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번주만 지나가면 3개월 동안 해오던 챌린지가 마무리된다. 2월달에 친구가 소개해줘서 알게 된 사이다 경제 챌린지. 친구는 1기를 진행하고 있었고, 나에게 2기를 신청해서 진행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하면 100만원 모을 수 있다'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챌린지에 임했다. 그리고 잘만 하면 1등 상품으로 100만원을 더 준다고 한다.듣고 보니 평소에 모을 생각 하지 않던 돈 100만원을 모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 많았다. 매일매일 지출일기를 쓰고, 1주일에 한번씩 기사스크랩을 해야하고, 1달에 1번씩 세미나랑 경제도서를 읽는게 미션이였기 때문이다. 일단 일기는 숙제였던 초등학교 때부터 안써서 손바닥을 맞았고, 일기가 의무가 아닌 나이가 된 이후 한 번도 써보지 않았다. 그만큼 평소 무언가를 쓰는 것이 귀찮았던 나였기에 사실 자신이 없었다. 10줄 이상 무언가를 써본 적이 가끔 대학 과제를 할 때나 옛 애인에게 편지를 쓸 때 말고는 없었고, 귀찮은 건 딱 질색하는 성격이여서 절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안하는 것 보다는 해보고 포기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챌린지에 임했다.
나의 생활을 바꿔 준 ‘지출일기’
처음에 참가 신청을 위해서 미래에셋대우 계좌를 만들고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이 너무도 귀찮았다. 모바일로 인증하고, 신분증을 찍는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지 비대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이후에 참가 신청을 또 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 신청까지는 겨우 하고 3월 시작날까지 기다렸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챌린지 시작하는 것도 까먹을 뻔 했던것 같다. 그래도 소개해 준 친구가 다음 날 부터 시작이라고 이야기를 해 줘서 첫날 지출일기부터 시작했다. 사실 쓰는 게 마냥 싫고 귀찮을 줄 알았었다.
그런데 쓰다 보니 그냥 쓴 돈만 달랑 적기에는 너무 허전했다. 그래서 그날 있었던 일이나 느꼈던 감정들을 하나씩 표현해봤다. 그렇게 20자도 안되던 지출일기에 살을 붙혀서 200자 이상을 썼다. 둘째 날부터 이런 식으로 썼는데, 막상 쓰고 나니 귀찮기는 켜녕 마음이 너무 후련해졌다. 단순 지출 뿐만 아니라 그날 있었던 일들과 감정을 글로 풀어 내고 나니, 꽉 막힌 공간에서 넓은 들판을 거닐듯 마음이 탁 트였다. 그래서 그 다음날부터 항상 지출 뿐 아니라 간단하게라도 그날의 일이나 내 생각들을 담아내었다. 사실 엑셀이나 사용내역을 캡쳐해서 이미지로도 올릴까 하다가, 마지막 날 정산 때 한번에 담아내는 것이 더 좋을거 같았다. 그리고 뭔가 그런식으로 캡쳐해서 매일매일 올리는 것은 디자인적으로 이쁜 지출일기일 뿐이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내 이야기는 나만 볼 수 있는곳에 적겠지만, 뭔가 난 내가 오늘 얼마를 썼는지를 생각하면서 오늘 하루 무엇을 했는지를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렇게 내가 일기를 쓰는것에 대해 맛들리게 되고, 결국 일기를 안 쓰면 허전해서 술 한잔 하고 나서도, 바쁜 일상 속 대중교통 속에서도 쓰게 되었다. 귀찮아서 숙제로도 일기를 안 쓰던 내가 자발적으로 매일매일 일기를 쓰는 것이 참 신기했다.
또한 지출일기를 쓰면서 내가 이전에는 자연스럽게 넘어가던 소비 습관들을 더 철저하게 알게 되었다. 그냥 밥 만원어치, 술 인당 2만원어치 해서 하루 삼만원!! 이렇게 쓰고 자연스럽게 망각하던 사람에서 '아 오늘 얼마 썼구나'를 생각하고 다음에는 돈을 어떻게 써야할지를 고민하는 사림이 되었다. 다른 좋은 챌린지 목록들도 많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나를 가장 바꿔주고 내가 가장 만족한 챌린지 목록은 바로 지출일기이다.
나에게 '지출'과 '일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해준 사이다 경제가 고맙다.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지출일기는 빼먹지 않고 쓴다.
