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시사경제상식 #투자전망 #주식투자
By 김경필 2020.07.13
지난 이야기에서
세계 경제의 흐름 2가지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오늘은 예고된 것처럼
주식 시장의 흐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코로나19로 기업 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될 것이라는 공포로
전 세계 주가는
올해 3월 대폭락을 경험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2,200대에서
3월 19일 1,458까지
무려 33.7%가 하락했고,
미국의 다우존스 지수는 29,300대에서
3월 23일 18,591까지 36.5% 떨어지는
경이적인 하락 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한동안 주가가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L자형 전망과,
일정 기간 지나야만 회복된다는
U자형 회복이 우세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증시는
6월 들어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복귀했습니다.
어떻게 이토록 짧은 기간에
V자 반등이 가능했을까요?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입니다.
불확실성이란 그 변화가 얼마나 될지
도저히 가늠이 안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시장이
불확실성이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그런데 불확실성이
영원한 것은 아닙니다.
주식시장에는 흔히 "확인된 위기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주식처럼
기업의 미래가치가 거래되는 시장에서는,
아무리 나쁜 악재라도
변동성이 어느 정도 확인되면
그것에 곧 적응한다는 뜻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악재도
시간이 흘러 예측 가능한 영역에 접어들고
위기에 적응한 투자자들은
다시 시장에 돌아와 주식을 사는 것이죠.
이때 착각하면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주가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
기업의 미래가치(예상 수익)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분명 코로나19 이전보다
기업의 미래가치는 낮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이전 상태를 회복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투자자가 미래수익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투자자가
미래에 주어질 보상을 위해
현재의 투자금(현재주가)을 늘렸다는
말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매년 1주당 5달러를 벌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 있는데,
이 기업 주가가 코로나19 이전에는
60달러(72,000원)였다고 칩시다.
투자자가 이 주식을 60달러에 샀다는 건
원금 60달러를 투자해
연간 5달러 정도의 주가 상승을
기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때 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은
8.3%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시장이 공포에 휩싸이고
이 기업의 예상 미래가치는
3달러로 낮아지고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업은 단시간 내에
코로나19 이전의 상태인
주가 60달러를 회복했습니다.
경기 위축으로
1주당 3달러밖에 벌지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변동성에 적응하고
8.3%였던 기대수익률을
5%까지 크게 낮춘 것입니다.
왜일까요?
왜 투자자들은 이렇게 쉽게
기대수익률을 낮췄을까요?
경제 위기란
기업에게만 닥치는 위기가 아닙니다.
경제 위기라는 것은 주식뿐 아니라
안전하다고 통하는
은행 예적금 금리에도 영향을 줍니다.
금리가 낮아서
돈을 벌 미래가치가 낮아지는 것이죠.
과거와 동일한 이자를 받으려면
더 많은 원금을 예금해야 합니다.
즉, 과거와 동일한 보상을 위해
더 많은 원금을 내야 하기는
주식이나 예적금이나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사업을 한다 해도 상황은 같습니다.
지금 어떤 사업을 벌인다고 해도
초저성장을 피해가기 어렵죠.
이처럼 저금리와 저성장으로 대표되는
경제 위기는
모든 자산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금이든 사업이든 주식이든
기대수익률이 낮아지고
지금의 투자자자들은 이런 상황을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최근의 주가는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좋아져서
회복된 것이 아니라,
기대치는 낮아지고
현재의 비용은 높아졌다고 해석하는 게
합당할 것입니다.
둘째, 엄청나게 늘어난
슈퍼 유동성이 주가 반등에 기여했습니다.
코로나19로 멈춰 선 경제를 살리려고
미국·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 정부가
전시 상황에 맞먹는 돈 풀기에 돌입했습니다.
소비·생산·고용을 살리기 위한
파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이런 통화정책이 좀처럼 약발이 없자
정부가 직접 돈을 푸는
가계·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시작했죠.
*통화정책: 금리 등을 조절해 통화 양을 늘리거나
줄임으로써 경제활동 수준을 조절하는 정책.
*재정정책: 정부 지출, 세금 등을 활용해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
우리나라도 사상 최대 규모의
슈퍼 예산인 512조 원을 책정한 것에 더해,
추가경정예산으로
1차 11조7,000억 원, 2차 12조2,000억 원,
3차 35조3,000억 원에 이르는
엄청난 돈을 시중에 풀기로 했죠.
미국은 3조 달러(약 3,000조 원)가 넘는
지원책을 쏟아 냈고,
영국은 재정 지출을
500억 파운드(약 75조 원)로 확대했으며,
프랑스도 450억 유로(약 62조 원)를
재난 지원금으로 투입합니다.
일본도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지원했던
1인당 1만2,000엔(총 2조엔·약 23조 원)을
넘어서는 초특급 재난 지원금 배포하는 등.
전 세계가 유례없는 돈 풀기에 들어가
글로벌 통화량은 그 전에 비해
최소 30%가 증가할 전망입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런 여러 나라들의 재정정책 확대를 빗대어,
"여러 나라들이 경제 위기 앞에
일제히 재정의 수도꼭지를 틀어댄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풍부한 유동성은 주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리기에 충분합니다.
참고로 단기적으로
주가가 통화량과 동행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시장에서 어떤 상품의 가격이
반드시 내재가치에 머물지 않고
소득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1980년대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은
500원 정도였는데요,
2020년 현재는 평균 6,000원입니다.
35년 전에 비해
12배 비싸졌죠.
짜장면 가격이 올라간 이유는
짜장면 수요가 12배 증가해서가 아닙니다.
그보다 짜장면을 사 먹는 이들의
소득이 증가한 영향이 큽니다.
1980년대 짜장면을 사 먹는 사람들
월급의 평균이 20만 원이었다면
지금 짜장면을 사 먹는 사람들
월급 평균은 300만 원으로,
즉, 짜장면의 가치가
짜장면 자체에 있기도 하지만
시중에 흘러다니는 돈의 양에 의해서도
결정될 수 있는 것입니다.
소득이 오르고 시장에 흐르는 돈이 많다고
가격이 무한정 오르지는 않겠지만
상품, 서비스, 재화의 가격이
통화량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런 풍부한 유동성은
작은 이슈에도 주식시장과 같은
투기적인 금융시장에서
단기적으로 잦은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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