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창현 2017.07.03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최대 규모의
조선해양 전문기업으로서 40년이넘는
업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4.2조 원을 지원받은 데 이어
올해 3월 다시 정부로부터 2.9조 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일각에서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 회사에
국민의 혈세를 무분별하게 낭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세계 최고의
선박 건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을 없애는 것은 국가의
기간산업인 조선업을 통째로 포기하게
되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시끄러운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원인에 대해
먼저 짚어보고자 합니다.
1. 대우조선해양은 무슨회사?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으로 불리는
선박건조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여러 대기업이 그러하듯
대우조선해양 또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복합기업(conglomerate)입니다.
사업 영역 파악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사업보고서(2015.12.31)>
(©전자공시 시스템)
대우조선해양의 2015년매출은 13조이며
이 중 선박 매출은 총 매출의 37%를,
해양 및 특수선 매출은 62%를차지합니다.
여기서 선박이라 하면, 우리가흔히 아는
조선업(선박건조)을 뜻하며,
해양은 해양플랜트사업으로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을 위한 설비를 제작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특수선은 일반 선박이 아닌
함정건조 사업 등을 뜻합니다.
2015년 매출 구성 내역을 보면
선박보다 해양플랜트 매출이 더 많으며,
이는 대우조선해양을 단순히 조선사라고
보기에는 무리가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과연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은
어느 사업부문에서 초래된 것일까요?
그리고 부실이 초래된 원인은 무엇인지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해양플랜트의 수익성악화
대우조선해양은 자타공인 최고의
선박 건조 능력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보통 기술력이 뛰어나면 경쟁사 대비
원가절감이 용이하며, 따라서지금처럼
부실기업이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앞서 보았듯이
해양플랜트 사업까지 같이 영위하는
복합기업이며, 해양플랜트와관련된
노하우와 기술력은 아직까지 세계적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사업보고서(2015.12.31)>
2015년 말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보면
해양플랜트에서 약 2조 원의 막대한
누적손실을 기록하고있습니다.
물론, 조선업 경기 침체의장기화로
선박 분야에서도 수익 규모 감소 및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지만,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밖에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상황을
악화시킨 원인으로 선박에서 발생한
1.2조 원의 회수보류채권이 있습니다.
회수보류채권은 이미 인도된 선박에 대한
대금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그 규모가
상당하여 대우조선해양 유동성 문제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3. 왜 해양플랜트 수익성이 낮아졌나?
일단국제유가 하락이 장기화 되면서
일부발주처의 재정 악화로 프로젝트 계약
해지가발생하면서 손실이 커졌으며,
유가하락으로인한 일부 발주처의 경제성
확보정책으로 이전에는 예상하지 못한
추가공사발생 및 인도지연 요청 등으로
공사예정원가가크게 증가하였습니다.
하지만 수익성 하락의 주 원인은 바로
기술력 부족과 저가수주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건조 경험이 부족한
해양 부유식 생산저장하역설비와
극지용 시추장비등 해양플랜트에서
이전에는 예상하지못한 발주처의 재작업
요구 등으로 공정이지연되었습니다.
공정의지연으로 인해 해양플랜트 인도가
특정기간에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하였고,
이는공정의 비효율로 인한 원가 증가를
초래하였습니다.
또한, 해양플랜트 후발주자의 입장에서
무리하게 프로젝트를수주하기 위해
저가수주를 단행함에따라 적자의 폭은
점점 더 커져 갔습니다.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할때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에 대해 살펴본 결과
선박보다는 해양플랜트 사업의 부실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의 발굴, 즉사업 영역의
다각화가 중요합니다.
2000년 후반 국제금융위기로 인해
해운업과 조선업의 불황이 장기화될 때
조선사에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것이
바로 해양플랜트였습니다.
실제로 2010년부터 연일들려오는
수억 달러의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은
국내 조선사의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하는 데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경쟁사 대비 해양플랜트 기술력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저가수주가 잦아졌고,
기술력 및 노하우 부족은 예상치 못한
공정의 비효율을 초래하여 적자의 폭은
나날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해운/조선업의 장기불황이
바닥을 찍고 이제Turn-around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럴 때 국내 조선업의 가능성과 능력을
세계에 보여주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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