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박동수 2017.11.29
지난달 30일,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주재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25%였던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하였습니다.
무려 6년 5개월 만에
최저금리 기조가 깨진 것입니다.
여기서 기준금리란
한 나라의 금리를 대표하는 정책 금리로
각종 금리의 기준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전격 인상!
한국은행은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급증한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최저금리를 유지했지만,
미국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3%대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되는 등,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서서히 금리를 올릴 때가 되었다는
판단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물론 아직은 이르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미국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고,
사드 배치 문제로 악화되었던
한중 관계도 풀리고 있다는 점이
금리 인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렇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주택담보대출금리와 같은
일반 대출금리도 함께 오르게 되는데요,
그렇다면 이런 금리 변동이
나의 대출 이자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나의 대출금리는 어떻게 결정될까?
우리가 대출받을 때 적용되는 대출금리는
은행 등 금융회사의 자체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차감하여 결정됩니다.
위의 과정을 아주 단순화하면
① 기준금리
② 가산금리
③ 우대금리
순서로 적용된다고 보면 되는데요,
가장 먼저 기준금리가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이때 말하는 기준금리는
앞서 말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아니라
은행 자체 기준금리를 뜻하며,
이는 고객이 대출금리를 정할 때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적용됩니다.
1. 기준금리의 적용
대출을 받을 때 고객들은
대출에 적용되는 금리의 종류를
선택해야 하는데요,
대출 기간 동안 금리가 변할 수 있는
변동금리를 선택하면 코픽스(COFIX) 금리를,
고정금리일 경우는 금융채 금리를
기준금리로 따르게 됩니다.
*코픽스(COFIX, Cost of Funds Index)
: 국내 8개 은행들이 제공한 자금 조달
관련 정보를 기초로 하여 산출하는
자금 조달 비용 지수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된다.
*금융채 금리
: 은행, 종합금융회사, 여신금융전문회사 등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을 위하여
발행하는 채권을 금융채라하며, 여기에
적용되는 금리가 금융채 금리이다.
그리고 바로 이 코픽스 금리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
최근 밝혀지면서 크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사상 초유의 '코픽스 오류' 사태
지난 22일 전국은행연합회는
2년 6개월 전인 2015년 4월의
코픽스 금리가 잘못 공시되었다고 밝혔는데요,
(은행연합회가 11월 22일 발표한 코픽스 오류 수정 공시. 이번 코픽스 오류는 감사원에서 발견하기 전까지 무려 2년 6개월 동안 은행권 어디에서도 확인하지 못했다. ⓒ은행연합회)
이로 인해 은행들은 그동안
최대 40만 명에 달하는 고객들로부터
정상보다 대출 이자를 15억 원가량
더 거둬들였다고 합니다.
이 대형 사고의 발단은 당시 '하나은행'이
코픽스 산출의 기초가 되는 자료를
잘못 입력하면서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이에 금융감독원장은 23일
문제의 원인이 된 하나은행에 대한
현장 검수를 철저히 할 것과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신속한 환급 조치를 취할 것을 밝혔습니다.
이번 사태는 코픽스와 같은 기준금리가
금융 소비자에게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10월 16일 기준 COFIX 금리
※ 11월 15일 기준 COFIX 금리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코픽스가 0.1% 상승했다. ©은행연합회)
코픽스의 시작
그렇다면 이 코픽스라는 기준은
언제부터 도입되었을까요?
과거에는 주로 'CD금리'를 기준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하였습니다.
*CD(양도성 예금증서, certificate of deposit)
: 정기 예금 성격을 갖지만 통장이 아닌
증서 형태로 발행되어 제3자에게
양도가 가능한 금융상품. 은행이 단기 자금을
조달하려고 발행하며 CD가 거래될 때
적용되는 금리가 CD금리다.
은행은 일반 고객에게 발행하는
CD나 일반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다른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는데요,
그 대출금리를 CD금리를 기준으로
정했던 것이죠.
하지만 실질적으로 은행이
CD로 자금을 조달하는 비율이
11%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CD로 조달하는 자금이
다른 상품들의 자금 조달보다
낮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은행들의 수익이 악화되었습니다.
이에 은행들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가산금리(스프레드, spread)
: 기준금리에 신용도 등의 조건에 따라
덧붙이는 금리.
신용도가 높으면 가산금리가 낮고
신용도가 낮으면 가산금리는 높아진다.
가산금리가 높아지다 보니
한국은행이 아무리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죠.
그러면서 대출금리와 조달금리
(은행 내부 기준금리)간 괴리가 커지자
결국 코픽스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게 된 것입니다.
즉, 기존처럼 CD금리만을 기준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것이 아니라,
CD를 포함하여 정기 예적금, 주택부금 등
은행이 고객에게 판매하는
8가지 상품 금리의 가중평균을 내서
좀 더 정확한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가중평균
: N개 수치의 평균값을 구할 때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하여 구한 평균값.
이러한 코픽스는 시점, 기준 등에 따라
'잔액 기준 코픽스•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단기 코픽스' 등으로 구분되는데,
대출금리는 주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이용하며
이번에 오류 발표가 난 것도
신규 취급액 기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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