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유라 2018.10.16
마크롱, 청년 실업에선
문 대통령과 반대?
문재인 대통령은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으로
2018년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습니다.
15일 오후 두 정상은 파리 대통령궁에서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상호 협력하겠단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프랑스 정상회담 공동선언'을
채택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북한 비핵화' 이슈에 대해
동반자적 입장을 밝힌 마크롱 대통령이
청년 실업 문제에 있어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반대 행보를 보였습니다.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실업 청년에게 쓴소리한 마크롱
지난 9월 15일
프랑스 엘리제 궁 개방 행사에서
한 청년과 대화를 나눈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조경사로 일하다 실직한 25살의 청년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도 답이 없다"라며
구직의 어려움을 토로했는데요,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일할 의지나 의욕만 있다면
어디든 일자리가 있다고 말하며
청년에게 구직 방향을 바꾸기를
조언했다고 합니다.
또한 "내가 가는 호텔과 카페, 레스토랑,
건설현장 어디든 사람을 찾고 있고
카페와 레스토랑 밀집지인 파리 남서부에선
일자리를 쉽게 찾을 것이라며,
"내가 길 하나만 건너면 당신에게
일자리를 찾아줄 수 있다.
그러니 잘 해봐라"라고 덧붙였습니다.
(ⓒ마크롱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
대통령 발언에 분노한 프랑스 국민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큰 논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타 유럽 국가의 실업률이 5% 내외인 가운데
프랑는 현재 10%에 육박하는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층 실업률이 심해서
25살 이하의 청년 4명 중 1명이
직업이 없는 상황인데,
'업종만 바꾸면 일자리가 널렸다'는 대응은
부적절한 대응을 넘어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실언이라는 것이죠.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SNS를 타고
프랑스 국민들의 비난과 조롱을 샀는데요,
한 이용자는 "오직 30초 만에
누군가에게 어떻게 그처럼 심한 경멸과
공감의 결핍, 무지를 드러낼 수 있을까"라고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는 과거
성장을 위한 자신의 개혁에 반대하는 이들을
"게으름뱅이"라고 부르거나,
노조 시위대에게는 새 일자리를 찾지 않고
"혼란만 부추긴다"고 비난해
큰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또한 얼마 전에는 프랑스 국민들을
"변화를 거부하는 골족(Gauls·갈리아인)"이라고
표현해 크게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골족'은 프랑스 인의 조상 격인 켈트인으로
로마제국 이후 라틴 족(로마 정착자들)에
동화되어 정체성을 상실한 부족입니다.
즉, 자국민을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해
도태될 것이라고 깎아내린 것이죠.
지지율 하락의 고비 넘길까?
투자은행 출신으로
경제산업부 장관을 거쳐
2017년 39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이 된
마크롱 대통령.
그는 젊은 나이와
연예인처럼 잘생긴 외모 등으로
취임 초기부터 이슈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마크롱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
하지만 현재 마크롱 정부는
20%대 중반으로 지지율이 급락해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지지율 급락은 그의
급진적인 개혁 정책의 영향이 큽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프랑스는 높은 실업률이 가장 큰 문제인데,
마크롱 정부는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노동 단체와 정규직의 기득권을 깨서
노동 개혁을 이루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런 결정은 유럽 3강(영국·독일·프랑스) 중
프랑스만 유독 실업률이 높은 이유가
노동자의 권리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기업들이 경영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근로자를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애초에 잘 뽑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죠.
문재인 정부가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 일자리를 확대해 국민 소득을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를 활성화해
다시 고용으로 이어지게 하는,
소득 주도의 성장 정책을 택한 것과는
상반된 접근입니다.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일자리의 질을 낮춰서
그 수를 늘리려는 것에 대해
프랑스 국민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소비를 촉진한다며
주로 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까지 시행하면서
'부자들을 위한 대통령'이라는
비난까지 거세지고 있습니다.
감세 정책 등이 아직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5월 취임 이래 지지율이 최저치로 떨어진
이 위기 상황을 과연 마크롱 대통령이
극복해나갈 수 있을까요?
(마크롱 정부에 반대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시위 모습 ⓒREUTERS/Philippe Wojazer)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개혁도 좋지만
국민 10명 중 8명은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지금,
국민들의 공감을 사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앞으로
민심까지도 세심하게 감싸 안는
진짜 리더자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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