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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다경제 2022.04.06
최근 미 상원은 반도체 생산과 연구 확대를 위한 보조금과 장려금 등으로 무려 520억달러(한화 약 63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삼성전자와 TSMC는 미국에 본사를 두지 않은 외국 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하였다.
애초에 바이든 행정부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 반도체 기업에 러브콜을 보낸 만큼, 투자 지원에 있어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무래도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투자금이다 보니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 밀어주기’로 전개되진 않을까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는 대체 왜, 이렇게까지 나서서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혈안이 된 걸까?
과거 미국의 전략자산이 석유였다면 최근에는 행보가 바뀌어 반도체가 미국의 새 전략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주요 석유 생산지였던 중동을 50~60년간 중요시했다. 그랬던 미국이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을 빼며 중동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2001년 9•11 테러의 배후 탈레반을 소탕하기 위해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탈레반 측의 승리로 끝난 듯 보이지만, 실상은 미국의 안보 전략자산이 석유에서 반도체로 바뀌어가는 와중에 더 이상 미국이 중동에 미련이 없음을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사건이다.
물론 아직도 석유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여전히 미국은 엄청난 석유를 소비하는 국가이지만 이코노미스트인 내가 보기엔 미국이 반도체로 대변되는 미래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부장관은 미국의 안보 전략자산이었던 석유 대신 반도체에 관심이 있음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천명한 바 있다.
“미국의 안보 전략자산은 석유가 아닌 반도체다.”
미 정부 관료의 공식적인 브리핑에서 알 수 있듯 미국은 입장을 완전히 바꾸었다.
그런데 미국의 이런 태도 변화를 보며 과거 그들이 석유 확보를 위해 중동에서 벌였던 정치적•군사적 행동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을 스쳐간다.
현재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국가는 한국과 대만이다. 한국과 대만은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거의 절반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수십 년간 미국이 석유를 얻고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던 것처럼, 우리나라와 대만에 미국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더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미국은 미래의 안보 전략자산 반도체를 확보하고자 중국, 러시아와 가까운 동아시아에서 일명 반도체 헤게모니를 잡고자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나는 미국이 반도체 확보 전략을 투 트랙으로 펼쳐갈 것이라고 본다.
첫째, 반도체 벨트를 형성 중인 한국과 대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할 것이다. 둘째, 미국 내에 반도체 파운드리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를 할 것이다.
- 과거 석유를 확보하고자 펼친 미국의 투 트랙
① 자국의 셰일오일로 충당
②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 강화
- 현재 반도체를 확보하고자 펼칠 미국의 투 트랙
① 자국 내 반도체 파운드리 인프라 구축
② 한국, 대만 지역 안정적 관리
그런데 사실, 미국은 반도체 시조국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미국 인텔은 세계 최초로 반도체를 만들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인텔은 더 이상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한국과 대만으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는 것이 비용 면에서 훨씬 더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인텔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여덟 공정의 디자인만 관여하고 생산은 해외 시장으로 넘겼다.
그런 결정이 초반에는 수익률 면에서 훨씬 이득이 될 것으로 여겼지만, 세상은 점점 더 반도체가 지배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미국 또한 전략을 바꾸었다.
이제는 반도체 밸류체인, 파운드리를 자국 내에 확보함으로써 해외에서 조달받는 반도체 수급 상황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기사가 있어, 아래에 그 내용을 소개한다.
“인텔 ‘삼성 잡아라… 119조 세계 최대 반도체공장 건설’”
인텔이 22일(현지 시각) 미 백악관에서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 외곽 리 킹카운티에 200억 달러(약 23조 8,500억 원)를 들여 2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팹)을 짓겠다고 밝혔다.
404만㎡ 부지에 들어설 이 공장에서 인텔은 자사 첨단 신제품 칩을 생산하고, 미세공정을 적용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지는 총 8개 반도체 공장을 지을 수 있는 규모인데, 인텔은 향후 10년간 1,000억 달러(약 119조 원)를 들여 최대 규모로 확장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이 계획이 실현될 경우 단일 공장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제조 단지가 된다.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뜻이다.
(중략) 인텔은 현재 개발 중인 1.8나노 초미세 공정 기술을 적용해 자사 최신 반도체를 만들고 파운드리 사업을 통해 외부 업체의 반도체도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1.8나노는 현재 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의 TSMC와 2위인 한국의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2나노 공정과 비슷한 기술 수준이다. (하략)
출처: <조선일보>(2022.01.24)
실제로, 앞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미국에 건너가 반도체 공장 설립 계약에 사인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이 역시 미국 안보 전략자산인 반도체를 확보하려는 투 트랙 전략의 일환일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50년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었던 중동 지역 내에서의 헤게모니 다툼이 조금씩 동아시아로 넘어오는 것도 자명해 보인다.
최근 대만을 놓고 불거진 미중 간의 설전도 엄밀히 살펴보면 반도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두 나라가 내세운 명분이 ‘동맹’ ‘민족통일’ 이라고는 해도 실상은 ‘반도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를 얻기 위한 G2의 다툼은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를 주장하며 전력투구할 것이다.
미국의 속내를 잘 아는 중국도 이에 맞서 힘 대 힘으로 맞붙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 일본, 대만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은 군사적•경제적으로 엄청난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게다가 이 지역에 러시아와 북한도 포함되어 있다. 겉으로는 평온한 듯해도 언제 폭탄이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동아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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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면 반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