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버핏 #가치투자 #ROE #투자지표
By 한대희 2020.08.18
소위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들은
코카콜라하면
워런 버핏을 떠올립니다.
코카콜라 그 자체가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워런 버핏은
고유의 경쟁력으로 산업을 지배하고
탁월한 경영 성과를 계속 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현명함을 오래 유지했습니다.
이런 기업을 고르는 버핏의 기준은
다음의 10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버핏의 투자 기준
① 자기자본이익률이 높아야 한다
② 투명하게 경영하는 기업을 선호하라
③ 현금화할 수 있는 이익을 내야 한다
④ 독점적 사업분야로 가격 선도자 입장에 있어야 한다
⑤ 천재가 아니라도 경영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⑥ 향후 기업실적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⑦ 정부 규제를 받지 않는 사업이어야 한다
⑧ 재고수준이 낮고 자산회전율이 높아야 한다
⑨ 주주중심으로 경영해야 한다
⑩ 최고의 사업은 다른 기업의 매출이 늘어날 때 수입을 얻는 기업이다
이러한 투자 십계명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항목은 바로
자기자본이익률(ROE)입니다.
사실 나머지 9개 항목은
ROE를 높이기 위한
외부 환경 혹은 경영진 자세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워런 버핏은 ROE를
아주 중시해왔습니다.
*ROE(Return on Equity, 자기자본이익률)
: 투입한 자본이 이익을 얼마나 만들었는지 보여주며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보여줌.
일반적으로 ROE는 높을수록 좋다.
(워런 버핏을 조롱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런 버핏은 최근
항공주 손절매한 것을 두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나 언론의
조롱을 받기도 했는데요,
*손절매: 손해를 감수하고 주식을 팔아
추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피하는 것.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수요 감소가 미국 개별 항공주의
ROE 감소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기에,
워런 버핏의 항공주
손절매 결정은 이해가 됩니다.
그러므로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을 이해하려면
기업들이 속한 산업 구조에서,
ROE를 어떻게 높여가는지에 대한
정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합니다.
그렇다면 워런 버핏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장기 투자를
이어간 전례가 있을까요?
실제로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2007년부터
포스코(POSCO) 지분을 4.5% 가량 매입했습니다.
한때 포스코를
‘놀라운 철강 회사’라고 극찬했던 버핏은
2015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약 8년 만에 지분을 전량 매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왜 2007년부터
포스코 지분을 매입했던 걸까요?
(2007년 한국을 방문한 워런 버핏 모습)
2010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해온
두 자릿수 ROE에 매혹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포스코는
2000년대 초 이후로 시작된
중국의 인프라 투자 열기라는
강력한 수요 여건을 기반으로,
2010년까지 10~11% 수준의
높은 ROE를 유지할 수 있었죠.
그러나 2011년을 기점으로
포스코의 ROE는 급감합니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인프라 투자 수요가 점점 감소함은 물론,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철강 산업 규제를 수시로 바꾸는 까닭에
포스코가 양호한 ROE를 기록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또한 포스코는
악화 일로를 거듭해온 ROE를 높이기 위해
사업다각화 전략을 펴는 과정에서,
분식회계와 막대한 부채로 인해 말이 많았던
대우조선해양 M&A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당시 버크셔 해서웨이는
M&A이후 대우조선해양이 과연
현금화할 이익을 낼 수 있는 회사인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불신은
지분 전량 매각으로 이어졌고,
포스코의 주가는 정확하게
포스코 ROE 추이에 수렴하고 있습니다.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10.98%에 달했던 포스코 ROE는
2019년 연말 기준 4.2%에 불과합니다.
2011년 한 때 52만 원을 호가했던
포스코 주가는 장기 하락을 이어가고 있고
현재 간신히 20만 원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죠.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
초우량 철강회사 포스코.
그러나 포스코는 결국 버핏의 믿음에 대해
ROE 및 주가의
장기 하락으로 답하고 말았는데요,
포스코를 대신할
워런 버핏형 기업이
한국에 존재하기는 할까요?
버핏 조차 실패하고 떠난
한국 주식 시장에서 과연
'워런 버핏 따라하기'는 통할 수 있을까요?
많은 투자가들은
한국에서 워런 버핏형 기업을 찾기란
무척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
혹자는 대기업의 후진적인 지배 구조와
낮은 주주 배당을 거론하기도 하며,
다른 이들은 협소한 내수 시장으로 인해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구축한
소비재 기업을 찾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은
한국 내에서도 워런 버핏형 기업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독특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LG생활건강 주가는 지난 10년간
높은 수준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래 예시와 같이 2009년만 하더라도
약 29.1만 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2019년 연말 기준 126만 원 수준에 도달했고,
2020년 8월 14일 기준
LG생활건강 주가는
150만 원을 돌파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높은 수준의
주가를 견인해온 투자 지표는
역시 ROE를 꼽을 수 있습니다.
물론 2016년 이후 감소하는
LG생활건강 ROE를 두고
성장세가 꺾였다는 비판도 있지만,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형주 중에서
약 12년간 매년 15%의 ROE를
꼬박꼬박 기록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없습니다.
지난 12년을 돌아보면
미국발 금융위기, 유럽발 재정위기,
영국발 브렉시트, 중국 경제 부채 위기,
미중 무역 갈등, 코로나19 등
온갖 위기가 존재했습니다.
소비재 기업인 LG생활건강은
이러한 위기 때마다
생활용품, 화장품, 음료 사업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함으로써
이익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한편,
ROE 증가 관점에서
크고 작은 M&A를 기민하게 추진한
경영진의 자질이 탁월했습니다.
한국에는 이렇게 탁월한 경영 능력과
고 ROE 지속가능성을 보여준 기업이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에,
LG생활건강의 주가 고평가가
앞으로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최근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기업 간 주가 온도차가
극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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