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재무제표 #주식투자
By 김규현 2020.11.05
[CFO Letter] 다양한 규모의 Start-up 업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유용한 정보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공유하려 합니다.
CEO를 포함한 기업의 다양한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회계, 세무 및 재무관리 등 전문 영역의 지식과 경험을 정리하는 시간이 될 것이고, 이런 정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2주 만에 찾아온 김규현 회계사입니다.
오늘은 한 회사를 대상으로
주식투자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왜 이 회사를 이야기하나?
혼자만 알고 있는 호재가 있나?
주식이 오르는 거냐?
그런 건 아닙니다.
어쩌다 보니 제가 SBS CNBC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는데,
그 방송에서 다뤘던 회사라
사업보고서를 좀 열심히 봤을 뿐입니다.
사업보고서 살펴본 시간이 아까워서
레터에서 다시 한번 다뤄볼 뿐,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제가 투자하라고 한들
투자를 하겠냐만...)
바쁜 이들을 위한 목차
1. 회계사는 주식을 잘 하는가?
2. 콜마비앤에이치
3. 회계사의 주식투자 A to E
기업분석을 시작하기에 앞서
근본적인 질문부터 해결해보죠.
회계사는 재무제표를 볼 줄 아니까
주식투자도 좀 다르겠지 하실 겁니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잘 읽을 줄 알고
다양한 산업에서
별별 업무를 경험하는 회계사들은,
기업에 대한 이해가 밝아
주식투자를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전문가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못합니다.
왜 못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역시 재무제표와 주식투자는
관련이 없는 걸까요?
역시 나와 친구들은 바보일까요?
역시 주식은 그냥 원래 안 되는 걸까요?
현재까지 제가 내린
결론은 두 가지입니다.
①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특정 능력을 보유했으나
그 능력을 전혀 활용하지 않습니다.
(회계사들도 그냥 남들이
귓속말로 좋다는거 오오~거리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삽니다.)
②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재무제표에 특화된 해석 능력은
주식투자 성패에 일부 영향은 미치지만
결정적 요소는 아닙니다.
실제로 재무 상황이 좋았던
저가 항공사를 실컷 구매했더니
코로나19가 왔습니다.
이 한 문장으로
제 주식투자 실력에 대한 답을 대신합니다.
(눈가가 촉촉해지네요...)
주식을 잘하는 회계사도
당연히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회계사여서 잘한다기 보다
그냥 원래 잘했을 사람들이라는 게
제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저도 좀 잘 하고 싶습니다...)
"그럼 잘하지도 못한다며
뭔 노하우 공개냐"라고
질문하는 분이 계시겠죠?
제목 그대로입니다.
주식투자 '성공' 노하우라고
이야기 한 적 없습니다.
그냥 주식투자 (나의) 노하우입니다.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기업을 고르는 방식,
그리고 올바른 투자의 방향에 대한
개인 의견을 공유하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오늘 이야기할 기업은
콜마비앤에이치입니다.
앞서 제가 출연했다고 언급한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추천한 회사이고
저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회사로,
회계사 입장에서
재무제표를 보며 느낀 점은
간단히(?) 10가지입니다.
① 뭐 하는 회사?
뭐 하는 회사인지는 공시된
사업보고서(연, 분기, 반기 무관)에서
'사업의 내용'을 보면 됩니다.
주로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보입니다.
'콜마'하면 화장품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그 회사는 '한국콜마'입니다.
콜마비앤에이치와 관련은 있지만
별도의 회사입니다.
② 건강기능식품 산업 현황은?
건기식 산업(건강기능식품)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회사 사업보고서 상에도 그렇고
구글링을 해봐도 비슷하고
성장하고 있는 산업으로 보이네요.
물론 핫한 전기차, 전지, 바이오 등
사람들을 열광시킬 정도의 폭발력은 없지만
인구구조의 변화, 건기식에 대한 인식,
코로나19에 따른 면역력 관심 증가 등.
전 세계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와중에
10%가 넘는 성장률이 지속되는 중입니다.
③ 매출 추세는? 돈은 잘 버나?
올해 7기인 회사인데
초반에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으나
최근 성장세는 좋네요.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은 3,000억 원 정도,
(작년 상반기 2,200억 원 정도)
상반기 영업이익은 600억 원 정도,
(작년 상반기 365억 원 정도)
20%의 영업이익률도 좋고
확실히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데요,
비용도 적은 편입니다.
돈 잘 버는 건 알겠는데
이 회사 판매관리비 비중이
매출액의 4% 수준도 안되네요.
아마 제조만 하고
마케팅 등 외부 판매는 다른 회사가
도맡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금흐름도 좋습니다.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투자 활동을 꾸준히 진행 중이고,
재무활동 통해
배당도 지급하네요.
④ 왜 잘 벌어?
돈을 잘 버는 이유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 회사에서 제조하는 주력 제품이
바로 면역력에 관련된 제품입니다.
또한 고객에게 직접 판매는 안 하고
다른 회사에 B2B 판매를 하는데
그 거래처 중 한 회사가 화제인 듯합니다.
사업보고서와 기사를 좀 찾아보니
'애터미'라는 회사가 콜마비앤에이치
총 매출의 약 70%나 차지합니다.
(애터미? 다단계회사 아닌가?)
⑤ 애터미, 너는 뭐 하는 회사?
국내 자본으로 설립한
다단계 회사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한번 재무제표를 Dart(전자공시시스템)에서
찾아보았습니다.
딴 건 모르겠고
2019년 손익계산서를 봅니다.
'뭐?'
눈을 비비고 다시 봅니다.
상품매출 1조2,800억 원?!
영업이익 1,140억 원?!
'이 회사 주인이 누구지...
?????
가족으로 판단되는 4명이
사이좋게 25%씩 100% 전부???'
몇몇 기사를 살펴보니
'다단계 산업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국내 토종 기업' 정도로 보이는데요,
아무튼 놀랍습니다.
⑥ 지금까지 요약하면
콜마비앤에이치는
건강기능식품을 주로 제조판매하는
B2B 전문 회사이고,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면역력 증진 식품에 대한 인기'와
주 매출처인
'애터미의 급격한 성장'으로
회사도 성장했구나 정도로 요약되네요.
그럼 지금 잘되는 건 알겠고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은 뭘까요?
(너네도 다 계획이 있지?)
⑦ 한국은 접수했고,
이제 중국 갈라고...
최근 유형자산이 많이 늘었고
차입금도 많이 늘어서 좀 봤더니
중국에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댓글 2
유익하고 재미있는글 감사합니다 !!
그냥 남들이 귓속말로 좋다는거 오오~거리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삽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김규현 에디터님 글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