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유라 2019.01.31
이젠 휴대폰 기계 따로,
통신 요금 따로!
우리나라에서 휴대폰을 사려면
주로 통신사를 방문해야 했습니다.
삼성 갤럭시폰을 사기 위해
삼성전자 매장을 가는 게 아니라
KT, SKT, LGU+ 등의
통신사 매장에 가서,
통신사에서 출시한 단말기를 사고
해당 통신사의 요금제에 가입하는 게
보통이었습니다.
원하는 기계를 사서 통신 요금제는
따로 가입하는 TV와 전혀 달랐죠.
그런데 올해부터는 휴대폰도
TV처럼 기계 따로, 통신사 따로
가입하는 문화가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이하 통신 3사)가 출시하는
모든 휴대폰 단말기를 자급제로
판매할 수 있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단말기 자급제란?
: 이용자가 단말기를 스스로 구입하고
희망하는 통신사와 요금제를 따로
선택하여 이용하는 제도.
(ⓒ이동통신 단말기 자급제)
초라했던
한국의 단말기 자급제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에 따르면,
한국 휴대폰 시장 내 자급제폰의 비율은
2017년 기준 8%에 불과했습니다.
같은 해 중국의 자급제폰 비율이
72%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죠.
사실 단말기 자급제는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서비스 이용의 질을 높이기 위해
2012년 5월부터 시행되었는데요,
자급제폰을 사용할 경우 통신사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자급제폰 시장의 성장세는
아주 미미했습니다.
2년 전부터 자급제폰 이용자를 위해
통신 요금을 할인해주는 정책을 펴면서
자급제폰 시장도 활기를 띠는 듯했으나,
작년에 추진된 완전 자급제가
통신사 대리점의 반대로
무산되는 등 난항을 겪기도 했습니다.
(참조-휴대전화 요금은 25% 할인받게 되었지만...)
불꽃 튀는 자급제폰 시장,
네이버까지 가세
하지만 이제 정부가 나서서
자급제 휴대폰 모델을 20종 이상으로 늘리고,
10만 원대의 저렴한 스마트폰을
자급제로 출시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 방안'을 시행하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졌는데요,
그만큼 자급제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지난 15일 네이버가
자사의 쇼핑 중계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에
휴대폰 카테고리를 정식 신설하면서,
자급제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네이버 쇼핑은 네이버페이 거래액만
연간 5조 원에 달할 정도로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판매자로부터 결제 수수료만 받기 때문에
자급제폰 판매자들이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네이버쇼핑)
네이버의 시장 진입 소식을 듣고
자급제폰 시장의 기존 참여 업체인
11번가, 지마켓, 옥션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1번가는 지난해 10월
'휴대폰샵'이라는 카테고리를 신설하여,
착한텔레콤과 프리미엄 중고폰을
최대 30% 할인하여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제조사별 프리피엄 모델 수량을
더 많이 확보하고 중저가의 외국산
스마트폰 종류도 늘릴 예정이라고 하네요.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며
온라인 상거래 시장의 선두를 달리는
이베이코리아 역시,
분리되어있던 지마켓과 옥션의
휴대폰 담당팀을 하나로 통합하고,
화웨이, 팬택 등과 제휴해
예약판매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사업 전략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지마켓)
자급제폰, 환영합니다
: 찬성 측
이렇게 자급제폰 유통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의견도 갈리고 있습니다.
일단, 소비자는 자급제폰 시장의 확대를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LG, 삼성, 애플 등 대형 제조사의 제품은
국내 휴대폰 단말기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단말기 소비자가
대형 제조사 제품만을 공급하는
통신사 대리점에서 구매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단말기 자급제로 인해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면,
대형 제조사가 독과점하던 단말기 시장에
다양한 제조 업체가 뛰어들어
자연스레 가격 경쟁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는 가격 인하로 이어지고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이익으로 돌아오겠죠.
또한, 통신 3사는 이용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으로
연간 약 8조 원을 쓰고 있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8)
자급제를 통해 마케팅 비용이 축소된다면
소비자의 통신요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는 바도 있습니다.
통신 요금 규제로
골치 아파하던 정부로서는,
자급제폰 시장도 활성화하면서
유통채널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통신 요금 인하를 유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죠.
자급제폰, 걱정됩니다
: 반대 측
그러나 단말기 자급제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습니다.
① 첫 번째로 중소 유통판매점이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만약 자급제가 완전히 도입되면
중소 판매점은 설 자리를 잃게 되고,
유통시장이 통신사의 자회사나
온라인 유통업체와 같은
대형 판매점 위주로 형성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 관계자는
자급제의 법제화가 완전히 이루어지면
"기존의 유통업계 일자리 7만여 개를
잃게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출처 : [자급제폰 시장 날개 다나?] 결제 수수료만 받는 네이버도 뛰어들어) 중앙시사매거진
② 두 번째는 자급제폰이 늘어난다고 해도
단말기 가격이 낮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더라도
통신비가 내려갈 것이라는
믿을 만한 통계가 아직 없고,
오히려 고객들의 불편만
가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동통신사 관계자 측은
"지난해 완전 자급제 도입이
사실상 무산됐고,
부분 자급제가 활성화된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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