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유라 2017.12.27
여러분은 혹시 2시간 가까이
비누를 깎고 있거나
흙길을 자박자박 걸어가는 소리만 나오는
영상을 본적이 있으신가요?
이런 영상을 ASMR이라고 부르는데요,
최근 이 ASMR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ASMR 관련 유튜브 영상이 지난해에만
4백만 개에서 7백만 개까지 급증했다고 하죠.
그런데 과연
ASMR이란 무엇일까요?
요즘 대세라는 ASMR이란?
자율 감각 쾌락 반응(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을 뜻하는 ASMR은,
인간의 오감 중 미각을 제외한 4가지 감각
즉 시각, 청각, 촉각, 후각,
그 외 인지적 자극에 의해 얻어지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 등의
감각적 경험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흔히 ASMR이라고 하면 불면증에 좋다는
자연의 소리를 연상하는데,
사실 ASMR은 소리 그 자체가 아니라
소리를 통해 얻으려고 하는
심리적 안정감인 것이죠.
사람들이 ASMR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바람이 부는 소리나 파도 소리,
연필로 사각사각 글씨를 쓰는 소리,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은
ASMR 트리거(trigger)라고 합니다.
엄밀히 말해서 ASMR과 ASMR 트리거는
다른 개념이지만 ASMR을 유도하는
백색 소음을 담은 영상들이
유튜브를 통해 퍼지면서,
ASMR을 경험하게 하는 트리거를
그냥 ASMR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팟캐스트나 유튜브 등에
ASMR을 검색하면 관련 영상을
쉽게 접할 수가 있죠.
ASMR의 효과
하지만 이렇게 특정 자극을 받으면
마음이 안정되는 현상이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닙니다.
2008년 미국의 한 온라인 그룹에서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좋은 기분'
(the Good Feeling No One Can Explain)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해서 여러 이름을 붙이다가
ASMR 연구 단체를 설립한
제니퍼 엘런이란 팟캐스트 진행자가
여러 단어를 조합해서
ASMR이라는 말을 새롭게 만든 것입니다.
(ASMR 영상을 녹음하는 모습. 귀 모양 마이크에 실제로 면봉을 넣어서 소리를 내고 있다. ⓒASMR 전문 유튜버 rappeler 하쁠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ASMR은
유튜브와 팟캐스트 등을 기반으로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영상으로
급속히 퍼져가고 있습니다.
한 인기 ASMR 유튜버에 따르면
구독자들은 해당 영상을 보고,
'편안하다', '마음이 안정된다'
'숙면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광고업계의 ASMR 마케팅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광고업계에서도 ASMR 효과를 노린
ASMR 마케팅을 도입하는 추세입니다.
소리를 크게 강화하거나
소리만 들려주는 콘셉트의 광고들이
여럿 등장하고 있죠.
예를 들어 한 자연주의 화장품 광고에서는
자연의 소리와 화장품을 바르는 소리만을
극대화한 뷰티 광고를 만들었고,
라면 광고와 크래커 광고에서는
라면을 '후루룩~' 맛깔스럽게 먹는 소리와
과자를 바스락거리는 소리로만
광고 시간을 꽉 채웠다고 합니다.
*이어폰을 끼고 들어보세요!
예전에 소리는 단순히
제품 홍보의 '보조적 역할'에만 머물렀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짧은 광고 시간
전체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된 것입니다.
소리의 '각인' 효과
이렇게 특정 소리를 부각시킨
광고업계의 최신 트렌드 소리 마케팅은
앞으로도 점차 늘어갈 전망인데요,
앞서 말한 것처럼 ASMR이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소리' 자체에 특별한 힘이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증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소리공학 전문가 유명한
숭실대학교 배명진 교수에 따르면
소리라는 감각이 인간에게 주는
각인 또는 암시 효과가 뛰어나다고 합니다.
(ⓒSBS)
즉, 뇌리에 깊이 남길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죠.
ASMR이 심리적 안정을 주는 것은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지만,
광고에서 소리를 활용했을 때
더 큰 인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신빙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극적인 콘텐츠들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음의 안정을 내세워
퍼지기 시작한 ASMR과 소리 마케팅,
그 근거와 효과에 대한 의견은 분분해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이제는 위로와 휴식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비단 소리가 아니어도
마음을 위로하고 평안을 주는
마케팅 그리고 콘텐츠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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