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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래학 2019.11.15
최근 10번째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무신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무신사는 세계적인 벤처투자자본인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2,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논의 중입니다.
세콰이어캐피탈이 평가한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무려 2.3조 원(20억 달러).
이로써 무신사는
쿠팡, 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등에 이어
단숨에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습니다.
*유니콘 기업
: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
무신사는 패션 전문 온라인 숍으로
색다른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시작은 '무지하게 신발 사진 많은 곳'이란
온라인 커뮤니티였습니다.
원래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조만호 대표가 카메라 한 대를 가지고
동대문에서 사진을 찍은 것이
출발이었다고 하죠.
커뮤니티 중심으로 발전한 무신사는
패션 트렌드를 소개하는
자체 매거진을 발행하는 등
독특한 행보를 보이며 성장해왔습니다.
무신사의 남다른 경쟁력, 성정과정은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무신사가
유니콘 기업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재무제표를 통해 들여다보겠습니다.
무신사의 재무제표는
2015년 수치부터 조회가 가능합니다.
매출액은 여느 유니콘 기업과 마찬가지로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5년 329억 원에서
2016년 472억 원, 2017년 677억 원,
2018년 1,081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사실 매출액보다
눈에 띄는 것은 '수익성'입니다.
유사 유니콘 기업이라 평가할 수 있는
쿠팡과 쿠팡의 경쟁사 티몬,
위메프는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수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반면 무신사는
일찍이 흑자구조를 이뤘으며
이익률도 무시무시합니다.
2016년 무신사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46%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바이오기업에서나 나올 수 있는
경이로운 수익성입니다.
바이오기업 뺨치는 수익 비결
무신사의 매출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수수료 매출, 상품 매출, 서비스 매출입니다.
이 중 수수료 매출이 55%,
상품 매출이 43%로 비중이 큽니다.
수수료 매출은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에 부과하는 판매 수수료입니다.
무신사의 판매 수수료는
최고 32%인데요,
이는 백화점, 홈쇼핑과 유사할 정도로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수수료 매출은
입점 브랜드가 제품을 판매할 시
판매금액에 부과하는 것이기에
무신사 입장에선 원가가 들지 않습니다.
무신사의
수익성이 높은 이유입니다.
물론 쿠팡이나 티몬, 위메프도
판매 수수료 매출이 있습니다.
그러나 판매
수수료율의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판매 수수료는
패션의류가 30%대로 가장 높습니다.
일반 커머스 기업에서 구매가 일어나는
공산품 등은 판매 수수료율이 낮죠.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는
커머스 기업의 특성상,
아무리 플랫폼 파워가 세다고 하더라도
판매 수수료율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패션의류는 다르죠.
패션의류는 디자인, 취향에 따라
제품이 천차만별이며
브랜드 파워에 따라 부르는 게 값입니다.
따라서 플랫폼에서도
높은 판매 수수료 부과가 가능합니다.
똑같은 제품을
최대한 저렴하게 빨리 배송해주는
기존 커머스 기업과는 차원이 다르죠.
바이오기업 뺨치는 수익 비결
그렇다 하더라도
오픈마켓, 네이버쇼핑, 카카오쇼핑 등
쟁쟁한 경쟁자가 있는데,
단순히 패션 아이템이라고 해서
'마진이 많이 남는다?'라고 하면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특히 여러 경쟁 플랫폼들이
무신사의 높은 판매 수수료를 목표로 삼고
판매 수수료율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몸집 불리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무신사가 잘나가는 것은
다른 곳 수수료가 낮아도
굳이 비싼 무신사에서 팔겠다는 건데요,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무신사의 진정한 플랫폼 파워입니다.
입점 브랜드 입장에선
30% 내외의 높은 판매 수수료를 감내하고
무신사와 함께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죠.
그만큼 무신사는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플랫폼입니다.
패션에 대한 감각, 트렌드 등은
아무리 돈이 많은 거대 플랫폼이라고 해도
단시간에 따라잡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죠.
또 하나 무신사의 힘을 볼 수 있는 영역은
PB상품입니다.
*PB상품: private brand products.
소매상, 유통업체가 자체 제작한 상품.
무신사는 자체 제작하는
PB상품도 팔고 있는데
이것이 상품 매출에 포함됩니다.
아직 팔리지 않는 PB상품 등은
재무제표상의 재고자산으로 잡힙니다.
의류기업은
재고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의류는 계절에 따라
팔 수 있는 품목이 다르고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이죠.
철 지난 옷은 사실상
'떨이'로 판매해야 하므로 의류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입니다.
이렇게 철 지난 옷,
팔리지 않는 재고를 기업은
'재고자산평가충당금'으로 인식합니다.
재고자산과
재고자산평가충당금을 비교해보면
해당 기업의 상품이 얼마나 잘 팔리는지,
재고관리가 잘 되는지 추정할 수 있습니다.
무신사의 재고자산에
재고자산평가충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부터 3년째 2%대를 유지 중입니다.
상장된 패션의류기업인 한섬이 7%,
LF는 10%대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바이오기업 뺨치는 수익 비결
마지막으로 무신사의 성공비결은
시의적절한 태세 전환입니다.
커뮤니티 기반의 무신사가
본격적으로 대중의 품에 뛰어든 것은
2017년부터입니다.
이때부터 무신사는
공격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합니다.
2016년 광고선전비는
불과 11억 원이었지만,
2017년 53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엔 134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무신사의 영업이익률이
2016년 46%에서 25%로
하락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무신사는
TV 광고까지 론칭했는데요,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난해 매출 1,000억 원,
거래액 4,500억 원을 돌파했기 때문이죠.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