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스트

주식투자를 한다는 것

By 사이다경제 201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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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누구라도 몰락할 수 있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주식에는 인생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흔히 어른들이 말하는

 

"건강을 지켜라"

"열심히 공부해라"

"돈 아껴 써라" 같은 조언이 있듯,

 

주식판에도 많은 선인들의 조언이 있습니다.

유명한 것들 중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예측하지 말라."




전설적인 투자자 

윌리엄 오닐(William O'Neil)은


 

트레이딩(분석 투자)으로 

말년에 큰 손실을 보고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내 방법은 유효했었다.

한동안은."





투자는 위험한 것입니다.

 

대개 당연히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고,

위험을 감수한다고

이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지만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그 이익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주식을 한다는 것은

두 역할 중 하나를 고른다는 것입니다.

 

투자자(인베스터)와 매매자(트레이더),

그 중 오늘은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트레이더가 오늘 하루의 사냥에

배가 부른 채로 밤을 보낼 것인지,

아니면 배곯은 채로 밤을 보낼 것인지

결정하는 사냥꾼들이라면,

 

인베스터는 농사꾼입니다.

 


씨앗을 뿌리고, 작물이 자라기를 기다립니다.


날씨의 변덕도 견뎌야하고,

작물의 성장을 믿음과 신뢰로,

꾸준한 관리로 신경을 써 줘야만 합니다.




그들에게 가장 기쁜 순간은,

 

고된 시련을 이겨내고

자신의 관점이 맞아떨어져

비로소 작물을 수확하는 순간일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쌀은

그저 땅에서 나온 재화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스토리(story)'가 담긴 결과물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인생이 됩니다.

 




철강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입니다.

 

증시가 호황세일 때는 증권주와 마찬가지로

강한 랠리를 주는 편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철강 기업은

포스코(POSCO) 그리고 현대제철입니다.

 

일본에 눌리고, 중국에 치이고..

오랫동안 한국의 철강주는 어려웠습니다.

 

대기업들은 연결 회사가 복잡하고,

일반적인 접근으로는 온전히

기업을 분석한다는 것이 아주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으로, 혹은

여러 정보 채널을 통해서

자신의 뷰를 잡아야 합니다.

 


그 중 제가 흥미롭게 보았던 회사는

현대제철인데요.

 

특별하거나 복잡한 것은 아니었고,

국제 경제 흐름, 업종 시황, 그 외

간단한 거시 경제 지표들을 좋게 보았습니다.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긴 합니다만,

저평가되어 있다고 보았고

오랫동안 가져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쇳[鐵]값이 오르고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많은 경제적인 교양이 있다면 좋겠지만,

수요와 공급, 가격과 수량만으로도

제법 많은 것들이 설명되니까요.



 

그러나 생각처럼

깔끔하게 저항을 깨고 올라가 주지 못했고,

 

아쉽지만 제 판단이 틀렸음을

인정해야만 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제 눈에는

다시 들어갈 타이밍이 안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당일 새벽,

미장에서 철강주가 랠리를 찍으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철강주들이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사냥꾼이 견디기에는

일주일은 너무 긴 시간이었나봅니다.

 


다만 아쉬움은 없습니다.

 

주식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닌데

망하지 않는 한

언젠가 또 좋은 기회가 오겠죠.



 

거시적으로 경제를 파악하고,

그 안에서 어떤 회사에 투자해야 하고

얼마나 투자 수익이 예상될 것인지,

이를 파악하는 투자방식을

탑다운(Top-down)이라 부릅니다.

 

숲을 먼저 보는 방식입니다.

 


반대로, 개별주를 통해

전체적인 시황을 파악하는 것을

바텀업(Botton-up) 투자 방식이라 부릅니다.

 

흔히 '멋있게 주식하는' 분들이

이런 방식을 잘합니다.

 

실제로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기도 하구요.




이런 방식의 투자에 맛을 본다면,

 

단순히 하루 이틀 수익을 내는 것보다도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

그 기업과 함께 이익을 공유한다는

철학이 담긴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 재무는 (주)하이록코리아의 재무인데

자기자본이익률(ROE)를 살펴보면 

경이로울 지경입니다.

 

건실하고, 돈도 잘 벌고 있죠.

 

저평가된 좋은 기업에 투자해서,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가치 투자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다만 가치 투자를 너무 만만하게 봐서도

안 되는 이유도 있는데요.

 


1) '저평가'라는 것은

해당 주식의 가격 적절성을

자신이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합니다.

 

2) '좋은 기업'이라는 것은

기업의 영속성에 대해서

확신이 있다는 것을 전제합니다.

 

3)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기업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손자에게 줄 각오도 한다는 것을 전제합니다.


 

적절한 비유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100년을 넘기는 기업들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찾아본다면,

 

저평가라는 함정에 빠져

재산이 묶여 고통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본다면,

 

기다린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경험해본 사람들이라면 가치투자가

과연 안전하고 쉬운 투자인지

조금은 의아하게 여길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가치투자는

'가치있는 일'입니다.

 

동원F&B 주식의 가격은

2000년대 초 당시 몇 천 원대에 불과했지만

고작 15년 뒤 60만 원이 됩니다.


15년 만에 약 120배 정도의 수익이라면

사실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죠.

 

워런 버핏(Warren Buffett)도 

이렇게 돈을 벌었다고 했고요.



아무래도 하는 일이 일이다보니,

지인들이 주식에 흥미를 갖는 일이 많습니다.

 

뜯어말린들 안 될 것도 알기에

간간히 묻는 말에만 대답해 주는 편인데

 

약 1년 전, 한 지인이

태양광 관련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괜찮냐"고 묻길래 "괜찮은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배운 그대로 말했습니다.

"아무 것도 예측하지 말라"고요.

 

일주일 정도 부지런히 매일 가격을 보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구글을 뒤적거리며

신에너지 사업, 국제 유가 등등 ..

 

자신이 아는 모든 지식들을 동원해

평단가를 관리하고

그야말로 프로처럼 관리하더군요.

 


그러다 음봉 한 번 맞더니,

"있어도 없어도 상관없는 돈.

그냥 손주한테 물려주겠다"라며

HTS를 지워버렸습니다.

 

그 사이에도 많은 분들이 주식을 시작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을 때,

현재 최소한 본전에서

손해가 안 난 사람은 그 지인이 유일합니다.

 

방치였긴 하지만, 어쨌든 기다렸다는거죠.

 


별 것도 아닌 그냥 가만히 기다린다는 것.

듣기에는 쉽지만, 막상 해본다면

'교과서 중심으로 예습 복습하기'

정도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길 것만 같았던 짧은 겨울이 끝나고,

증시는 봄바람이 솔솔 분답니다.

 

말로만 듣던 

골디락스(Goldirocks)의 시작인지,

고아원 보내기 전에

짜장면 먹여주는 메이저들의 배려인지,

 


https://cidermics.com/contents/detail/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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