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조석민 2016.01.01
만화나 게임에는 관심이 없어도,
포켓몬스터라는 단어는 모르더라도
피카츄를 모르는 사람은
정말 드물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피카츄뿐 아니라 포켓몬스터는
그 특유의 매력으로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았고,
그 인기는 지금도 뜨겁습니다.
그 포켓몬은 최근 포켓몬Go라는
휴대폰 게임으로 출시되었는데요.
이 포켓몬Go는 여타 게임들과 달리
집에서, 혹은 얌전히 앉아서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을 집 밖으로,
동네 밖으로 나오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들 어디니?" "포켓몬 잡아요"
이 포켓몬Go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이라는
기술이 적용되었고, 단순한 적용을 넘어
이를 최대한 슬기롭게 활용했다는 것인데요.
AR은 언뜻 VR과도 비슷해 보이지만
VR이 Virtual Reality, 즉 현실과 다른
독립적인 가상 세계를 만든다면
AR은 현실에 가상을 덧씌우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휴대폰 카메라로 빈 컵을 비추면
휴대폰 액정에 나타나는 컵에는
시원한 얼음과 음료수가 차있는 식이죠.
이 AR은 포켓몬Go에서 멋지게 구현됐는데요.
게임을 실행하고 밖에 나가 길을 비추면
액정에 보이는 길 위에는 포켓몬이 나타나고
이 포켓몬은 유저가 잡을 수 있게 됩니다.
즉 포켓몬스터 만화나 게임에서
주인공들이 새로운 포켓몬을 찾기 위해
온 세상으로 여행을 떠났던 것처럼
게이머들도 포켓몬을 잡기 위해
밖으로 나와 야외를 누비게 되는 것이죠.
(포켓몬, 일상 속에 들어오다!
이미지 : 인스타그램 #pokemongo)
또, 평범한 장소에는 흔한 포켓몬이 나오지만
특정한 곳에서는 희귀한 포켓몬이 나타나므로
자신에게 없는 포켓몬을 잡기 위해서
다니지 않았던 장소에 다니게 됩니다.
('신뇽(Dragonaire)'을 잡으러 몰려든 인파,
이미지 :
catch dragonaire>, Reddit)
때문에 희귀한 포켓몬이 나타나는 곳에는
엄청난 규모의 사람들이 포켓몬을 잡기 위해
휴대폰을 들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프리저'라는 전설의 포켓몬은
희귀하면서도 얼음이라는 특성에 맞게
에베레스트 정상에 나타난다는 유머가
인터넷에 떠돌기도 합니다.
<게임 내 시설 '포케스탑'으로 선정된 점포의 홍보,
이미지 : "How 'Pokémon GO' Can Lure
More Customers To Your Local Business", Forbes>
포켓몬Go의 이와 같은 폭발적인 인기 덕분에
인적이 뜸했던 곳에도 유동인구가 늘게 되었고
교통수단 이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상점 등의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등
(포켓몬Go의 최초 홍보영상)
그야말로 진짜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쇄국정책 닌텐도, 문호 개방하다!
이전에 닌텐도라는 기업을 소개드리며
인기비결에 대해 언급했었죠?
포켓몬과 같은 닌텐도의 캐릭터는
귀여움과 독특한 매력으로
인형, 스티커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는 등
끝내주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닌텐도의 게임과 콘텐츠는
NDS, wii 등 닌텐도의 플랫폼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다고도 했었죠.
(마리오? 닌텐도에서만!)
그래서 항상 충성도 높은 매니아층은 있지만
닌텐도의 콘솔이 없다면
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배타성으로 인해
라이트 유저층을 끌어모으지 못했고,
다시 말해 넓은 팬층은 갖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포켓몬Go는
독자 플랫폼이라는 폐쇄정책에서 벗어나
압도적인 보급률을 자랑하는
스마트폰이라는 플랫폼으로 환승하며
(올해 가을 모바일 출시를 앞둔
닌텐도의 게임 '동물의 숲')
포켓몬Go 북미 출시 3일만에
북미 안드로이드 전체 유저의 5.16%가
다운로드했다는 소식이 나오는 등
그야말로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하게 됩니다.
(포켓몬Go로 하나가 된 사람들,
이미지 :
지금까지 보신 대로 포켓몬Go는
사회현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히트했고
포켓몬이라는 IP를 소유한 닌텐도의 주가는
그 변동폭이 경이로울 정도인데요.
(포켓몬Go 북미 출시 이후
닌텐도의 최근 5일간 주가 변동폭과
포켓몬Go 출시 후 닌텐도의 시가총액이
75억 달러 올라갔다는 Verge의 기사)
7월 12일 하루에만 약 13%가 뛰고
출시일인 7월 6일부터 7월 12일 장 마감까지
58%의 주가 상승을 보이는 등
그야말로 초대박을 기록하게 되죠.
이 대박게임을 우리나라에선 못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세계인이 즐기는 이 포켓몬Go를
아직 플레이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현실을 증강시키는 AR 특성상
가상을 덧씌울 현실이 필요한데,
포켓몬Go에서 이용하는 현실은
지리정보가 담긴 지도라는 것이 문제이며
그것도 '구글 지도'를 이용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현행법상 (측량법 27조) 대통령의 허가 없이
대한민국의 지도 자료를 국외로 반출하거나
관리하도록 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는데요.
("파주에는 사람이 안 살아요?"
이미지 : 구글 지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구글은
제대로 된 지도자료를 확보하지 못했고
때문에 구글은 2010년에도
우리나라 지도의 반출을 신청했지만
정부로부터 거부당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포켓몬Go의 출시를 맞아
구글은 지도 이용을 신청했고,
북한과 휴전, 대치 중인 우리나라의 특성상
정부는 '안보 시설 삭제'를 요구했지만
구글은 이를 거부하고 있어
한국 출시는 미뤄져만 가고 있습니다.
(현재 포켓몬Go 플레이가 불가능한 나라는
중국, 한국, 대만, 쿠바, 이란, 미얀마, 수단)
이에 포켓몬Go 출시를 기다리는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안타까워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은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포켓몬Go, 한국 출시된다면?
이런 가운데 포켓몬Go의 개발자가
7월 중에 방한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방문 목적은 개발사의 다른 게임 때문이지만,
포켓몬Go가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한국 출시 진행상황, 개발사의 입장 등
구체적인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유저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야기가 잘 진행되고
정말 포켓몬Go가 한국에 출시된다면
한국에서도 포켓몬의 인기가 상당한 만큼
대유행을 탈 가능성은 높아 보이는데요.
이에 반해 포켓몬 역습이라는 초비상을 맞은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들이 어떻게 대응할 지도
주목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강의 듣다가 잠깐 파이리 잡으러?
이미지 : 구글플레이)
단순한 게임을 넘어 신드롬이 된 포켓몬Go!
포켓몬Go가 우리나라에 출시된다면
경복궁에는 과연 어떤 포켓몬이 나타날지,
몬스터를 잡으러 휴대폰을 든 수많은 인파가
강남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포켓몬Go의 출시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소소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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