이제는 sns보다 뉴스를 보게 해준 ‘기사스크랩’
그리고 1주일에 1번 기사스크랩을 하면서 경제뉴스에 눈을 뜨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경제에 관심가지지 않아서 뉴스 기사라고는 주로 스포츠 기사를 봤었다. 그런데 이 챌린지를 하면서 경제 기사를 읽어보니, 경제 기사 하나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현재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경제는 계속 변하고, 이를 기사로 쓰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 기사 하나에는 단순히 돈 관련 이슈 뿐 아니라 이를 함축하는 시대적 배경 또한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4월 세미나 주제가 경제신문 읽는 법이였기 때문에 더 지혜롭게 기사를 읽을 수 있었다. 안보던 기사를 보는 습관이 생기고, 이제 sns보다 뉴를 먼저 들어가 보는 습관이 자리잡았다. 투자에 있어서는 경제 기사는 필수적이지만,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기사를 보는 행위는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을 알았다. 이제는 아버지와 집에 가서 이런 주제로 토론을 할 수 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면 신문을 보자. 아니면 스마트폰으로 뉴스라도 보자. 그러면 뒤처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 년에 한권 읽던 책을 한달에 한권으로 바꿔 준 ‘경제도서리뷰’
원래 책 읽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처음 이런 미션도 수행해야 한다 했을 때 걱정 반 설램 반이였다. 책을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읽지 않았으므로, 이 기회에 책들 좀 읽을 수 있겠다는 설램 반, 기한 내에 다 못읽고 지루해하면 어쩌냐는 걱정 반이였다. 그래도 오랜만에 도서관을 가서 책을 읽어볼 생각에 조금은 설래였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김포에 있는 도서관들이 영업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3월 도서는 인터넷으로 구매하고, 4월 도서는 학교 도서관에서 대출했다.(휴학생이어서 그런지 대출이 참 힘들었다ㅜㅜ) 그리고 5월 도서는 학교 도서관에도 없길래 가지고 있다는 친구에게 빌리게 되었다. 책을 읽어보니 생각보다 많이 빠져들기도 하고, 집중도 잘 됐다. 무엇보다 머릿속으로 쏙쏙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음으로써 얻는 지식은 다른 영상 플랫폼들과 다르게 머리 속에서 한번 더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내 나름의 언어로써 기억하게 되므로 머리 속에 더 오래 남는다. 특히 처음 읽은 부동산 관련 책은 내가 저축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주는 느낌이 들어서 인상 깊었다. 아직 5월 도서인 돈의 감각은 다 읽지는 않았지만, 내가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해봐야 하는 책인 거 같다. 좀 오래 걸리더라도 열심히 읽고 후기를 쓰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를 많이 한 책이기 때문에, 꼼꼼히 읽어보는 중이다.
경제 도서가 아니더라도 챌린지가 끝나면 한 달에 한권 정도 책을 읽는 것도 정말 좋은 것 같다. 습관을 한 번 들여보겠다.
집에서 듣는 전문가들의 명강의, ‘경제 세미나’
경제 전문가가 설명해 주는 내용을 집에서도 들을 수 있는 온라인 세미나. 사실 이런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좋았다. 처음 듣는 사람들도 알기 쉽게 내용을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왜 주식을 해야 하는지, 경제신문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배경지식이 많이 없는 사람도 알기 쉽게끔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사실 집안에서는 주식 투자를 단순히 반대했는데, 이 강의를 듣고 때로는 주식이 수익률 높은 예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은 들고 있는 적금이 있지만, 이 적금이 끝나는 대로 주식에 돈을 넣어둘 예정이다. 이때 어떤 회사를 선택해야 하는지는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으나, 3월 세미나에서 설명한 강의를 기억하면서 고려하겠다. 4월 세미나인 경제신문 읽는 법은 나에게 있어서 더 활용도가 높았다. 왜냐면 매주 기사스크랩을 할 때 강의 내용을 활용하여 찾아봤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눈에 들어오는 기사를 바로 선택했다면, 강의를 들은 이후로는 한 주제에 대해 몇 가지 언론사를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 언론사마다 취하는 스텐스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기사는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여러 언론사의 기사들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내 생각을 정리해보는 과정을 거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만약 4월 세미나가 없었으면 난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신문을 읽었을 것 같다.
혼자 사보는 첫 주식, ‘나의 첫 주식은’
분기별 미션 ‘나의 첫 주식은’. 이 미션은 위의 미션들을 통해 얻은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미션이다. 사실 아직은 주식 투자 생각이 없으나, 이 미션을 통해서 내가 그 동안 경제 지식들이 얼마나 쌓였는지를 시험해 볼 것이다. 한 주를 사더라도 대충 사지 않고 합리적인 근거를 들며 살 예정이다. 한 주로 많은 돈을 벌 순 없겠지만, 내가 아는 경제지식을 총동원하여 구매하면서 내 첫 주식은 의미있는 주식으로 만들어 볼 예정이다. 이 첫 주식은 앞으로의 투자생활에 있어서 상징적일 것 같다. 진심으로 고민하고 책을 읽으면서 결정한 작은 첫 투자. 잔잔한 연못에 작은 돌을 던질 때 파동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좋은 쪽으로 말이다.
3개월간의 챌린지를 미차고 나니 아쉬움이 남는다. 혹여나 술을 많이 마신 날에 지출일기를 놓칠까봐 노심초사하면서 쓰고, 어디 약속이 있어서 쓸 시간이 없을 때는 와이파이까지 잡아가면서 겨우 쓴 기억이 많다. 짧은 기간이였지만 날 부지런하게 만들어 주고 내 생활 습관 중 많은 것을 바꿔준 사이다경제 챌린지, 그동안 많은 덕을 보게 해 줘서 고맙다. 사실 지금까지 쭉 잘해 와서 시상식에 내 이름을 올리고 싶은 욕심도 있다. 그래도 처음에는 시상만 보고 진행한 이 챌린지가 지금 나를 많이 변화시켰다. 저축에 대한 개념을 일깨워 주고, 관심 없었던 투자에 눈을 뜨게 해 줬다. 이 외에도 위에 써놓은 것처럼 많은 것을 얻게 되었다. 남은 날도 미션들을 잘 수행해서 좋은 결과를 받아보겠다. 마지막으로 이런 기회를 가지게 해 준 사이다경제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