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원래 '라테'를 팔지 않았다

2019-03-28 01:45
경제 이야기
written by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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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커피 '스타벅스'


지난해 6월 26일,

지금의 '스타벅스(Starbucks)'를 만든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회장이

30여 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스타벅스 CEO직에서 사임했습니다. 


그가 떠나고 이틀 뒤 주가

48.54달러(종가 기준)까지 떨어지는 등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오늘은 미국 상장 기업 중

가장 짧은 시간 동안

가장 많이 주가가 급등한 회사이자,


세계 최고의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를 만든 그의 '성공 비결'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Google Stock)



뉴욕 빈민가에서 자란 어린 시절


출근길, 식사 후에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드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현대인들의 커피 사랑은

스타벅스가 있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렇게 커피를 대중화시킨 '하워드 슐츠'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부유한 유대 가정에서 자랐을 거란

추측과 달리 슐츠 회장은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자라났습니다. 


1953년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그의 집은,

스스로의 표현에 따르면

중하층 수준으로 가난했다고 합니다.   


트럭 운전기사였던 아버지

슐츠 회장이 7살일 때 아무런 의료보험 없이

사고를 당해 더는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불우한 환경이었지만 그의 어머니

성공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긍정적인 마음과 용기, 꿈을 가지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심어주었고,


이에 슐츠 회장은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공장에서 일을 하는 동시에

미식축구를 특기로 장학금을 받아

노던미시간대학에 입학합니다.


그가 훗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던 것에는,


어머니가 심어준 긍정적인 가치관과

사회보장 장치 없이 고난을

홀로 이겨내야 했던 어린 시절 경험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하워드 슐츠 회장의 어린 시절 ⓒThecelebscloset)

 


스타벅스를 만나다


사실 하워드 슐츠 회장은

스타벅스를 창립한 사람이 아닙니다.


스타벅스를 발굴해서 스타벅스만의

커피 문화를 만든 사람이죠.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스타벅스를 만난 걸까요?


대학 졸업 후 슐츠 회장은 우리도 잘 아는

프린트 회사 제록스(Xerox)

영업사원으로 입사하며

평범하게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러다 1981년

커피 메이커 등의 가정용품을 만드는

해마플라스트(Hammarplast)라는 회사로

이직하는데요,


이 때 시애틀의 작은 커피 프랜차이즈

자사 커피 머신을

대량으로 주문한 것에 주목합니다.


그 프랜차이즈가 바로

'스타벅스'였죠.


(참조-스타벅스가 이름을 따온 '스타벅'은 누구일까?)


제브 시겔, 제리 볼드윈, 고든 보우커라는

세 명의 창업자가 뭉쳐 탄생한 스타벅스는,


누구나 쉽게

고품질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하겠다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슐츠 회장은

커피에 대한 남다른 비전을 가진

창립자들의 가치관에 공감해

다니던 회사를 나와

1982년 스타벅스에 합류합니다.





스타벅스는 원래 원두만 팔았다


슐츠 회장은 마케팅 담당자

스타벅스에 합류하여

매장을 관리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던 중 유럽을 방문한 그는

이탈리아의 카페 문화를 경험합니다.


스팀밀크를 넣은 라테 등의

커피 음료를 매장에서 바로 구매해

여유롭게 즐기는 모습을 본 것이죠.


여기서 그는 커피 매장이

단순히 원두만 파는 게 아니라,


삶을 나누는 장소가 될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스타벅스에서는

품질 좋은 커피 '원두'만 팔았는데요,


슐츠 회장은 원두만 파는 게 아니라

라테나 에스프레소 등의

커피 음료를 직접 판매하는

'카페'로 키우자고 제안합니다.


유럽에서 본 것처럼

'공간과 경험'을 줄 수 있는

매장으로 키우자는 것이었죠.



(원두만 팔던 초기 스타벅스 매장 ⓒstartbucks stories)


하지만 창립 멤버들은

커피 '음료'를 파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반대했습니다.


