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스트

#회계사 #생존전략 #현금흐름 #사업

[CFO-Letter #13] 회계사가 운영하는 회사의 좀 귀여운 '생존' 방식

By 김규현 2020.10.23

[CFO Letter] 다양한 규모의 Start-up 업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유용한 정보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공유하려 합니다. 

CEO를 포함한 기업의 다양한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회계, 세무 및 재무관리 등 전문 영역의 지식과 경험을 정리하는 시간이 될 것이고, 이런 정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CFO Letter 구독하기✔




오늘은 기업이나 주식,

재무제표 이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생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 하는게 좋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우리 회사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지금보면 좀 귀여운

마일스톤 극초기 생존방식


회계사 3명

2016년 가을에 설립한 회사가

지금의 마일스톤입니다.


(벌써 다음 달이면

꽉 채운 4년이네요.) 


우리 회사 초기 자본금은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데 필요한 돈)

5천만 원입니다.


3명이 공동창업을 했고

사이좋게 16,666,667원씩

사업통장에 입금합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한 작업

"우리는 언제까지 생존할 수 있는가"

즉, 예산을 짜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만들었던

파일의 일부만 공개해봅니다.


지금 보면 귀엽고 웃기지만 

그래도 저렇게 진지할 수가 없습니다.



*Milestone & Company 초기 예산

직원 없이 3명이 운영한다는 가정하에

약 4개월 정도 버틸 수 있음.


즉, 직원을 바로 뽑을 경우엔

약 2개월 정도 버틸 수 있음.




특히 저 부분이 저에게는

킬링포인트입니다.

"버틸 수 있음" 


바로 뒤가 절벽이라

열심히 안 살 수가 없었습니다.




4년 후인 지금은?


과거 회상은 여기까지 하고

현재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지금의 마일스톤은 어떨까요?


4년이 지났고

빠르지는 않지만 회계법인 나름대로

조금씩 성장해온 것 같고

이제는 생존에서 자유로울까요?


(직원들이 이 글을 볼거라 조심스럽지만

딱히 부끄럽지는 않아 솔직히 밝힙니다.)


어제도, 오늘도, 아직도 우리 셋은

6개월 후의 현금 잔액을 추정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작업이

100% 틀린 결과가 나오더라도)


대단한 양식은 아닙니다.

그냥 6개월 현금 추정 정도...

어차피 어떻게 추정해도

결과는 틀릴 겁니다.


(아래 내용은 실제로 쓰고 있는 파일에

내용과 숫자만 제거한 버전입니다.)



그리고 6개월 후의 현금잔액이

마이너스로 추정되는 순간마다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이러나 저러나

돈을 쌓아놓고 사업하는 기업이 아니고서야

이 고민은 해결하기 참 어렵습니다. 




'현금 관리'의 중요성과

생존 문제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현금 관리의 중요성입니다.


사업의 종류,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사정은 당연히 다릅니다.


그러나 현재의 잔고가 어떠냐와는 상관없이 

미래 현금흐름 추정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요소입니다.


그만큼 중요하지만 또 그만큼 어려워서

특정 업종에서는

흑자도산이 나오기도 합니다.


*흑자도산

: 회계상 이익이 나지만

돈이 막혀 도산하는 것.


이제 사업을 시작한 극초기 기업은

굳이 제가 강조하지 않아도 알아서 합니다.


(왜냐면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게 보이니까...)


오히려 문제는

이제 좀 회사 같아지는 애매한 회사,

(자기반성) 


대출이나 투자를 통해 현금 잔고가

상대적으로 넉넉한 회사들이

더 주의해야 하는 요소입니다.



무조건 돈을 아껴야 한다,

돈을 쓰면 안된다.

이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쓰되,

계획해서 잘 쓰는 것.


가정의 가계부나 기업의 재무관리 목적은

결국 본질적으로 동일합니다.

(순자산 증가, 자본 증가, 가치 증가)


임직원의 비전, 성장, 성공, 존재 목적 등

경영자가 품은 큰 꿈들도

생존 없이는 달성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럼 중요한 건 알겠으니

어떻게 관리해야 하냐

물으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1) 정답은 없습니다. 

각 기업의 상황, 이슈를 최선을 다해

적절히 추정해서 반영하면 됩니다. 


(2)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업 전체 현금흐름을 최대한 심플하게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엑셀 실력을 뽐내며

아주아주 복잡하게 만든다고

정확해지지 않습니다.


지금 내린 이 결론이

단순하고 깔끔한지 검토해야 합니다.




(3) 주기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렸지만

정답을 맞출 수 없기에,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상황을 체크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체크했더니

"적어도 언제까지는 괜찮을 것이다"라는

결론이 나오면 

사업의 다른 영역에 집중하면 됩니다.


(4) 97%의 확률로 

예상보다 지출이 많아지거나

예상보다 현금회수가 적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 경험의 오류를 잘 기억해

추후에는 '기타' 요소를 두고

보수적으로 산정해야 합니다. 


오늘 이야기한 주제는

명확하게 기업 생존에 직결되기 때문에

사업을 하는 모두가 늘 신경써야 합니다.


스스로 번 돈이 너무 많아

주체가 안되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감사합니다.

김규현 드림.




https://cidermics.com/contents/detail/2323

저작권자 ©(주)사이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에디터

에디터의 다른글

댓글 1


  • 김민우 2020-11-04 11:31

    안녕하세요 지난 7월 해브앤비 레터 쓰셨던 손익계산서, 재무제표 첨부자료 좀 받아볼 수 있을까요?


댓글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