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목록 >

이제는 똘똘한 아파트 한 채가 답이다.

이은지  |  2020-06-29
댓글 0  |  사이다공감 0  |  조회 78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 월급쟁이 외벌이 아버지는 4식구가 살 집을 떡하니 샀다.  어린 나이에도 집 주인이 되는 기분이란 참 좋은 것이었다. 그땐 내가 살 집을 하나 장만 한다는 것이 쉬운 줄 알았다.  우리 집이 그렇게 잘 산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집을 샀으니까.

이후에는 우리 집이 있는데 굳이 내가 독립을 해야하나? 나도 내 집을 가지고 싶다라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고 살았다. 주택청약 통장은 돈이 좀 쌓이면 해지를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딱히 내 집을 사고 싶은 생각이 강하지 않았으니까...이제야 현실을 좀 알고나니까 왜 그랬지 싶다. 

과거에는 집 값이 싸서 집을 쉽게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때는 그 만큼 소득 수준이 더 낮았다. 집값의 절대가격보다는 그 당시 소득과 함께 비교해봐야 한다. 따라서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이 중요한데,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이란 주택 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수치로, 연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주택 구입까지 걸리는 시간을 나타낸다. 

소득 양극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5년 이후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은 급격하게 상승하였고 평균 13년은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 서울에 좋은 집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10억 이상은 필요하다.  평균 소득으로 10년 빠짝 일한다고 해도 1~2억 모을까 말까인데,,,? 월급 이외에 재태크를 통한 소득벌이가 중요한 이유다. 

이마저도 현재 누리고 있는 여가생활 및 문화생활에 쓰이는 일체의 것을 포기해지 않고서는 집을 살 수 없다. 따라서,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얻을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신중하게 해야한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본 마인드는 여기서 부터 시작한다. 가격과 가치. 

가격은 가치의 결과이다. 내가 10만원 들여서 만들었다고 해도 사는 사람이 없으면 반값이라도 팔아야 한다. 반면 사고자하는 사람이 많다면 10배를 넘게 받고도 팔 수가 있다. 부동산도 똑같다. 집이나 건물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돈은 어차피 비슷하다. 하지만 그 건물이 어떤 환경 속에 있는지에 따라 그 가치는 매우 달라진다. 내가 엄청나게 부자가 아닌 이상 평생에 살 수 있는 집이 한채 이상이 될 리가 없는데, 따라서 어떤 한 채를 살 것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격이 높다고 가치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가치가 있는 것은 가격이 반드시 오른다. 앞으로 무엇이 더 가치 있어지고 무엇이 더 가치 없어질 것인가? 이에 대한 똘똘한 생각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