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정근태 2017.09.02
지난 시간 금, 달러, 엔화는
왜 안전자산이 되었는지에 대해
소개해드렸는데요,
(참조-달러·엔화·금은 어떻게 안전자산이 되었을까?)
오늘은 안전자산의 가치가
실제 위기 상황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인한
대북리스크가 커지기 시작한
지난 달 9일,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 가치가 크게 올랐습니다.
원-엔 재정환율이
전일 대비 18.27원 상승한
1,038.88원에 거래된 것이죠.
*재정환율
:미국의 달러화 환율을 기초로
자동 결정되는 달러화 이외의
기타 통화 환율.
환율은 국내 통화와 타국 통화의
교환 비율을 말한다.
이어 일주일 뒤인 16일에는
전일 대비 12.58원 하락한
1,028.79원에 거래됐고요.
이렇게 연일 큰 폭으로
상승과 하락을 오가던
원-엔 환율은 보름간
약 31원의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원-엔의 보름간 변화 모습 Ⓒ네이버 환율)
달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엔화만큼은 아니지만
보름 전과 비교해
15원의 오름폭을 보여줬죠.
(원-달러의 보름간 변화 모습 Ⓒ네이버 환율)
만약 누군가 보름 전인 4일
엔화가 오를 것을 예상하고
가지고 있던 원화를 전부 엔화로 바꾼 뒤
그 엔화를 18일 원화로 재구매했다면,
'엔화 매수에 사용한 원화 가치 X 0.031'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겁니다.
1억 원을 가진 사람이
위 방법을 이용했다면
310만 원의 이익을 얻게 되는 거죠.
겨우 15일 만에요.
물론 매수와 매도를 하는 시점의 환율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변화하고
수수료도 들기 때문에
실제 이익은 이보다 적겠지만,
환율의 변화 시점을 잘 이용하면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환율은 왜 변할까요?
환율은 외환(외국 화폐)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이 오른다 @위키피디아)
이런 외환의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요인은 매우 많습니다만,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로
미국 금리를 들 수 있습니다.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국내외 투자자들이
금리 차이에 의한 이익을 보고자
미국으로 자본을 이동시키게 됩니다.
자본을 미국으로 이동시킨다는 것은
쉽게 말해서 달러를 사들이고
원화를 파는 것이므로 원화 가치는
떨어지고 달러 환율은 상승하게 되겠지요.
반대로,
국내의 투자 환경이 좋아져
원화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원화 가치는 오르고
달러 환율은 하락하게 될 겁니다.
또 한편으로 해외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지면 환율이 오르고,
역으로 국내로 해외 여행객이
많이 들어오면 원화 가치가 높아져
환율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즉,
달러를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달러 가격이 올라가고
달러를 팔려고 하는 사람이 많으면
달러 가격이 내려가는 것입니다.
왜 하필
'엔화와 달러'가 급등한 걸까?
그럼 앞서 소개한 8월 중순에
엔화와 달러가
급등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지정학적 리스크(Risk, 위험)' 때문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란 지리적 조건이
주가와 환율 등의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과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는
특별히 '안전자산'에 속하는
화폐의 가치를 크게 올립니다.
지난 8월,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과 핵탄두를
완성했다는 소식을 알리고
괌에 선제공격 하겠다는 엄포를 내려
미국과의 갈등을 증폭시켰죠.
만약 우리나라에
전쟁이 나면 어떻게 될까요?
원화는 순식간에
휴지 조각이 될 것입니다.
이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나 엔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두 나라의 화폐가 급등세를 보인 것입니다.
어떤 이는 '리스크'를
기회로 여기고 이익을 얻는다.
정리하면,
환율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오르지만
그런 이유 중 하나인 '지정학적 리스크'는
특히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화폐 가치를 상승시킵니다.
*안전자산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없는 자산을 의미.
시장가격변동에서 오는 위험을
어느 정도 회피할 수 있는 자산을 가리킨다.
안전자산에는 이미 언급한
달러와 엔화 말고 금도 있는데요,
금 역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시기에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보름간 약 1,610.32원으로 가치가 상승했죠.
(보름간 약 1,600원의 가치가 오른 금 ⓒ네이버 환율)
하지만 중국의 위안화나 영국의 파운드는
유명세에 비해 큰 오름세가 없었습니다.
(보름간의 위안화(위)와 파운드(아래) 환율 Ⓒ네이버 환율)
이는 단순히 강대국의 화폐라고
안전자산이 되는 것은 아님을 나타냅니다.
안전자산이 되는 조건에 대해서는
아래의 글을 다시 한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처럼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면
사람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자연스럽게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금융 자산이 인기를 얻습니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 발생하는
이런 심리를 이용해서
달러나 엔화, 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환율이 오를 때 되팔거나,
시중은행의 외화예금을 이용해
환차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위기가 어떤 이에게는
기회로 작용된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죠?
두 편에 걸쳐 전한 안전자산 이야기가
경제를 굴러가게 하는
여러 요인 중에 '리스크'라는 것도 있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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