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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 '리사이징 전략'이 의미하는 것?

By 정근태 2017.12.02




주류업계, 리사이징 전략으로

매출 신장 노린다

  

[산업 이슈 집중분석 _ 주류 편] 

 

최근 주류업계 최대 화두는 

'소용량 전통주 출시'입니다. 

 

1인 가구가 확산되면서

소용량을 선호하는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많은 유통업체가 '리사이징(Resizing)전략'

택하고 있는데요,


주류업계 또한 이런 흐름에 동참한 것입니다.

아직까지 소주와 맥주는 

용량을 줄인 패키지 변화가 

보이지 않습니다만,

(곧 출시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전통주와 와인, 양주는 발 빠르게

제품의 몸집을 줄이는 중입니다.



높아지고 있는 소용량 주류의 인기


실제로 편의점 소용량 와인과 양주

그 인기가 나날이 치솟고 있는데요,

 

특히 세븐일레븐은 혼술존(ZONE)

세븐바(Bar)시그니처를 운영하면서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혼술족을 겨냥해 소용량 와인과 양주 전용 매대를 매장 안에 마련했다.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소용량(400mL 이하)

와인과 양주 매출 신장률은,


전체 매출 신장률을 웃도는 

24.6%를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소용량 주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행태에

공기업도 반응하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최근

소용량(180mL) 패키지의 전통주를 

시범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출시 예정인 제품은 

식품명인 시리즈에 속한 

'금산인삼주'와 '이강주', '담솔' 

3가지 제품입니다.


*식품명인

: 한국 식품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식품명인을 육성·보호한다는 취지 아래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제도.

 


(좌측부터 금산인삼주, 이강주, 담솔 Ⓒ전통주캠페인 블로그 더술닷컴) 

 

전통주 소용량 패키지 제품은

12월 중순부터 롯데마트, GS25편의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용량이 작아진 만큼

가격도 기존 2~3만 원대에서 

6~8천 원 정도로 대폭 낮아집니다. 

 

또한 내년에는 판매 경로가 확대되어 

대형유통사 및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

다양한 매장에서 구입이 가능해집니다. 


 

소용량 패키지 변화가 보여주는

시대의 흐름

 

그러나 소용량 주류 공급이 늘어나는 이유가 

단순히 1인 가구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소용량 주류와 함께 RTD,

저도주(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술의 본질적인 기능이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RTD

: Ready To Drink의 약자로 

보드카나 럼 같은 양주에 

탄산음료나 주스 등을 섞어 마시는 술로

보통 4~7%의 알코올 도수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까지 술은

대인관계적 기능의 도구로 활용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술을 마시며 가까워지고 

애환을 달래고 

추억을 만드는 등,


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관계를 증진시키고 개선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술을 마시고 

분위기를 망치지 않고자

일찍 자리를 뜨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러나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사회에 쏟아지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고,

 

인간관계는 점점

피곤한 것으로 인식되었습니다. 

 


(tvN 드라마 혼술남녀 중 한 장면 ⒸtvN 혼술남녀) 

 

사회 생활을 하며 받는

재앙과 같은 스트레스는,


타인과의 관계를 최소화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늘리면서 

개인의 삶을 더 중요시하게 만들었습니다.

 

술도 이런 변화에 발맞춰서

관계적 기능에서 정서적 치유의 기능

실현하는 도구로 변했습니다. 

 

한숨을 돌리고 

자신을 위로하고 

생각을 정리하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으로 말이죠. 

 

일본에는 '타치노미'라고 하는 

서서 마시는 술집들이 있는데요,


이런 술집에는 그 콘셉트에 걸맞게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잠시 들러 목을 축이는 이들이 많습니다. 

 


(일본 시민들이 퇴근길에 술 한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고 있다. 장소: 일본 오사카 JR우메다역 출구 앞 Ⓒ직접 촬영) 

 

이런 흐름으로 미루어볼 때

결국 주류 소용량 패키지의 변화는,


1인 가구가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혼자 술을 마시고 싶은 이들이 많아진

시대의 단면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죠. 

 

그리고 이는 우리나라가 어느덧 

'우리'의 시대에서 '개인'의 시대

바뀌었음을 뜻하는 하나의 이정표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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