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사이다경제 2019.01.29
19년 만의 파업 성공?
KB국민은행 노사 합의
지난 8일
19년 만의 총파업에 나섰던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결국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타협안을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4개월간 끌어 온
임금·단체협약 교섭(이하 임단협)이
마무리되었고,
2월, 3월에 예고되었던
추가 파업은 없을 예정입니다.
이슈 배경!
그렇다면 이 파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일까요?
애초에 KB국민은행 노조의 요구는
다음의 10가지였습니다.
① 성과급 = 기본급의 300% 지급
② 일반 직원 2.6% 저임금직군 5.2% 등
평균적으로 약 2.8%가량 임금 인상
③ 전 직원 페이밴드 제도 폐지
④ 점심시간 1시간 보장
⑤ 미지급 시간외수당 150% 지급
⑥ 피복비 100만 원 지급
⑦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조정
⑧ 출퇴근 기록시스템 설치
⑨ 비정규직 근무경력 추가 인정
⑩ 기간제근로자 정규직화 실시
*페이밴드?
: 일정 기간 동안 승진하지 못하면
임금이 동결되는 시스템.
해당 제도가 신입 행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부당하므로 노조 측은
전면 폐지를 요구했다.
이 중에서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웠던
'페이밴드 폐지'와 '비정규직 경력 인정'은
향후 5년 이내에 재논의하기로 했고,
성과급 300% 지급을 비롯한 나머지 사항은
대부분 노조의 요구가 반영되었습니다.
그럼에도 KB국민은행의 이번 파업은
잃은 게 더 크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파업은 법률로 보장된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그러나 96% 노조원의 지지로 시작된
KB국민은행 파업은,
여론의 긍정적인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9,100만 원이라는
결코 낮지 않은 연봉을 받는 금융권 노조가
성과급을 더 달라는 것이,
지금과 같은 불경기 속
국민 정서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난 총파업에
KB국민은행 전 직원의 30% 수준인
5,000여 명이 참가했지만,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지 못했을 만큼
대부분의 업무가 온라인화,
자동화되었다는 점도 파업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했습니다.
KB국민은행 전체 거래 중
비대면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국민은행이 파업한 줄 몰랐다",
오히려 이번 파업으로
"오프라인 인력이 불필요함을 증명했다"고
지적하고 있죠.
(ⓒ네이버 뉴스)
2년 연속 최고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 노조가 최근
1,700%의 성과급을 거부했다는 소식도
맥을 같이 하는데요,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해서
더 나은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
무작정 부당하다고 볼 순 없습니다.
회사 실적이 높아졌다면
그 성과를 만든 노동자들에게도
합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하죠.
하지만 파업은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하는 만큼
여론의 동의도 필요합니다.
기업들의 임금 협의가 이어지는 지금,
파업의 이유, 시기의 적절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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