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류광현 2017.10.22
상승률 대박 KTOP30지수
한국판 다우지수, KTOP30지수가
8,000선을 넘었다고 떠들썩합니다.
*KTOP30지수
: 한국거래소가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를 벤치마킹해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을 대표하는 초우량기업 30개로 구성한
지수로 2015년 7월 13일 처음 선보였다.
이는 다시 말해
한국거래소가 추린 초우량 기업 30곳이
소위 '대박'을 터뜨린 셈인데요,
그 상승률이 어마어마합니다.
카카오는 전년 대비 104.55%,
삼성전기는 95.47%에 이릅니다.
황사보다 더한 중국의 사드 보복이 몰아치고
북한의 핵무기 위협이 극심했던 상황 속에서
이 정도의 상승을 보였다는 게 놀랍습니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이 말은 주식 시장의 유명한 격언입니다.
'오른다, 오른다, 또 오른다, 어, 어...'
이렇게 계속 오르는 종목을
넋 놓고 바라만 보지 말고
상승장의 추세를 믿고 과감히
고점매수를 하라는 조언이죠.
*고점매수
: 고점은 상승하던 주가가 더 오르지 못하고
떨어지는 지점으로 이때 주식을 사는 것을
고점매수라고 한다. 반대로 저점은
하락하던 주가가 더 내려가지 않고
상승하는 지점을 가리킨다.
그런데 언제 올라타야 하죠?
말이 달려야 올라탈 텐데
언제부터 말이 달리기 시작할까요?
또 우리는 그때 곧 신나게 달릴 말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다음 도표는 2017년 10월 17일을 기준으로
2016년 12월 29일의 종가를 비교해
지난 1년간의 상승률을
종목별 퍼센티지로 나타낸 것입니다.
상위 10곳의 상승률이 대단하죠.
이런 목록을 보면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1년 전에 알았어야 했는데
이게 바로 달리는 말인데..."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듭니다.
1년 전에 누가 카카오를 추천한다면
"과연 그때 카카오를 샀을까?"
우리가 본 도표에서
날짜만 1년 전으로 바꿔보겠습니다.
아래는 2016년 12월 29일을 기준으로
2015년 12월 30일의 종가를 비교한 표입니다.
카카오를 찾으셨나요? 잘 안 보이죠.
위에서 찾지 말고 밑에서 찾아보세요.
카카오는 2016년 전년 대비 상승률이
무려 -33.51%로 꼴찌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래도 과연 우리는
1년 전에 카카오를 샀을까요?
어림없는 소리죠.
마이너스 부호는 생각보다
막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표시가 붙은 종목을 지금 매수하면
더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하죠.
역발상 투자법을 익히 알지만
초보자에게는
어디까지나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마이너스는 또 마이너스?
다시 표를 볼까요.
이번에는 1년 전 종목 중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에
색을 입힌 후에
2017년 전년 대비 상승률을 기준으로
내림차순 정렬을 해보았습니다.
눈치채셨나요?
생각보다 많은 빨간색이
상위권에 들어있는 모습이 눈에 띄죠.
그렇다면 우리가 2016년 12월 29일에
KTOP30지수 종목 중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만 골라서
투자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반대로 2016년 12월 29일 당시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만 골라서
투자했다면,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인 쪽을 골랐을 때보다
더 큰 이익을 거두었을까요?
상승률보다 기업 가치를
짬짜면 같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느 쪽으로 투자하든 간에
손해를 보지는 않습니다.
각 상승률의 평균을 좀 단순하게 계산하면
마이너스 쪽의 상승률이 10% 가량 높지만
플러스 쪽 평균 상승률도 나쁘진 않습니다.
한국거래소의 종목 선정이
무릎을 '탁' 칠 만큼 훌륭했는지
또는 어쩌다 상승 흐름을 잘 탔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다 아시는 것처럼
주가지수는 투자의 출발점일 뿐
종착역이 아닙니다.
반드시 기업 분석이 뒤따라야 합니다.
단,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지금 당장 전년 대비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더라도 한 번쯤
해당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씨앗은 어두운 땅 밑에서 싹을 틔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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