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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인재들 "초봉 2000만원 더 줘도 지방 안간다"기사 링크 (클릭 시 이동)
제조업 부흥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우수 인재 확보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도권 내 취업준비생들과 지역 기업 간 인식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대 학생 중 70% 이상이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근무하기 위해선 연봉을 최소 2000만원은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면 기업인들은 우수 인재를 구하기가 힘들다고 호소하면서도, 수도권 인재를 지방 제조업체로 유치하기 위해 추가로 비용을 낼 여력이 없다는 응답이 50%를 넘었다.
지방 기피 현상,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으로 인해 지방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에 관한 기사(클릭 시 이동)는 많이 보았다. 심지어는 하도 많이 나와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도 있었다.
그러나, 이 기사는 여타 기사들관 다르게 다가왔다.
첫 째로, 학생들의 출신지가 어떠하든, 서울의 명문 공과대학(이 기사에서는 서울대공대와 한양대공대가 그 대상이었다) 재학생들이 아무래도 서울의 인프라를 경험한 탓인지 지방으로 내려가기 싫어하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고 그것이 수치/통계로 나왔기 때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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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결과 수도권 내 근무는 필수 조건에 가까웠다. 응답자 중 80%가 수도권 근무 조건이 직장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라고 답했다. 공대생 중 29.9%(103명)가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했고, 절반인 49.1%(169명)는 그런 편이라고 답했다. 수도권 여부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 공대생은 2.6%(9명)에 불과했다.
동일한 근무 조건으로 수도권 대신 경남 창원이나 여수 같은 지방에 있는 직장을 선택해야 한다면 추가 연봉이 얼마나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최소 2000만원이라는 답변이 39.8%로 가장 높았다. 학생 중 17.2%는 수도권보다 연봉을 3000만원 이상 더 줘야만 고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돈을 얼마를 주더라도 지방에서 근무를 할 의사가 없다는 응답도 13.7%에 달했다.
심지어 수도권에서 근무하기 위해 본인 전공 분야가 아닌 직업을 선택할 의사가 있다는 공대생도 많았다. '수도권 근무를 위해 엔지니어 외 타 직종 근무를 선택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35.2%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고민해보겠다'는 답변인 18.3%까지 포함하면 절반이 넘는 취업준비생이 수도권 근무를 위해 장래희망까지 바꿀 의사가 있는 것이다.
둘 째로, 회사들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는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나, 우수한 인재들의 요구사항인 지방근무 개선, 혹은 지방근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 지급에 대해선 추가비용을 제출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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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기업인들은 우수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이 같은 인재들 요구에 맞춰줄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일경제신문이 국내 제조업 기업 302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전체 응답자 중 46.4%가 '추가 비용을 지출할 의사가 없다'고 대답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유턴법상 입지·설비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수도권과밀억제권역을 제외하는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 계속해서 살아갈 미래의 세대들 중 많은 근로소득을 받아 그만큼 많은 세금을 낼 엔지니어들 또한 지방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 그나마 2,000만원 정도를 더 준다면 갈 일이 있겠다만, 회사들은 추가 비용을 제출할 여력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상황이 있는데, 바로 IT 산업의 인력 단가가 낮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전공을 바꾸고서라도 서울/수도권에 근무하겠다, 혹은 전공 변경 또한 고민해보겠다는 의견을 합치면 과반수가 넘는다. 그리고 현재 IT 기업은 대부분 서울에 밀집되어있다. 이는 생산 시설이 없으니 그냥 그만큼 오피스에 투자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문과 직렬 또한 서울권에 많이 집중되어있긴 하지만 문과 티오도 모잘라서 바늘구멍인 상황에서, 전공을 바꾸고서라도 수도권 근무를 하겠다는 이야기가 가능한 산업군은 IT밖에 없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IT 인력 공급의 증가를 생각해 볼 수 있고, 그로 인해 IT 인력의 단가가 내려가는 상황을 상정해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동시에 IT 인력 공급의 증가에 수혜를 받는, IT 인력 교육기관은 그 수혜를 받을 것이다.
이건 사실상 한 번 더 생각해 본 것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서울공화국은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수도권은 지방의 피를 빨아먹으며 성장한다는 약간은 씁쓸한 비유 또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