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스트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26일에 사세요.

By 박동수 2017.12.25


 


왜 메뉴판이 다르지? 


크리스마스 혹은 밸런타인데이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예약해보신 분들은,

 

지난번에 갔을 때와는 사뭇 다른 

가격이 쓰여있는 메뉴판을 보고 놀란 경험이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특별한 기념일마다 자주가던 식당의

가격표가 바뀌는 현상을 두고

우리는 식당 주인의 횡포라고 표현하지만,

 

식당 주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는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당연한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가격의 결정 요소,

수요와 공급


가격을 결정짓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수요자가 사고자 하는 가격과 

공급자가 판매하고자 하는 가격이 만날 때

시장 가격이 결정되고

이를 균형 가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수요 공급 이론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고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이죠.




수요가 많다는 이야기는 곧 

가격을 높여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수요자가 있다는 의미인데요,


이를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식당 주인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매출의 극대화를 위해

평소와는 다른 메뉴를 구성하여

높은 가격으로 음식을 팔 수 있는 것입니다. 


반면 공급의 증가

가격이 하락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저가항공사의 출현으로

제주행 항공권이 많아지면서  

고객들이 낮은 가격으로 제주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된 결과입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케이크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얼마나 극단적으로 바뀔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수요가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보다 비싼 가격의 케이크를 내놔도

상당히 잘 팔리지만, 


크리스마스가 지난 12월 26일부터는 

수요가 급격히 떨어져서

미처 팔리지 못한 케이크들은  

반값 또는 그 이하로 할인 판매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죠. 





생활 속 가격 차별화


이렇게 수요와 공급에 따라  

그리고 시간 또는 대상에 따라

가격을 달리 책정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가격 차별화'라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에 유독 

극단적인 가격 변화가 일어나서 그렇지, 


가격 차별화는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실제론 알게 모르게 우리도

혜택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영화관의 조조할인이나 

KTX 대학생 할인 제도 등이 있습니다.



(ⓒflickr B Rosen)


아무래도 아침 일찍부터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관에서는

절반 가까운 가격으로 할인을 해서라도,

  

오전 시간 여유는 많지만  

영화 가격은 부담스러워하는 고객들을 

극장으로 불러오려고

조조할인을 실시하는 것입니다.

 

또한 코레일에서는 대학생들이

시간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돈의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판단해서

대학생 대상으로 할인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은 가격이 부담될 경우  

기차가 아닌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서

여행 또는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에

할인을 해서라도 이들을 잡으려는

전략을 쓰는 것입니다. 

 


(다양한 할인 제도를 운영 중인 코레일 ©코레일)


이외에도 대량 판매 역시

일종의 가격 차별 전략으로 볼 수 있는데, 


1개의 제품을 사는 사람의 가격과

10개의 제품을 사는 사람의 가격을

다르게 책정해서 판매량을

크게 늘리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가격 차별화 전략은

비단 판매자만의 이익이라고 할 순 없고,


소비자 역시 이를 통해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는

모두에게 이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싸도 잘 팔리네? 


그런데 가격 차별화는

꼭 가격을 낮추는 것만 해당할까요?

반대의 경우도 존재합니다.




수요 곡선에서 볼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는 가격이 높아지면

수요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예외적인 경우

베블런 효과라고 불리는 

과시적 소비를 들 수 있습니다.


미국의 사회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이 주장한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란,


가격이 오르는 데도 불구하고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소스타인 베블런 ⓒ위키피디아)


이런 현상은 주로 상류층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값비싼 물건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데요, 


샤넬 등의 명품 브랜드가 할인을 하지 않고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도

이러한 소비 현상을 노린 전략입니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여  

아무나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들이 얻을 수 있는

소유에 대한 만족도를 극대화한 것이죠.





가격 차별화도 적당히!  


한편 가격 차별화가 지나치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있

평창에서는 인근에 위치한 숙박 업소의  

무리한 가격 인상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올림픽 시즌을 노린 지나친 가격 인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낳아

예약률이 무척 낮다고 합니다.

이른바 바가지 요금의 역풍을 맞은 것이죠. 


이렇듯 적정한 가격 차별화는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이미지 실추 등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평창 숙소 관련 뉴스 ©네이버)  


즉, 

공급자는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적정한 수준의 가격 차별 전략

취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한 소비자들은

이러한 가격 차별 원리를 잘 이해하여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합리적인 가격을  

선택하는 현명함이 필요한 것이죠.



(ⓒhibusiness.ca)


"가격은 우리가 지불 한 금액이고

가치는 우리가 얻는 만족"이라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말처럼, 


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https://cidermics.com/contents/detail/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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