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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의 대명사 '코닥(Kodak)'은 왜 필름 사업을 매각했을까?

By 박동수 2018.03.09




성공에 도취한 이카루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Icarus)'를 아시나요?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 수 있었지만,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하고

태양 가까이 너무 높이 나는 바람에 

그만 날개가 떨어져

땅으로 추락해버린 비운의 주인공이죠.


오늘은 이카루스 패러독스

(Icarus Paradox)라고도 불리는

'성공의 역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루벤스 [이카루스의 추락] ©위키피디아)


"미래 성공의 최대 적은

오늘의 성공이다"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언뜻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한 번 성공을 하면

앞으로 더는 성공할 수 없다는

말처럼 들리니까요.


하지만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과거의 성공 경험만 믿고

현실에 안주한다면 미래에는

동일한 성공을 거둘 수 없다는 뜻입니다. 


(참조: 세계 경제를 뒤흔든 '승자의 저주')



필름의 대명사 코닥, 지금은… 


글로벌 경제사를 돌이켜보면

성공의 역설을 실제로 보여준

몇몇 기업들이 있습니다.


최근 '코닥코인'이라는

암호화폐 발행을 선언하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고 시도 중인

코닥(Kodak)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882년 미국의 사진기술자

조지 이스트먼(George Eastman)이 설립한

코닥은 현대식 필름의 초기 형태

세계 최초의 감광 필름을 만들어

이를 양산함으로써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이후 무려 100년 이상

필름 시장을 주름잡았던 코닥은

그 명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

만들기도 했는데요,


그런데도 코닥은

기존 아날로그 필름 시장을 지키기 위해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을

최대한 늦추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일본에서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가 출시되면서 

필름 카메라는 급속하게

디지털 카메라로 대체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코닥은 

결국 2012년 파산 신청을 하게 되죠.


한때는 필름의 대명사였던 코닥은 현재

필름과 카메라 사업부는 매각시키고 

인쇄와 그래픽커뮤니케이션 분야만 남기면서

겨우 파산을 면하고 회생한 상태입니다.



(현재 코닥의 사업분야 ©코닥코리아)



노키아는 이제 어디에? 


성공의 역설 사례로 들 수 있는 

기업은 또 있습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업체였던

핀란드 기업 노키아입니다.


코닥보다 더 오래전인 1865년에 설립된 

노키아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제지업, 고무업 등으로

주력 사업을 계속 변경하며 생존해왔습니다.



 

그러다 1960년대부터 전자 및

통신 장비를 주로 생산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 들어서면서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을 주름잡습니다.


노키아는 곧 핀란드 전체 수출의

23%를 책임지는 핀란드 국민 기업이자  

경제 그 자체로 성장하는데요,


하지만 노키아 역시

코닥과 같은 실수를 저지릅니다.


애플보다 먼저 스마트폰

터치 스크린폰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원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후

생산을 확대하지 않고

연구마저 중단한 것이죠.


기존 피처폰에 간단한 인터넷 기능만 추가한

기계 위주로 회사를 이끌어가던 노키아는

결국 애플, 삼성 등에 밀려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하게 됩니다. 



(노키아 휴대폰)

 


LG전자의 피처폰 고집 


성공의 역설은 외국 기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LG전자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LG전자는 2000년대 중반 

아직 스마트폰이 흔하지 않던 시절

피처폰인 초콜릿폰으로 대박을 내며 

글로벌 점유율을 노키아, 삼성에 이어

3위까지 끌어 올렸습니다.


*피처폰(feature phone)

스마트폰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전화 기능만을 갖춘 최저 성능의 휴대폰.


그러나 LG전자는 성공에 도취한 나머지 

시장이 서서히 스마트폰 시대

바뀌고 있음에도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피처폰에만 계속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결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존재감은 미미해졌고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초콜릿폰(맨 왼쪽)을 비롯한 LG전자의 피처폰 ©LG전자 블로그)



핵심 역량을 꾸준히?!


맛있기로 유명한 음식점들이 

대표 음식 1~2가지에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성공하는 기업들도 한눈팔지 말고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경쟁력 높은 사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시장의 변화를 포착하는 것입니다.


시장의 변화를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해 

이에 맞는 기술 개발을 통해

트렌드를 주도해나가야 합니다. 


때로는 기업의 대표 사업이

시대의 흐름에 뒤쳐질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감히 그 사업을 버리고

새로운 핵심 사업을 키워야 합니다.





GE의 끊임없는 변신


시대의 변화를 꾸준히 따라잡으며

성공의 역설을 극복한 좋은 사례로

GE(제너럴 일렉트릭)를 꼽을 수 있습니다.


GE는 전기를 발명한 토머스 에디슨

1878년 설립한 전기조명회사

'에디슨 제너럴 일렉트릭'을

모태로 출범한 이후,


오랜 시간 전기 사업을 영위하다가

1980대 위기를 겪게 됩니다. 


그런 위기의 순간에 CEO로 부임한

잭 웰치는 GE의 여러 사업 중

시장에서 1~2위가 아닌 사업을

과감히 구조조정 또는 폐쇄, 매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10만 명이 넘는 직원이

해고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경쟁력 있는 사업부만 남긴 회사는

위기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고 

포춘 지 선정 500대 기업 순위도

10위에서 5위로 급상승하게 됩니다. 


지금의 GE 역시 과감한

변화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잭 웰치 시절의 핵심 역량인

가전부문과 금융에서 벗어나서

현재는 항공엔진, 의료보건장비 등  

상용 제조업체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며,


심지어 창업자 에디슨이 발명한 

https://cidermics.com/contents/detail/1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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