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루이싱커피 #분식회계 #회계
By 김규현 2020.06.04
[CFO Letter] 다양한 규모의 Start-up 업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유용한 정보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공유하려 합니다.
CEO를 포함한 기업의 다양한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회계, 세무 및 재무관리 등 전문 영역의 지식과 경험을 정리하는 시간이 될 것이고, 이런 정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분식(粉飾)회계.
잘 알지도 못하는 한자까지 써가며
분식회계를 소개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자의 뜻풀이에
명쾌한 의미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화장을 할 때
'분을 칠하다, 분을 바르다'라고 표현하는데,
이때의 '분'자와 꾸밀 '식'이 합쳐진 단어가
바로 분식입니다.
장부에
화장을 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해 화장을 하고,
다른 누군가는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화장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특정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화장을 하죠.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받기 위해,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지원사업에
통과하기 위해 등등.
화장을 하는 이유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오늘은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분식회계 이슈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무려 스타벅스를 위협한다며
'핫'하게 등장해 1년 만에
2천여 개의 매장을 열며 승승장구하다,
분식회계로 하루아침에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되는 등
몰락의 길을 걷게 된
루이싱커피(Luckin Coffee)가 주인공입니다.
분식회계도 분식회계지만
대륙 분식회계의 대범함에
세상이 놀랐다고 하는데요,
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3,800억 원어치의
화장을 할 수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루이싱커피가 분식회계를 했다고
최초로 주장한 곳은 '머디워터스리서치'라는
미국 리서치회사입니다.
이 리서치 회사는 미국에 상장된
부실기업을 찾아내고 공매도를 통해
큰 이익을 창출하는 회사입니다.
머디워터스는 루이싱커피라는
먹잇감을 발견하고
꽤 오랜 기간 치밀하게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머디워터스의 분식회계 보고서에서는
크게 5가지 분식회계 정황이 나타나있습니다.
1) 매장당 하루 커피 판매량,
그 자체가 과대포장
머디워터스는
루이싱커피 주요 매장 약 980개,
매니저와 아르바이트생 약 1,500명,
매장의 CCTV와 매니저 단체채팅방,
영수증 번호 등을 치밀하게 모아갑니다.
그렇게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한 결과
루이싱커피가 사업실적 발표한
매장당 하루 커피 판매량이
과대포장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근거도 다양합니다.
CCTV로 매장에서 판매되는
커피의 수량을 체크하고,
온/오프라인
주문번호가 차례대로 생성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번호가
누락되어 생성되는 것도 발견합니다.
(예. 271,272,273번 순서대로
주문번호가 생성되는 게 아니라
271, 274, 278 등으로 번호 생성하여
하루 판매 수량을 조정)
2) 주문 한 건당
커피 판매량도 과대포장
주문 한 건당 커피 수량이 많다면
당연히 주문 건수에 비례해서
매출도 늘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머디워터스 조사에 따하면
루이싱커피가 점점 부담스럽게 느낀
프로모션 비용을 줄인 이후,
소비자들의 주문도 대량 주문이 줄고
소량 주문 방식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머디워터스가 조사한
주문 한 건당 커피 수량은
1.14잔이었습니다.
즉, 대부분의 고객이
혼자 와서 한 잔만 주문한다는 의미이고
이 한 건당 커피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주문 건당 커피 판매량이 감소함에도
루이싱커피의 주장처럼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었죠.
3) 실제 커피 판매 가격도 과대포장
루이싱커피가 5,000원 정가의 커피를
각종 쿠폰과 할인 정책을 통해
실제로는 2,000원(실제 판매 가격)에
판매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머디워터스가
25,843명의 고객 영수증을 통해
실제 판매 가격을 정리해보니,
루이싱커피가 주장하는
실제 판매 가격보다 더 낮았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루이싱커피는
아무리 할인과 무료커피를 많이 제공해도
정가의 55% 수준은 된다고 주장했으나,
머디워터스가 조사한 자료로는
정가의 46%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4) 매장의 거짓 흑자를 숨기기 위한
광고비 과대인식
루이싱커피는
2019년 3,4분기 시점부터 각 매장이
흑자 전환했다고 주장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도 이후 루이싱의
주가는 큰폭으로 상승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루이싱커피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됩니다.
하반기 이후부터
매장별 흑자를 달성했다고 하나
이게 거짓이고, 거짓말이 발각되지 않으려면
본사 차원의 추가 비용 지원이 필요합니다.
즉, 거짓으로 작성된 매장별 재무제표
('우리 매장별로 흑자야!'라고 주장한
사업보고서)의 이익과 실제 매장의 손실을
상쇄할 만한 어떤 비용이 필요했고
이를 광고비로 표기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3,800억 원 만큼의
매출이 과대하게 포장되었다면,
이익이나 현금도
3,800억 원이 증가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니 이에 대한
나름의 꼼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만약 이게 정말 사실이라면
과다하게 회계처리된 광고비가
누구에게 어떻게 흘러갔을지도
굉장히 궁금하네요.)
머디워터스 보고서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쿠폰, 포인트 등을 통해
비용을 인식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할인, 쿠폰, 1+1 등의 회계처리는
그 케이스별로 매출과 비용을
적절히 인식해야 하는데 워낙 이슈가 많아
분식이 발생할 여지도 많은 부분입니다.
실제로 루이싱커피는
과도한 쿠폰을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5) 부가세 신고서 검토해보니
커피 외 다른 상품 매출도 거짓이었다
중국의 경우 현장에서 제조되는 커피와
포장되어 판매되는 기타 제품의
부가세가 다르다고 합니다.
그런데 머디워터스가 검토한
루이싱커피 부가세 신고서 결과와
그들이 주장한 기타 상품의
매출금액이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커피 이외의 다른 상품이나
하위 브랜드 상품들 매출도
거짓이라는 뜻이죠.
분식회계의 흔적은
재무제표 이곳저곳에서
다양하게 등장합니다.
회사의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매출, 비용, 자산, 부채 등에서
여러 방식으로 나타나죠.
그럼 루이싱커피처럼
매출을 건드리는 분식회계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1) 매출 시기를 앞뒤로 조절하는 방식
내년에 발생하는 매출을
댓글 3
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
회계업무 바쁘실텐데 짬짬이 유익한 글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