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장비주 #재공품 #반도체 #디스플레이
By 한대희 2020.02.10
장비주 투자는 매력이 크지만
그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은데요,
오늘은 주식투자자라면
한번쯤 관심을 가지는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지난해 8월 'NH-아문디 자산운용'은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필승코리아펀드'를 내놓으면서
일반 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참조-대통령은 '필승코리아펀드'에 얼마를 투자했을까?)
이렇게 장비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로 간접투자하는 방법도 있지만,
국내 주식 투자자 중에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주에
직접투자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주식에 대한
직접투자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장비주 직접투자가 어려운
본질적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병 '소부장'으로 불리는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속한 산업은
기본적으로 한국, 중국, 미국 등
대형 IT기업 시설투자에 의존적입니다.
글로벌 IT 대형 기업의
시설투자 일정이 지연되면,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해당 기업에 소재∙부품∙장비를
납품하는 기업들의
매출액이 급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연되었던 시설투자가 재집행되면
관련 기업 매출액이 다시 급증하기도 하죠.
수주와 매출액의 방향성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만 있다면
소재∙부품∙장비 섹터 기업으로
고수익률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끔찍한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죠.
즉, 소재∙부품∙장비주 투자의
난이도는 제법 높습니다.
이때 장비주라는 매력적인 투자처를
제대로 활용할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매출액과 수주잔고의
가변성을 잘 활용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장비주 투자 시
가장 먼저 확인할 사항은
글로벌 IT기업의 시설투자 일정입니다.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주 섹터는
글로벌 IT기업들에 장비를 납품하는
수주 산업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IT기업의 시설투자가 풍부하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주의
'수주잔고'와 '매출액'은 증가합니다.
반대의 경우엔 개별 장비주의
수주잔고와 매출액이 급감하죠.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는
개별 장비주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볼 때
매출액과 수주잔고의
증감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일단, 개별 장비주의 매출액과 수주잔고가
최근 2~3개 분기 동안 증가한다면
관심을 가져봐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개별 '장비주'의 미래 매출액을
조금 더 정밀하게 추론할 순 없을까요?
방법이 있습니다.
개별 기업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연결재무제표 주석' 내
'재고자산' 항목에 나오는
'재공품 장부가액'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재공품이란 무엇일까요?
재공품(Work-in-process)이란
앞으로 더 가공해야만
제품이나 반제품이 될 수 있는 것으로,
그 자체로는 아직 판매할 수 없는
물품을 말합니다.
참고로 반제품이란
저장 또는 판매 가능한 상태라는 점에서
재공품과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즉,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재공품은
판매를 통해서 매출액에 반영되긴 어렵지만
1~2개 분기 내에 분기 매출액으로
빠르게 반영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죠.
반면, 수주잔고에 반영된 금액은
계약 속성상 매출액으로 반영되기까지
제법 오래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시 말해,
재공품 장부가액이 증가하면
가까운 미래에 분기 매출액이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암시합니다.
만약
분기 매출액, 수주잔고, 재공품 장부가액이
모두 늘고 있는 장비주가 있다면,
해당 장비주와 관계를 맺은
고객사의 시설투자가 풍부해지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죠.
[장비주 투자 사례]
지금부터 살펴볼 회사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전공정 장비 산업에서
입지를 다져온 대표 장비주 W사입니다.
해당 기업의 지난해 반기 보고서 중
아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①장비 생산실적 ②수주잔고 ③재공품 동향
먼저 W사의
생산실적부터 살펴볼까요?
반도체 장비 생산은
업황 둔화 우려로 급감한 반면
디스플레이 장비 생산은 이미
2018년에 전체 생산실적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중국 덕분입니다.
중국이 과감한 첨단IT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초대형 LCD 및 중소형 OLED 시설투자를
공격적으로 집행한 영향을 받은 것이죠.
이에 2019년 상반기말 기준
W사의 매출액은 3,313억 원에 달했으며,
동사의 2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아래 예시와 같이 2,037억 원을 기록했고
재공품의 장부가액은 2,147억 원입니다.
이 회사의 경우 수주잔고보다는
가까운 미래에
매출액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큰,
재공품 장부가액이
조금 더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W사의 하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나쁘지 않을 것이란
신호를 읽어낼 수 있는 것이죠.
아래 예시 자료와 같이
동사의 재공품 장부가액이 2개 분기 연속
2천억 원을 상회함에 따라서,
2019-1Q까지만 해도
1,500억 원을 밑돌던 매출액이
2천억 원 수준으로
빠르게 정상화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2분기 수주잔고 역시
극적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에게
W사 매수를 위한
합리적 근거가 마련된 셈입니다.
이러한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되면서
3분기 들어 W사의 주가 흐름은
우하향했던 지난 2분기와 달리
점진적 상승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장비주에 관심이 있다면
앞으로 매출액과 수주잔고의 증감뿐 아니라,
재공품이란 세부 항목에 대해서도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장비주 투자는 기본적으로
수주 환경 개선 시점에 대한
예측의 정밀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수주잔고, 재공품, 매출액이란 항목 간
방향성을 꼼꼼하게 추적해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장비주 투자를
조금 더 쉽게 풀어줄 수 있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인 것입니다.
댓글 2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내용 좋아요, 잘 읽었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