이에 하워드 슐츠 회장은

1985년 시애틀에 별도의 커피 프랜차이즈

'일 지오날레(il Giornale)' 매장을 오픈합니다.


스타벅스 창업자들과 함께하진 못했지만

그들로부터 투자금과

원두를 공급받아 꿈을 펼쳐나갔는데요,


이탈리아식 단어를 사용한 메뉴판부터

매장 내 흐르던 클래식 음악까지.


유럽의 고급 카페 문화를 도입하고자

노력한 일 지오날레는

하루 방문자 1천여 명을 넘기고

캐나다 벤쿠버에 3호점을 낼 정도로

승승장구해나갔습니다.



(위: 스타벅스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팔던 첫 번째 라테, 아래: 하워드 슐츠가 운영했던 일 지오날레 메뉴판. 이탈리아식으로 커피 메뉴를 표기하고 아래 영어로 설명을 써놓았다. ⓒstartbucks stories)


그러던 중 스타벅스 창립자들이

그들의 스승이었던 알프레드 피트가 물려준

피츠 커피(Peet's Coffee&Tea)에 전념하기 위해

스타벅스를 내놓는다는 말을 듣습니다.


슐츠 회장은

380만 달러에 스타벅스를 인수했고

그렇게 1987년 하워드 슐츠 CEO의

스타벅스가 새롭게 출범합니다.



(시애틀의 첫 매장을 방문한 하워드 슐츠 회장 ⓒ스타벅스 페이스북)



'공간과 경험'을 통해

스타벅스를 성공시키다


슐츠 회장은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을

커피와 함께 '경험과 공간'을 파는 것이었다고

요약해서 말하곤 합니다.


그는 스타벅스 매장이

집, 회사를 넘어선 제3의 공(여가의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공을 들였습니다. 


1994년 디자이너 출신의 기업가인

라이트 메세이(Wright Massey)를 영입했고,


메세이는 스타벅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Brand Identity) 부서를 조직해

스타벅스 매장의 디자인을 변경합니다.


지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초록색 중심의 BI가 이렇게 탄생하는데요,


편안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파란색)

로스팅 된 원두(빨간색), 식물(초록색),

(갈색)을 상징하는 색으로 매장을 꾸미고

이를 스타벅스의 상징으로 활용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스타벅스 매장을

단순히 커피를 사는 곳이 아닌,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슐츠 회장이 물러난 지금도

스타벅스는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소파와 잡지 등을 배치하여

고객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의 가치를 지키고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새로 만들어낸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완벽한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즉,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통해 고객에게 만족할 만한 경험을,

기억을 주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하워드 슐츠





커피의 인식을 바꾸다


한편, 스타벅스는 마구잡이로 확장하던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전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원칙하에 커피와 서비스 품질이

고르게 유지되도록 힘을 썼습니다. 


공간과 함께 '커피' 본연의 가치를

잃지 않겠다는 원칙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죠.


참고로 2000년, 하워드 슐츠 회장은

본인의 열정이 전과 같지 않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데요,


그때부터 2007년 사이에 매장이  

9,000개에서 15,000개로 급증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자 

2008년 다시 CEO로 복귀합니다.


커피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매출이 나지 않는 매장을 폐쇄하는 등의

본질에 치중한 정책을 통해

스타벅스를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 놓았죠.


슐츠 회장의 이런 커피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영업사원 출신 다운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165개의 매장을 보유하게 된 스타벅스는,


1992년 미국의 벤처기업이 거래되는

나스닥(NASDAQ) 시장에 주식을 상장합니다.


상장 후 4년이 흐른 1996년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은 1,000개를 돌파했고,


하워드 슐츠 회장이

첫 번째 은퇴를 선언한 2000년

주가는 상장 시점보다

10배 넘게 뛰었으며,


스타벅스는 전 세계 3,500개의 매장에서

2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내는

최고의 커피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매장 수는 29,324개 statista, 2018년 기준)





휴머니즘을 추구했던 CEO


사실 슐츠 회장의 철학을 논하면서

빠트릴 수 없는 것은 바로 '인간애'입니다. 


