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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다경제 2023.01.18
인천 송도신도시에 위치한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아파트는 2018년 준공된 비교적 신축 아파트입니다. 잘 조성된 학군, 직장, 교통 인프라와 40층대의 초고층 아파트 단지라는 강점으로 준공 이후 높은 시세를 유지해 온 명품 아파트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요즘은 곡소리가 나오는 중이죠. 지난 2년간 올랐던 전세 가격이 지금 반토막 났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1년 8월 이 아파트 213동의 85㎡ 매물이 11억 5,00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같은 면적의 다른 매물이 4억 8,000만 원에 거래됐죠.
현재 직전 거래가격이 6억 원대인데, 그렇다 할지라도 고점 대비 5억 원 이상은 내려간 수준이죠.
아파트 가격 하락 폭이 큰 이유는 지난 유동성 확대 시기에 치솟은 가격 때문이죠.
이 아파트는 2015년 분양 당시 85㎡ 기준 4억 3,000만~4억 5,000만 원의 분양가를 기록했습니다. 송도 5공구에 위치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직장과 학교가 인접해 있어 지역민들의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그래서 준공 이후에도 높은 시세를 유지해 온 아파트 중 한 곳이었죠. 특히 2년 전 제로금리 특수에 GTX 호재까지 겹쳐 전세가는 하늘로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격 폭락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위기는 이게 끝이 아닙니다. 역전세난이 우려됩니다. 이 점이 송도더샵센트럴시티가 올해 한국 부동산 시장을 가늠케 하는 퓨처마크인 이유죠.
이 아파트 215동의 경우 지난 2018년 전세가가 3억 5,000만 원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2021년 12월에는 7억 원까지 올랐죠. 이는 단기 전세 최고가로, 무려 3억 5,000만 원 오른 것이었습니다.
해당 주택 소유자가 당시 만약 전세를 줬다면, 전세 가격 차익 3억 5,000만 원을 소비했거나 추가 투자에 이용했겠죠. 현재 시세는 3억 8,000만 원 정도입니다. 앞서 말했듯 전세 가격이 치솟은 시기가 2021년이었습니다.
전세계약 만료 시점은 바로 올해, 2023년인 경우가 많겠죠. 비단 송도 지역뿐만 아니라 집주인들은 이제 기존 전셋값과 현 시세 차액을 다시 구해 세입자에게 되돌려줘야 합니다. 역전세난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역전세는 송도뿐만 아니라 지난 2년간 급속도로 집값이 상승한 다수 지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여요.
금리가 올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아직 대외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았죠. 부동산 시장 한파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하반기까지 세입자 수요가 끊겨 집주인들이 전세 가격을 내려서라도 세입자를 구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겠죠.
요즘 시장을 바라보면 생각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불확실한 시장에서 지금 집을 사도 괜찮은지, 기다려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죠.
이럴 때일수록 냉철한 분석이 꼭 필요합니다. 숫자를 봐야 한다는 거죠. 대외 변수, 거시경제를 보면 타이밍을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것 중 하나가 ‘가격’입니다.
이 매물이 객관적으로 싼지, 비싼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식에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저는 주택의 적정가를 전세의 1.5배에서 1.7배 사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한국 주택 매매 가격 밴드를 살펴본 결과입니다.
앞서 살펴본 송도더샵센트럴시티의 경우 현재 전세 가격을 4억 원으로 가정하면 6억 원 중후반대가 내재가격인 거죠.
그러므로, 지금 이 아파트의 매매가 수준은 내재가격 수준으로 내려온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시장 원리에 따라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있겠지만요.
이렇게 거래 타이밍만 볼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지금 매물의 가격이 적정한지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합니다.
저는 그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처음으로 내 집 마련을 생각하는 사회 초년생분들부터 이미 다주택자이지만 부동산 운영 전략을 어떻게 짜야할지 고민하는 자산가분들까지 부동산 투자가 고민인 각계각층 사람들과 상담해 왔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아파트시장은 지나치게 타이밍만 따지는 시점 전략에 함몰되어 있어요. 반쪽짜리 전략으로는 지금 시장에 완벽하게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시점과 동시에 가격 판단까지 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손흥민 선수가 양 발을 모두 쓰는 게 특장점인 것처럼요. 거시경제 흐름 읽겠다고 밤새워서 FOMC 회의 생중계 챙겨보지 마세요. 여러분들은 부동산 전문가가 아닙니다. 여러분에게 더 중요한 일에 시간을 할애하세요.
이를 위해서는 시점과 가격, 두 가지 전략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여러 정보를 챙기느라 쌓이는 스트레스도, 지금 살지 말지 고민하는 시간도 한 번에 줄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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