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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에 속지 말자 ? 신종자본증권

By 이창현 2017.04.08




모두 아시겠지만

개인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연 소득 및 재산 상황대출여부 등

재무 상태에 대한 심사를 거쳐

대출 승인 여부이자율등이 결정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업도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신용도에 대한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개인이 원천징수영수증 및 급여대장,

급여계좌 등을 증빙으로 제출한다면

기업은 재무상태표 등 재무제표가

신용을 나타내는 기초자료가 됩니다.

 

부채를 자본(or 자산)으로 나누어 도출하는

부채비율은 기업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재무비율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통 부채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기업은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 경우 은행으로부터 대출 승인이

허락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신용평가의 척도로 사용되는

부채비율에도 사실 큰 허점이 있습니다.

 

바로 사채를 발행하고도 부채로 계상되지

않는 경우인데요지금부터 이에 대해

상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구채란 무엇인가

 

영구채(Perpetual bond)는만기가 없이

일정 이자만 지급하는 채권으로서

초대형 프로젝트 등 장기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할 때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보통 일반적인 사채는

발행자의 재무제표에 부채로 계상되나

영구채는 원금 상환 의무가 없다는 점,

일반 채권보다 후순위라는 점 등을 이유로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고있습니다.

*재무상태표에 신종자본증권으로 표기

 

따라서영구채를 발행하는기업은

사채를 발행했음에도 오히려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기이한현상을 보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부채가 40자본이 60원인

기업이 영구채를 40원 신규발행하게 되면

부채비율(부채/자본) 67%에서 40%

낮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이 기업이 동일한 금액만큼

영구채가 아닌 일반 회사채를 발행했다면

부채비율은 133%로 급격히상승합니다.

 

원금 상환 의무가 없다는 점과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독특한 매력덕분에

국내에서도 영구채를 발행하는 기업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은

자연스레 영구채 발행에 강한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영구채는 부채로 계상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자본으로 보기도 힘든

애매한 성격 때문에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영구채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논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구채왜 문제가 되는가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는 국내 최초로

5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습니다.

 

다음은 영구채 발행 당시 국내언론에

언급된 기사를 요약한 내역입니다.

 

기사 요약(1) 2012.10.08

신종자본증권은 30년 만기로 연장하므로

사실상 만기가 없는영구채권이다.

 

따라서 원금 상환에대한 압박이 적으며,

자본으로 인식됨에 따라부채비율 감소 등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있다.

 

기사 발췌(2) 2012.10.07

기업은 장기 자금조달을 통해

재무적 안정을 꾀할수 있으며,

 

기존의 회사채와는 성격이완전히 달라

·수신 업무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영구채를 발행할 당시

일부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부채라는 점과

Step-up* 조항 때문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지만,


*Step-up: 일정 기간 내에 상환하지 않으면

금리가 오르는 조항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5년 뒤 5% 상승, 7년 뒤 2% 추가 상승함.

 

대부분은 만기가 없으므로 원금 상환의

의무가 없다는 점과 발행 초기 금리가

높지 않다는 점회계상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등 여·수신업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자금조달이라는 점에

더욱 주목하였습니다.

 

이제 국내에 영구채 발행이 시작된 후

5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올해부터

두산인프라코어를 시작으로 국내 대기업의

영구채 조기상환 시기가 도래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영구채를 조기 상환 하지 않으면

Step-up 조항으로인해 금리가 상승하므로

영구채 발행기업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현재영구채 금리는

3%대이지만올해 9월까지 미상환하면

금리는 8%대로 껑충 뛰게됩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매년 1,000억 원이상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할 만큼 재무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

지금보다 금리가 2배이상 상승한다면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될 전망입니다.

 

 

영구채 발행 기업모두안전한가

 

그렇다면 지금부터 영구채 발행 기업의

재무 상태를 파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됨에 따라

겉으로 보기에는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갖춘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를 줍니다.

 

영구채 발행 기업의 재무 구조는

단순히 부채비율을 검토하기보다는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을 확인함으로써

회사의 영구채 조기 상환 가능성 여부 및

금리 상승 후에도 늘어나는 이자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2017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상선,

2018년에는 SK텔레콤 및 포스코 등이

영구채 조기상환 시기를 맞이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 영구채 발행 기업의

재무 상황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므로

영구채의 이자는 배당으로 회계 처리됨

(자본변동표 내 신종자본증권의 배당 항목)

 

예시로 든 4개 회사의

영업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살펴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거의 유사하며,

현대상선, SK텔레콤포스코는

금액적 차이가 다소 있습니다.

 

그러나 영업이익 대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더 크기 때문에

재무제표 신뢰성에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손익계산서는 현금주의가 아닌

발생주의로 작성되므로

현금의 유입이 없어도

매출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실기업이

재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허위의 매출을 인식할 경우,

 

손익계산서의 영업이익이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현금흐름보다 

과도하게 커지게 됩니다.

(ex. 대우조선해양)

 

다시 돌아와서,

4개 회사의 재무 상황을 보면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상선은

영구채의 조기 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SK텔레콤과 포스코는 큰 무리 없이

영구채를 조기 상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https://cidermics.com/contents/detail/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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