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스트

'배달'이 갑자기 유료가 된 이유

By 김유라 2018.06.06




배달 천국 대한민국에서도

이제 배달은 '유료'?


교촌치킨이 배달 유료화를 선언하며

지난 5월 1일부터

2,000원의 배달료를 받은 지

벌써 한 달이 되었습니다.


업계 1위 기업의 배달료 유료 정책

과연 어떤 효과를 냈을까요?


오늘은 배달의 민족 '대한민국'에서

배달료 유료를 선언한

교촌치킨의 정책이 일으킨 변화와

그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교촌치킨)



교촌의 배달비 덕에

경쟁 업체 매출 증가


교촌치킨은 지난 4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맹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배달 서비스를 유료화 한다"고 선언했고,


5월 1일부터 주문당

2,000원의 배달 서비스 이용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19,000원짜리 교촌라이스세트를 시키면

배달료 2,000원이 더해져

소비자는 총 2만 원이 넘는 비용을

치킨에 쓰게 된 것입니다. 


치킨값이 2만 원대가 넘어버리자

자연스럽게 교촌치킨과 경쟁하며

빅3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BBQ와 bhc가 반사이익을 봤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5월 4일 기준 BBQ치킨 매출

전주(4월24~27일) 대비 13% 가량 뛰었고

bhc도 매출이 16% 올랐습니다.




(ⓒBBQ, bhc)



욕먹어도 배달료를 받는 이유


그렇지 않아도 다른 브랜드에 비해

양이 적고 가격대가 높은 것으로 유명한

교촌치킨의 가격이 배달료로 인해 오르자

소비자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요,


2,000원의 배달비를 소비자에게 부과했을 때

발생할 부정적 반응은 당연한 일인데

굳이 이런 정책을 펼친 이유는 무엇일까요?


원가, 임대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의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업계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입니다.


배달료를 별도로 받기 전과 후의

치킨 가맹업주의

마진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교촌치킨)


치킨 15,000원을 기준으로

원가와 배달 대행료, 주문앱(App) 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가맹업주가 가져가는

마진(이익)은 3,000원 정도입니다.


이 마진을 모아서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죠.


하지만 배달료를 유료화하면

3,000원의 마진에 소비자가 지불한

배달료 2,000원이 더해져

가맹업주가 가져가는 이익은

5,000원으로 늘게 됩니다. 


그래서 교촌의 배달료 유료화 정책에

가맹업주들은 "숨통이 트였다"라며

환영의 뜻을 보였습니다.





배달료 유료화, 왜 지금일까?


그런데 치킨 가맹업체가 사정이 어렵다는 건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닐텐데

왜 지금 배달료 문제가 대두된 걸까요?


바로 예전에는 없던 주문앱(App)

배달대행 시장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2017년 외식업경영실태에 따르면

치킨 매장들은 월평균 29만 원을 주문앱에,

45만 원을 배달대행에 쓰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문앱이란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의 플랫폼으로,


이런 앱을 통한 비대면 주문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면서

주문앱에 수수료를 내고 등록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구도가 되었습니다.



(ⓒ구글플레이)


더군다나 최근 주문앱과는 또 다르게

배달을 전문으로 해주는

'배달대행' 업체도 늘어났습니다.


'푸드플라이', '부릉' 등이 그것으로 

이들 업체에도 주문앱과 마찬가지로

수수료를 내고 등록하면,


소비자에게 배달 가능 매장으로 노출되기에

가맹업주 입장에서는 주문앱과

배달대행 업체에 노출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배달대행 업체들이

배달원을 성과제로 고용하면서

'라이더'들이 매장 전속으로 일하기보단

배달업체에서 일하길 선호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전속 배달원을 쓰려면

배달대행 업체만큼 임금을 줘야 하니

차라리 수수료를 내고 배달대행 업체를

이용하겠다는 매장도 늘고 있죠.



(ⓒ푸드플라이)



BBQ와 bhc도 곧 배달료 유료화


교촌의 배달비 유료화 정책은

현재로서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곧 업계 전체로 퍼쳐나갈 전망입니다.


교촌의 배달비 유료화 직후

보랏듯이 2,000원 할인 정책을 폈던 bhc는

가맹업주들로부터 혹독한 비난을 받았고,


초기엔 배달료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BBQ도 빠르면 이달 중에

배달료 유료화를 선언할 계획입니다.


사실 BBQ도

그동안 자체적으로 배달료를 받는

가맹업주들을 용인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매장별로 배달 비용이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3,000원까지

천차만별로 달라지자,


아예 배달료를 공식화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늘고 있어

이를 곧 수용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모든 부담은 결국 소비자의 몫?


이렇게 과거에 없던

각종 주문앱, 배달대행이 등장하며

가맹업계의 수익 구조가 악화된 상황이라

배달료를 유료화한 사정는 알겠지만,


그래도 가맹업계만큼 지갑 사정이 어려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서운한 것이 사실입니다. 


또 치킨 업체가

가맹업주의 어려움을 해결한답시고

모든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교촌치킨의 지난해 매출은 사상 최대인

3,18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16년 매출보다

9.5% 증가한 수치입니다.


bhc와 BBQ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보다 증가했습니다.

bhc 매출은 전년 대비 2.8%,

BBQ는 전년보다 7.1% 늘었습니다.


주문앱, 배달업체의 시장이 커지면서

가맹업계의 수수료는 커졌지만

동시에 치킨 업계는 역대 최고 매출

갈아치우고 있는 것이죠.


상생의 전략으로

배달료 유료화를 내새운 것은 좋으나,


그 부담을 소비자가 아닌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본사가 부담할 방법은 없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https://cidermics.com/contents/detail/1562

저작권자 ©(주)사이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에디터

에디터의 다른글

댓글 0


댓글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