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조석민 2016.11.29
(네이버 '역사교과서' 검색 화면)
국정 역사교과서 소식으로 인해
나라가 뜨겁습니다.
교과서 집필진의 자격에 대해 성토하거나
공개된 집필진 명단이 공유되기도 하고,
이 국정 역사교과서 역시
최근 나라를 뒤덮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의 결과물은 아닌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죠.
다른 교과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비단 역사 교과서에 대해
대중들의 반응이 큰 것은
'역사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말처럼
역사 교육이 중요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데요.
역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이전에 비해 커진 것을 반영하듯
올해는 특히나 역사 영화,
그 중에서도 우리 민족의 아픔의 역사인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돋보였습니다.
일제강점기 영화는 만들기 어려워?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일제강점기가 배경인 영화는 무려 6편,
올해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감안해도
평균 2달에 한 편씩은 개봉했는데요.
(이미지 : 사이다경제)
그 6편의 영화들은
'동주', '귀향', '해어화', '아가씨',
'덕혜옹주', 그리고 '밀정'입니다.
이들은 성적 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는데요.
해어화(48만명)를 제외하면
모두 1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고,
이 중 관객 최고치를 달성한 밀정은
750만 관객을 기록하는 등
꽤나 선방했다고 할 수 있죠.
일제강점기 영화의 신호탄을 쏜 것은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주연의
'암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2015년 7월 개봉한 암살은
1270만 관객을 동원해
역대 한국영화 관객수 6위에 오르며
일제강점기 배경 영화 제작에 불을 붙였습니다.
(참고 : 역대 한국영화 관객수 TOP 10)
사실, 암살 이전까지 일제강점기 배경영화에는
'라디오데이즈', '모던 보이', '기담',
'YMCA야구단', '청연',
그리고 암살보다 1달 먼저 개봉한
박보영 주연의 '경성학교' 등
큰 빛을 본 전례가 거의 없는데, 때문에
충무로에는 '일제 징크스'가 있다는 소문도 있죠.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짧게 요약하자면,
('마루타' 인체실험을 자행한 731부대)
1. 굴욕의 역사이기 때문에
극 중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낭만적으로만 그리다가는
'시대를 소품취급한다'는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무거운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극중 분위기 또한 잘 컨트롤해야 한다)
2. 시대의 모습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손익분기점이높아진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등이 있는데, 한 마디로 잘 만들기가
다른 영화에 비해 참 어렵다는 말이죠.
때문에 러닝타임 내내 '반일주의' 또는
'대한민국 만세'만 외치다 끝나거나,
좋은 시나리오가 있더라도 높은 제작비 덕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데요.
(영화 '암살')
실제로 '암살' 총격씬에서 사용된
샹들리에의 개당 가격이 5천만원이나 했고,
당시 분위기를 구현하기 위한
구식 자동차 구매·대여에 4억원을 투입하는 등
비주얼적 요소에만 35억원을 쏟았다고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드는 이유
영화 평론가 '듀나'는
'한국에서 영화 만드는 사람들에게
일제강점기는 해방구였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일제강점기 영화의 매력을
'현실로부터의 도피'를 꼽습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탈출하고 싶어하거나
모험을 떠나야 하는 주인공에게,
'독립 운동', 혹은 '신분적 차별'이라는
더없이 좋은 구실을 부여하고
조선 본토에서는 식민지인이었지만
중국인, 일본인 행세를 하며 만주벌판을달리는 등,
식민지인인 동시에 세계인일 수 있다는
일종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준다는 것이죠.
(참고 : 한국영화의 '일제강점기' 사용법)
실제로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나
'아가씨', '다찌마와 리' 등의 영화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당시 '억압받던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 그 자체는
스토리의 진행에 있어 있어도 그만, 없어도그만인
부차적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렇다고 아주 허구의 세계로 데려다 놓으려면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따로 필요하니,
그럴 바엔 액션이나 인물의 심리 묘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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