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스트

경제학자들은 무엇을 선물할까?

By 사이다경제 2018.12.18




경제학자가 말하는 '크리스마스'


2018년이 거의 다 끝나가고

크리스마스도 어느새

1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캐럴 음악과

크리스마스 장식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큰 힘이 되고 있는데요, 


모두가 행복해야 할 성탄절이지만

고민도 많아집니다.




바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선물을 줄까 하는 문제 때문이죠. 


그 사람이 가장 필요로 하고

갖고 싶은 것을 선물해주는 것이 

가장 좋을 텐데, 


일종의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보의 비대칭

: 경제 행위의 과정에서 거래당사자들이

가진 정보의 양이 서로 다른 경우를 말한다.

(출처: 한경 경제용어사전)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선물을 고르고

선물을 건네주며 행복을 나누는데요,


이렇게 선물을 주고받는 아름다운 행위를

경제학 관점으로 바라보면 어떨까요?





크리스마스 때문에

130억 달러의 손실이 난다?


안타깝지만 학문적인 관점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은

그다지 경제적이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선물을

주는 사람이 생각하는 가치와 

받는 사람이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스크루지 경제학]의 저자 

조엘 월드포겔 예일대 교수가 

1993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선물을 받은 사람들은 그 선물의 가치를 

실제 선물을 사는 데 들어간 비용의

최대 33%까지 평가한다고 합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선물 받는 사람이 가장 필요로 하고

갖고 싶은 게 뭔지 모르는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큰 마음을 먹고

30만 원의 선물을 사서 주더라도

받는 사람은 그 선물의 가치를

20만 원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죠.


경제학의 관점에서는 

비효율도 이런 비효율이 없습니다.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월드포겔 교수는 크리스마스 기간에만

무려 40억 달러에서 130억 달러의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고, 


일각에서는 이런 선물이

자원낭비는 물론 환경오염까지다고

심화시킨다고 주장합니다.



(조엘 월드포겔 교수의 [스크루지 경제학:당신이 기념일을 위해 선물을 사면 안되는 이유] ⓒ아마존)

 


가장 좋은 선물은 현금? 


과격하지만 틀린 말은 아닌 것이

우리는 종종 필요 없는 선물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예의상 보관하다가

이사를 가거나 집 정리를 할 때

결국 그 선물을 처분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물은

아예 주고받지 말아야 하는 걸까요?  


일부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대안이 있긴 합니다. 


그들은 경제학적으로

가장 좋은 선물이

현금이라고 말하죠.


현금은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 모두에게 

동일한 가치를 갖기 때문입니다. 


사실 매년 이맘때쯤 발표되는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도 언제나 현금입니다.


연령, 성별을 떠나 모든 사람들이

현금을 선호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경제학의 아버지

'맨큐'가 말하는 선물 가치는 달라


그런데 이런 의견과

반대 주장을 하는 경제학자도 있습니다.


[맨큐의 경제학]이라는

경제 교과서로 유명한 미국 경제학자이자

하버드대학 교수 그레고리 맨큐

선물의 가치를 상당히 높게 평가합니다.


그가 제시한 '선물의 신호 이론'에서

맨큐는 선물을 주는 행위를 통해 

긍정적인 메시지 혹은 사랑의 메시지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래고리 맨큐 교수 ⓒThe Harvard Crimson) 


상대가 무엇을 좋아할지 고민하는

정서적인 수고스러움

긍정적 메시지로 받는 사람에게 전달되며,


그래서 감사나 사랑을 표시할 경우 

말로만 하지 말고

선물을 사는 데 비용을 투자함으로써

신뢰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죠.


이때 선물은 아무나 줄 수 없는

선물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는 

경제학적으로는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사실 경제적 가치보다

더 큰 사회적 후생과 함의

들어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후생(厚生)

:사람들의 생활을 넉넉하고 윤택하게 하는 일.





경제학자는 무엇을 선물할까?


그렇다면 '현금'이 제일 경제적인

선물이라고 말하는

경제학자들은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에

어떤 선물을 할까요?


경제학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지만, 


행동경제학에서 보듯이

사람이 항상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만 행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출처: 행동경제학이란?)


미국의 경제 잡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고의 선물이 현금이라고 주장하는 

경제학자 54명에게 물어봤더니

사랑하는 사람에게 정말

현금을 준 사람은 단 3명뿐이었습니다.


나머지 51명의 경제학자

시간과 노력을 들여

선물을 샀다고 합니다.


늘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만 할 것 같은

경제학자들도 이론적으로는

현금이 낫다고 말했지만,


정작 실생활에서는 선물에 담긴

경제학 이상의 가치를 인정한 것입니다.


('Priceless' 가격을 매길 수 없는 것도 있다. ⓒ마스터카드)


이제 정말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맨큐의 '선물의 신호 이론'에 입각해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선물을 

고민해보면 어떨까요? 


다만, 경제적 사고에 관심이 많은 우리는

조금은 더 경제학적으로 접근해서

서로 터놓고 어떤 선물을 주고 받을지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러면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고

서로 정말 갖고 싶었던 선물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https://cidermics.com/contents/detail/1685

저작권자 ©(주)사이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에디터

에디터의 다른글

댓글 0


댓글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