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이라는데 왜 바뀐 게 없을까?

2018-04-02 21:32
경제 이야기
written by 김유라



지난달 28일, 주당 최대 근로시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법정 근로시간이 줄었음에도

왜 우리의 출퇴근 시간에는

변화가 없는 걸까요? 


오늘은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이

어떻게 적용되는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평일 근무는 변함없다


법적으로 허용하는 1주일 최대 근무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제한했지만

실제로 바뀐 부분은

휴일 및 연장근로에 대한 내용입니다.


기존 근로기준법의 내용은

평일 40시간

+평일 연장근로 12시간

+휴일(주말) 16시간까지

최대 62시간이 허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개정된 근로기준법 내용은

평일 40시간

+평일 연장근무와 휴일근무를 합쳐서

12시간까지만 허용한 것입니다. 


즉, 평일 40시간 근무 허용은

현행법과 개정안이 동일한 것이죠.





2. '주당'의 기준은 5일이 아닌 7일!


사실 법정 근로시간은

예전부터 주당 52시간이었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하루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제50조)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간 12시간 한도로

연장할 수 있다"(제53조) 


위 내용만 봐서는 이번 개정안과

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요,

차이는 법을 적용할 때 발생합니다.


고용노동부가 이를 적용할 때

"근로기준법이 정의하는 1주는

7일이 아니라 5일(평일)"이라고 해석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던 것입니다.


1주를 7일로 보면 주말(휴일)근무까지 합쳐

7일 동안 52시간만 일해야 합니다.


그러나 1주를 평일 5일로만 따지면

평일 근무만 52시간 이내면 되고

휴일(주말) 근무는 별도로 최대 8시간씩

총 16시간을 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개정안은 52시간의 기준이 되는

'1주일'을 5이 아닌 '7일'로 규정함으로써

주말(휴일)까지 포함한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이 되게 만든 것이죠.





3. 적용은 7월부터!


또한 개정안은

지금 당장 적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법안이 그렇듯 국회를 통과한 후에

법안 적용에 필요한 준비시간을 두고 나서

7월부터 적용이 시작됩니다. 


이때 기업 규모에 따라

시작 시점은 조금씩 다른데요,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2018년 7월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은 2020년 1월부터,

5인 이상 사업장은 2021년 7월부터

노동시간 단축이 적용됩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근로시간이 변했는데도

당장 우리에게 눈에 띄는 변화는

보이지 않는 것인데요,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해

알아두면 좋은 내용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4. 휴일 근로수당 현행 유지


이전에 '휴일에 근로하면 임금이 2배?'라는

콘텐츠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참조-휴일에 일하면 임금이 2배?)


성남시 환경미화원 측(노동계)에서

휴일에 일하는 것은

'휴일근무'이면서 '연장근무'이기도 하므로,


휴일근무 수당

휴일수당(1.5배)과 연장근무수당(1.5배)

중복 적용해 기존 임금의

2배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은

논란의 휴일 수당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정의를 내렸습니다. 


"8시간 이하의 휴일근로 시

임금의 150%(1.5배) 지급.


8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에는

임금의 200%(2배)를 지급."


즉, 휴일에 근무해도 8시간 이하로 일하면

임금의 2배가 아닌 1.5배만 주는 것이죠.





5. 근로 60시간 넘으면

산업재해 신청 가능


근로시간이 바뀌면서

산업재해 인정 기준도 변경됩니다. 


올해부터는 근로시간이

주당 평균 52시간에 미달해도 

업무가 과중한 탓에 뇌심혈관계 질환

(뇌경색, 심근경색 등)이 발생했다면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의 산업재해 인정 고시 개정안에 따르면 

"발병 전 12주 동안 휴일근무 등

피로가 쌓인다고 판단되는

'과중 업무'를 2개 이상했다면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 미만이어도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인정하는 '과중 업무'는 휴일/교대근무와

근무 일정 예측이 어려운 업무" 등 

총 7가지로 규정하는데요,


만약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60시간을 넘었다면 뇌심혈관계 질환

발병 전에 과중 업무를 하지 않았어도

해당 질병을 산재로 인정합니다.


지난해까지는 과중 업무를 했더라도 

발병 전 12주 동안 근로시간이 

'주당 평균 60시간'을 넘어야

산재로 인정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준이 크게 완화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노동시간 규제 없는

특례업종 '축소'




보건업이나 항공운송업 등과 같이

업무 특성상 근무시간을 딱 끊기

어려운 직업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특례업종'을 지정해두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사실상 무제한 근무가 가능

특례업종도 대폭 축소합니다. 


지금까지는 도매 및 상품중개업, 소매업,

금융업, 우편업, 연구개발업 등

총 26개 특례업종이 지정되어 있었는데요,


개정안은 특례업종을

5개로 대폭 축소합니다.

5개의 특례업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육상운송업(노선버스업은 제외)

②수상운송업

③항공운송업

④기타 운송서비스업

⑤보건업

 


6.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멕시코와 코스타리카 외에

3번째로 근로시간이 많은 국가입니다.



(ⓒOECD)


여가는 물론 양육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근로시간이 길다는 점이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휴일 및 연장근로를 제한한

이번 개정안이 근로 환경을 개선하리라는

기대감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법을 준수하기 위해

불필요나 연장근무와 휴일근무가

줄어들 수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조업계, 생산직 등의 근로자들은 월급에서

초과 근로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에

앞으로 수령할 수 있는 임금이 줄어듭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시간으로

제조업 근로자 급여는

약 13% 감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도 생산성 향상,

중소기업 비용 부담 증가 등 

여러 부분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고

분명히 시행착오가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근로시간 재정립의 필요성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미 5년 전부터

제기되어 왔던 부분인 만큼

부작용은 최소화화고 변화를 잘 정착시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국민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우리도 정부가 세밀한 보완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계속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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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김유라

행복한 일상을 꿈꾸는 에디터 #해피유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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