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거시경제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By 토스뱅크 2022.07.26
저는 살면서 한 번도 경기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작은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도 30대부터 탈모를 겪으며 항상 스트레스를 받으셨고,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나오는 정·재계 인사들을 포함해 각종 뉴스에서는 늘 크고 작은 이유로 앞으로 한국 경제가 쉽지 않을 거라는 보도를 쏟아냈어요.
실제로 지난 10년간 한국 증시를 살펴보면, 거침없이 성장해 온 미국에 비해 제자리걸음을 한 기간이 길었어요. 한국 경제는 식물인간이 아니냐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있었죠.
미국은 한국과 상황이 조금 달라요. 그 유명했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겪고도 세계에서 가장 크고 탄탄한 미국 경제는 빠르게 회복했습니다. 특히, 지난 10년 간의 주가 상승 그래프를 보면 참 아름답죠. 2020년 초 코로나로 인한 충격에도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고요. 박스권 안에서 갇혀 있는 한국 시장과 확연히 다르죠.
하지만 최근에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의 미국 GDP 전망치를 보고 미국에도 확실히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예측했어요. 애틀란타 연준은 2022년 1분기 미국 GDP는 -1.6% 하락했다고 발표했고, 2분기에도 -1.0%를 전망했는데요.
그동안 애틀란타 연준의 GDP 나우가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거의 확실하게 경기 침체가 왔거든요. 가장 가장 최근에 GDP가 연속으로 하락한 시기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질병인 코로나19가 발생한 시점이에요.
누군가는 이렇게 묻습니다. 2020년에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경기 위기라고 난리더니 몇 달도 지나지 않아 빠르게 극복하지 않았느냐고요. 오히려 지금 주식을 비롯한 자산 가격이 떨어졌으니 줍줍! 할 타이밍이 아니냐고 말이죠.
장기적으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닐 수 있지만, 이번에 한국 경제는 단기간에 가파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예측이 많아요. 미국 연준은 미국 물가가 안정되는 시점에 금리 인상을 멈추고 자국 경제 성장에 큰 타격이 오지 않도록 통화 정책을 조절하겠지만, 한국 경제는 이미 크게 영향을 받고 있거든요.
1. 경기 침체의 원인이 달라요! 급성 VS 만성
2020년 시장 충격은 Acute(급성)이고 2022년의 경제 침체는 Chromic(만성)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은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생긴 일이지만, 지금의 침체는 여러 요인이 누적되어 생긴 일이에요.
기후 변화로 인한 곡물 가격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심화, 이로 인한 생활 물가 상승까지. 복합적인 요소들이 엮여 있어서 짧은 시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2. 경기 침체, 문제는 심리야! 기대 VS 불안
2020년에는 코로나19만 진정되면 경기가 회복할 거라는 심리적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금리 인상 기조와 전쟁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겹쳐 사람들의 심리적 불안이 커지고 있어요.
치솟는 금리와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율 급등으로 가뜩이나 투자 심리는 한껏 위축되었는데,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 식량 수급 문제로 인플레이션은 심해지고 있어요. 금리가 오르면, 물가라도 잡혀야 하는데. 지금 물가는 이미 오를대로 오르고, 경기는 나빠지는 스테그플레이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3. 경기 침체, 금리 영향이 가장 크죠! 저금리 VS 고금리
가장 중요한 차이는 바로 금리예요. 2020년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금리를 계속해서 낮췄어요. 하지만 지금은 시장에 너무 많이 풀린 돈을 회수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죠. 역사적으로 금리를 크게 올린 뒤에는 꼭 경기가 나빠졌어요.
특히 1980년대 이후, 1981년, 1994년, 2004년, 2014년 이렇게 총 4번 금리를 크게 올렸어요. 그리고 마치 수학 공식처럼 금리 인상 후에는 꼭 경기 침체가 왔죠. 아래 그래프의 회색 구간이 그 암울한 시기를 나타내요.
4번의 금리 인상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게 바로 IMF입니다. 1994년 금리 인상의 여파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들의 경제가 크게 흔들렸죠. 기업이 도산하고, 고용 시장이 붕괴하며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던 시절. 가능성은 작지만 최악의 경우, 교과서에만 보던 일을 다시 겪게 될지도 모르죠.
특히 이번 금리 인상은 아주 빠를 것으로 예상돼요. 과거 4번의 금리 인상 기울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예측이 있습니다. 현재 1.5%~1.75%인 미국 기준 금리가 올해 연말까지 3.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요. 이로 인한 후폭풍이 얼마나 거셀지 짐작하기 어려워요.
지난 6월 미국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도 이런 우려를 인정했어요. 공식적으로 “금리 인상 여파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존재한다” 라는 의견을 밝혔거든요.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하던 2021년까지는 “현금 가지고 있으면 바보” 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순식간에 상황이 변했어요. 앞으로 다가올 어려운 시기를 견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가 가진 현금을 안전하게 지키는 거에요.
내 돈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이고 쉬운 방법 : 예산 짜고 맞춰 쓰기
보통 사람이 현금을 통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은 “예산 짜고 소비 통제 훈련하기” 입니다. 소비를 목적별로 나누고 미리 예산을 책정하는 거예요. 그리고, 쓰고 싶어도 더 쓰지 못하도록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쓰는 훈련을 하는 거죠.
1. 항목은 최대한 세부적으로
지출을 세부적으로 나눌수록 예산 관리가 쉬워져요. 고정 지출(대출 원리금, 보험료, 주거비, 관리비, 통신비 등)과 변동 지출(식비, 친목/문화생활비, 의류비, 교통비 등)을 먼저 나눠주세요.
2. 금액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고정 지출은 단기적으로 조정하기 어려우니 변동 지출부터 예산을 짜볼까요. 예를 들어, 월급이 300만 원이라면 이렇게 예산을 짤 수 있겠죠. 커피, 디저트를 포함한 식비는 소득의 13%인 39만 원, 영화 관람 등을 포함한 문화생활비는 8% 24만 원, 교통비는 4%인 12만 원, 미용이나 의류비로 5%인 15만 원. 이외의 돈은 모두 손댈 수 없게 분리해두세요.
3. 훈련은 체크카드로 철저하게
점점 온라인 결제 비중이 많아지고, 오프라인에서도 현금 없는 매장이 많아지다 보니 현실적으로 현금 쓰기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대신 요즘은 체크카드를 쓰면 돈이 잔고에서 사라지는 게 실시간으로 보이고 알림도 오니 자연스럽게 돈을 덜 쓰게 돼요. 현금 쓰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죠.
게다가 체크카드는 소득 공제율이 신용카드의 두 배인 30%라 세금 혜택도 챙길 수 있고, 요즘 나오는 체크카드는 연회비도 없는 데다 신용카드 못지않은 캐시백 혜택까지 쏠쏠해요. 미리 짠 예산에 맞춰 쓰면 오히려 잔고가 늘어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요.
위기는 자주 오지만, 그래도 방법은 늘 있습니다. 심상치 않은 이번 경기 침체, 예산을 짜서 현금을 관리하는 훈련을 하며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해보세요.
이 아티클은 7월 25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댓글 1
경기 침체 구간에 알뜰하게 잘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