"나 홀로 성공하는 것은 공허할 뿐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성공에 도달해야

값진 것이다. 


얼마를 버느냐도 중요하지만

'위대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위대한 회사는 바로 사람을 존중하는 회사이다"


-하워드 슐츠


슐츠 회장은 1988년

아직 성공 궤도에 이르지 않은 스타벅스에

획기적인 조치를 취합니다.


바로 파트타임 직원을 비롯한

스타벅스의 모든 직원들에게

종합의료보험 혜택을 제공한 것이죠.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는

'직원이 행복한 직장'을 만들겠다는

그의 철학을 보여준 행보였습니다.


또한 어린 시절

사회보장제도의 보호가 없어

고통을 받았던 경험을 토대로 품었던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이룬 것이기도 합니다.


1991년에는 파트타임 직원을 포함한

스타벅스의 모든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는데요,


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혔으나

슐츠 회장이 직접 투자자 설득에 나서,


1991년 미국증권거래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스타벅스의 직원 700명 모두

스타벅스의 스톡옵션을 받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일정 조건을 충족한

바리스타에 한해 지급하며 이 역시

국가별 정책에 따라 다름)



(ⓒstartbucks stories)


이로써 스타벅스의 직원들은

단순 종업원(Employee)이 아닌

사업의 파트너(Partner)가 되었고,


직원을 파트너로 대하는 정책은

전 세계 어느 스타벅스를 가도 유지될 만큼

중요한 가치로 지켜지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스타벅스는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학자금 대출 서비스 등을 운영하며,


'직원 만족, 직원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운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본주의, 휴머니즘 적인 가치는

커피, 공간에 대한 철학과 함께

스타벅스의 핵심 성공 요인으로 꼽힙니다.


"나는 백만장자가 되고 싶기보다는  

모든 파트너들이 주인이 되는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를 만든  

첫 번째 사람이 되고 싶다"


-하워드 슐츠



커피 대통령,

이제는 '백악관'으로?


하워드 슐츠 회장은 그동안

여러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면서

인종, 성 소수자, 소외 계층, 청소년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고,


필요할 때는 목소리를 높여

발언하기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하워드 슐츠 SNS)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흑인 인종 차별 논란이 일자

직접 나서서 사과하고, 


하루 동안 미국 내 매장

8천여 곳의 문을 닫고

인종 차별 예방 교육을 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보였습니다.


또한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온 행동과 언어가

사람들에게 그걸 그대로 따라 해도 된다는

면허를 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이민자와 타 인종을 배척하는 노선에 선

트럼프 정부에 반대하는 발언을 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2018년 6월 두 번째 은퇴를 한 그는

2020년 미국 대권 도전을 고려 중이라고

방송에서 공식적으로 밝혔는데요,


모든 사람들이 성공을 함께 나눠야

진정한 성공이라고 믿는 그가,


휴머니즘 정신을 바탕으로

커피 대통령에서 미국 대통령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저서 『From the Ground UP』을 내고 사실상 대권 행보를 보이고 있는 하워드 슐츠 ⓒ하워드 슐츠 SNS)


"Believe in your dreams and dream big"


당신의 꿈을 믿으세요. 

그리고 큰 꿈을 꾸세요.


-하워드 슐츠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고품격 커피와 공간, 그리고 회사를 만든

인본주의 철학을 가진 하워드 슐츠.


오늘 살펴본 그의 성공 비결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① 꿈을 믿고 긍정적으로 행동한 태도

② '사람'을 중시한 휴머니즘에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요즘 시대에는

다소 빛이 바랜 가치이지만,


언젠가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지 모르는

하워드 슐츠의 가치를

우리의 일상에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Don’t be a bystander 구경꾼이 되지 마세요' 슐츠 회장의 메시지 ⓒ하워드 슐츠 SNS)



*참고자료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김영사

『온워드』 하워드 슐츠, 조앤 고든, 에이트 포인트

스타벅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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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박지은

국제경제에 관심많은 경제학도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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