 145.0대 1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이 하는 바이오 회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결과였습니다.


ⓒ연합뉴스



왜 인기가 없었을까?


당시 필자는 외국계 증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기억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보다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더욱 인기가 높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삼바가 인기가 없었던 이유는 크게 2가지였습니다.


① 적자 회사의 IPO가 드물었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적자인 회사가 IPO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투자자들은 어색할 수밖에 없었고 오히려 IPO가 가능하게 된 배경을 의심하는 눈초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등에서는 테슬라 등 적자 기업들의 IPO가 흔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큰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② CMO 사업에 대해 잘몰랐다


또한 업황이나 사업 모델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국내 투자자와 해외 투자자 간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일단 국내에서는 CMO(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바로 ‘위탁’이라는 단어 때문이었습니다.

위탁이라는 단어는 자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흔히 말하는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의 느낌을 풍겼던 것입니다.

게다가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반도체가 아닌 의약품 위탁 생산에 주력하는 회사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국내에서 월드 클래스의 의약품 위탁 생산 기술을 가진 회사가 전무했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CMO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죠. 따라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업공개를 통해 모은 자금으로 3공장을 증설하겠다고 천명했지만 3공장을 정말 건설해도 해외 고객으로부터 과연 수주를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던 것이죠.




모두가 반대할 때
삼바 매수 외친 이유


필자는 해외 고객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외국계 증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기에 국내보다는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가 더욱 중요했습니다.

따라서 국내보다 해외에 어필할 수 있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장한 지 두 달 뒤인 2017년 1월, 우리나라 애널리스트 중 두 번째로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주가는 15만 원이었고 필자의 목표 주가는 호기롭게도(?) 20만 원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업계에서 인정을 받는 바이오 전문 애널리스트로서 필자는 다음의 근거들을 바탕으로 삼바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1) 지금은 비록 영업적자를 내고 있지만 1공장과 2공장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어 2017년부터는 흑자 전환을 할 것이다.

2) 장기적으로 3공장이 완공된 후 가동에 들어가면 매출 확대에 따른 고정비 커버로 스위스 론자처럼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 주가 산출할 때는 이익이 나기 시작하는 2017년부터 1, 2, 3공장이 모두 가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2년까지 회사의 예상 잉여 현금흐름(Free cash flow, 현금 순유입)을 현가로 환산하는 DCF(현금흐름할인법)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부터 분기 영업흑자를 달성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분기마다 높은 실적을 달성하더니, 2017년 총 660억 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합니다.

2017년 4분기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30%였습니다. CMO사업도 이런 높은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셈입니다.

비로소 상장 초기부터 있었던 논란도 점차 수그러드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모두가 욕할 때에도
매수를 외쳤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일'이 발생하고 맙니다."


ⓒ네이버뉴스



2018년 5월 1일 여러분들이 모두 잘 아는 바로 그 분식회계 이슈가 터집니다.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가 부적격하다고 판단했다는 뉴스가 나온 것입니다.

이날은 노동절 휴일이라 집에서 뉴스를 접했는데, 지금도 그때 당시가 기억에 남습니다. 상장을 허가해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하니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휴일이었지만 워낙 큰 사안이라 애널리스트로서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벤트였습니다. 투자자들의 전화 문의도 빗발쳤습니다.

급하게 삼바 측과 통화도 시도해보고 여러 가지를 알아보고 정보를 취합하여, 그날 오후 7시경 급하게 아래와 같은 코멘트를 작성하여 투자자들에게 배포하였습니다.


(ⓒ진홍국 <내가 산 주식은 왜 안 오를까?> 본문 중)


좀 내용이 길었습니다만 위 코멘트의 결론은 회계 처리 위반이라 해도 기업가치에 변화를 주는 회계 처리는 아니었으며,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상장폐지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다음 날의 주가 하락은 불을 보듯 뻔했습니다."


회사는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가장 치명적인 ‘회사의 존립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예상대로 다음 날부터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합니다. 60만 원을 육박하던 주가는 반년 만에 28만 원까지 하락했습니다.

2018년 11월 결국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폐지 실질 심사에 들어가면서 20일간 거래 정지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거래 정기 기간 동안 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은 공포심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이지만 상장폐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 필자의 전망은? 네, 아주 잘 맞았습니다. 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되어야 하는지를 심사했고 결국 거래 재개를 허용했습니다.

거래 재개가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필자가 코멘트에서 언급했던 그대로 기업의 계속성에 크게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진홍국 <내가 산 주식은 왜 안 오를까?> 본문 중


1공장과 2공장의 가동률이 100%에 도달하면서 이익이 점점 커지고 3공장 수주도 차오르면서 미래의 이익 성장에 대한 가시성도 커졌습니다.

그러면서 삼바의 주가도 2019년 하반기부터 바닥을 찍고 점차 회복세를 나타냅니다. 이미 2018년 사건 직전에 50만 원대의 주가를 본 적이 있는 만큼 회복도 빠릅니다.

급기야 2020년 7월에는 4공장 증설을 발표합니다. 규모도 3공장의 18만 리터보다 더 큰 25만 리터입니다. 상장 초기 3공장 건립은 의구심으로 점철되었다면 4공장 증설은 수요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시장에 각인되며 호재로 작용합니다.

결국 2021년 6월 주가는 80만 원대에 안착하면서 삼바의 주가는 사상 최고가에 도달합니다. 연 매출도 1조 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률도 25%에 육박합니다.


"결과적으로 상장한 시점에 비해 주가는 500% 가까이 올랐죠."


ⓒ구글파이낸스


"모두가 No라고 하는 이슈에 Yes라고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돈이 걸린 투자에서는 당연히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내가 투자한 주식에 대해서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룰(Rules)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13년간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발견한 주식투자에 대한 모든 룰을 책에 담았습니다. 부디 더는 기본적인 룰을 몰라 실패하는 투자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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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이명민 2021-12-15 18:18

    삼성 바이오로직스 관련 해서 기업 가치 내용 잘 읽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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