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감자 #경제용어 #재무제표 #유보율 #상장폐지
By 사이다경제 2022.03.03
많은 초보 투자자들이 ‘무상’이니까 좋은 줄 알았다가 한번 당해보고 치를 떠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바로 ‘무상감자’인데요, 저 역시 주식 초보 시절 금호타이어라는 ‘이름’만 보고 투자를 했다가 예상치 못하게 거래 정지 상황을 마주한 적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감자탕’을 먹게 된 것이죠.
*감자: 주식 금액이나 주식 수의 감면 등을 통해 자본금을 줄이는 것
당시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타이어 판매량 톱 5 안에 드는 우량 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부채와 그룹사의 부실로 2009년 12월 워크아웃을 발표합니다.
*워크아웃: Workout. 기업 도산 등을 피하기 위해 채무자와 채권자가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행위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이미 한 차례 폭락했던 금호타이어의 주가는 워크아웃 발표로 바닥을 뚫고 더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2007년 1주당 5만 원(감자 전 기준 15만 원) 수준에서 2010년 1월 9,000원(감자 전 기준 1만 8,000원)까지 무려 80% 넘게 급락했죠.
당시 주식 초보였던 저는 무상감자나 유상증자 등의 재무 개선 계획에 대해 무지했습니다.
근데 초심자의 운이 따랐는지 ‘이름’만 보고 샀던 금호타이어가 8월까지 꾸준히 우상향하면서 단기간에 50%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결론은 감자탕이었지만…)
‘감자’는 쉽게 말해 자본을 감소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회사 운영이 어려워서 자본금으로 납입되었던 돈을 현금으로 빼서 사용하는 행위입니다.
자본금(투자금) 대신 발행한 주식을 ‘삭제’한다는 점에서 ‘무상증자’와 반대되는 이벤트로 볼 수 있죠.
투자자 입장에서 무상감자는 내가 보유한 주식 수가 10개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5개로 줄어드는 것입니다. (2대 1 감자 기준) 그러니 그 자체만으로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데요,
정상적으로 잘 운영되는 회사였다면 애초에 감자의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무상감자를 하는 기업의 주가는 속된 말로 ‘나락’으로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대부분 극한의 상황에 처한 기업이 ‘부도’를 면하기 위해 실시하는 절차가 무상감자인 것이죠.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한 이후 건설, 조선, 해운업계에서 많이 실시한 전력이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무상감자는 사전에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기업 재무재표에는 ‘유보율’이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영업 활동에서 생긴 이익 잉여금과 영업 활동 이외의 특수 거래에서 생긴 자본 잉여금을 합친 잉여 현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회사가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자본금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실제로 무상감자를 결정한 아시아나항공과 삼성중공업의 유보율을 보면 무상감자 전까지 점점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회사의 ‘손실이 누적되면서 잉여 현금이 말라가는 상황’인 것이죠.
회사가 돈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수단에는 전환사채나 유상증자 등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수단이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습니다.
전환사채에서 지나치게 ‘높은 이자율’을 지급하거나 ‘주가 하락을 각오하고 엄청난 할인율을 적용한 유상증자’를 진행해야 하죠.
대주주가 자본을 납입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아닌 이상, 자칫하다 회사 주가 하락을 방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망할 기업에 투자할 투자자는 없기 때문에 회사채를 발행해도 부실 채권으로 분류되어 엄청난 이자 부담을 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무상감자라는 악재를 스스로 선택하는 편이 더 나은 것입니다. 자본을 감액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실을 입겠지만 말이죠.
결국 무상감자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 보고 그래도 안될 때 마지막으로 쓰는 카드입니다.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 것인데요,
그렇다면 최악의 결말인 ‘상장폐지’는 어떤 경우에 벌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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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시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