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스트

'윔블던 효과'란 무슨 뜻일까?

By 이상혁 2017.07.12




윔블던의 경제학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이하 '윔블던')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테니스 대회로 테니스 종주국 영국에서

여름마다 개최됩니다.


올해는 지난 7월 3일부터 시작해

이번 주 16일까지

약 2주에 걸쳐 진행되는데요,


대회가 절정에 가까워지면서

그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하나인 윔블던은 경제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대회인데요,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 윔블던, 프랑스오픈, 호주오픈, US오픈

이 4개 대회 우승을 모두 차지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때문에 4개 대회를 두고

'세계 4대 그랜드슬램 대회'라고도 부른다.


그 이유는 바로 '윔블던 효과'라는

경제 용어 때문입니다.



윔블던 효과(Wimbledon effect)란?


윔블던 효과란 용어를 이해하려면

우선 윔블던의 성격을 알아야 합니다.


세계 최고(古)의 대회이자

가장 권위 있는 대회인 윔블던은

매년 런던 교외에 위치

'윔블던'에서 개최됩니다. 


그런데 영국에서 열리는 대회임에도

정작 영국 선수들이 윔블던에서

우승하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초기에는 영국인들만 참여한 대회였지만

1968년 외국 선수들에게 개방되면서

점점 외국 선수들이 우승하는 일이

더 많아진 것이죠.


그나마 최근에는 우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앤디 머레이라는 영국 선수가

2013년 윔블던 단식에서 승리했는데요,


이는 무려 77년 만에 영국인이

윔블던 트로피를 차지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2016년에 또 한 번 윔블던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2017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작위(Knight Bachelor)를 받았습니다.



(앤디 머레이 Ⓒwimbledon)


그렇다면 경제학에서 말하는

윔블던 효과라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윔블던 효과라는 경제 용어는

긍정적인 해석과 부정적인 해석

두 가지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이 말이 처음 쓰인 것은

1986년 영국이 자국 금융 시장

해외에 개방하던 때입니다.


당시 영국의 '대처 정부'는

세계 금융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되찾기 위해

외국 금융 회사의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등

대규모 규제 완화 조치를 단행했는데요,


이때 외국의 대형 금융사들이

영국에 대거 진출했고

이들은 자생력이 약한 영국 회사들을

무서운 속도로 합병해나갔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외국 자본

영국 금융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죠. 


이렇게 영국 금융 시장에서

외국 회사들의 영향력이 더 세진 것을 두고,


영국에서 열리지만 영국 선수보다

외국 선수들이 더 많이 우승하는

윔블던과 비슷하다고 하여

윔블던 효과라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윔블던 효과가

처음 경제학적으로 사용되었을 때는

외국 자본이 국내 시장을 지배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금융 시장 개방을 통해 들어온 외국 자본과

국내 기업 간의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자국 회사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때문에 요즘 윔블던 효과라는 용어는

시장 개방을 통한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인 의미로도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제학 용어로까지 활용될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 윔블던에는

올해도 많은 유명 선수들이 참가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디펜딩 챔피언(전년도 우승자)인

앤디 머레이를 비롯해

프랑스 오픈 10회 우승자인 라파엘 나달,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그리고 이 3명과 함께 빅4로 불리는

세르비아 출신의 노박 조코비치 등

전설의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열띤 승부를 벌이고 있죠.



윔블던은 패자에게 후하고

승자에게 인색하다?


윔블던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회전에만 출전해도

3만5,000파운드(약 5,200만 원)을 

선수들에게 지급합니다. 


이는 상당히 후한 금액인데요,

영국의 일간지인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4대 메이저 대회 중 1회전 탈락자에게

가장 많은 돈을 주는 대회

윔블던이라고 합니다.


다른 4대 메이저 대회를 보면

호주 오픈은 1회전 탈락자에게 

3만 파운드(약 4,500만 원)를,

프랑스 오픈은 2만9,6000파운드

(약 4,400만 원)를 주며,


US 오픈은 아직 올해 상금 규모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엔 3만2,500파운드(약 4800만 원)를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윔블던은 1회전 탈락자에게는

가장 많은 상금을 주는 반면

챔피언에게는 상대적으로 인색합니다. 


윔블던 챔피언이 거머쥐는 상금은

220만 파운드(약 32억7,600만 원)로

4개 메이저 대회의 상금과 비교하면

그리 크지 않은 금액입니다.


US 오픈의 우승 상금은 지난해에만

265만 파운드(약 39억 4,600만 원)였고,

올해 호주 오픈프랑스 오픈

각각 224만 파운드(약 33억 3,500만 원) 

180만 파운드(약 26억 8,000만 원)였죠.



1회전 탈락자에게

상금을 많이 주는 이유!


윔블던에서 1회전 탈락자에게

많은 상금을 챙겨주는 이유는

테니스 저변 확대를 위해서입니다. 

 

챔피언에게 많은 금액을 몰아주기보다

모든 참가자들에게 상금을 골고루 나눠주어

더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죠.


윔블던을 주최하는 올잉글랜드클럽의

필름 브룩 위원장은

"우리는 윔블던이 중요한 리더십

발휘하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윔블던과 테니스의 미래를 위해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렇게 윔블던은 가장 오래된

메이저 대회로서 테니스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테니스 사업 전체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한국 테니스의 간판 스타 정현 선수는

이번 윔블던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세계 랭킹 54위인 정현 선수는

윔블던에 출전할 수는 있었지만

훈련 도중 발목을 다치면서

출전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훗날에는 정현 선수가 윔블던에서 

우승을 함으로써

윔블던 효과라는 경제용어를

다시 한번 증명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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