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목록 >

2020. 03. 02. 기사 스크랩

신유정  |  2020-03-02
댓글 0  |  사이다공감 3  |  조회 26

https://cidermics.com/contents/detail/2031

"무급휴가 검토 중이래. 어째야 할 지 모르겠다."

친구는 한참을 하소연했다. 가정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녀로써는 직장의 무급휴가가 기간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실시될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바야흐로 코비드19가 장기적인 국면을 맞이했다. 팬데믹이라는 단어가 종종 언급된다. 전세계적으로 산불처럼 번질 조짐을 보이고, 국내 사망자는 스무명을 넘어섰다.

혹자는 신종플루나 메르스를 지금과 비교하기도 한다. 75만명이 넘게 걸렸던 신종플루는 사망자가 250명을 넘겼는데도 이처럼 호들갑을 떨지는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유행성 전염병이 이처럼 확산되고, 재감염은 물론 이종간 전염도 가능한, 무엇보다 몇 천명의 확진자와 스무명 이상의 사망자를 배출한-적절치 못한 표현 같기도 하지만 코비드19 입장에서야 인간을 이토록 괴롭히는 것이 수치화 된 것에 자랑스러움마저 느낄 것이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전염 중인 상황이라면 이보다 더한 조치를 해도 틀리지 않다. 과거에도 이렇게 민감하게 대응했더라면 확진자와 사망자를 줄이고 현재 사태에이토록 큰 타격을 받지는 않았으리라. 전전정부와 전정부가 미루고 간 숙제를 원망 없이 도맡고, 전세계 누구도 정직하게 손 들지 않는 수치 발표에서 혼자 손 들고 발표하는 정직함을 애써 손을 들어 가리키는 것은 시대를 견뎌내는 모두에게 국민 개개인의 몸값을 후려치는 가혹한 일이 아니던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혹한 상황에도 호재를 맞이하는 이들은 있기 마련이다. 혹자는 천박하다고 침을 뱉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배워온 세상과 사이다경제에서 공부해 나아가는 세상이 그렇다. 수요와 공급, 자본의 논리는 언제나 그렇다. 만일 작금의 심각한-정확히는 마스크의 심각성을 인지한 이후로- 상황만 아니었더라면 [마스크 제조업체, 불황은 없나], [밤낮 없이 기계돌려, 즐거운 비명] 등의 카피를 뽑아낸 기사들 각 언론사마다 즐비했을 것이다. 경박하다 못해 다소 천박스럽기까지 하지만 돈이 그렇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언제고 호시탐탐 돈을 노리는 자들이 이토록 많지 않은가.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무더기로 폐업하고, 내 친구처럼 단숨에 생계를 걱정하는 처지에 내몰려도 이 순간 돈을 버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경제를, 돈을, 자본의 논리를 업으로 삼은 사람이 그렇고 매일 돈을 벌고 싶어하는 이들이 그들이다. 방법론이 진짜인지는 그 다음의 부차적인 문제다.

중요한 것은 모순적이게도, 이들 역시 살려고 발버둥친다는 것이다. 사설이 상당히 길었지만 이 기사를 본 감상이 그렇다. 기사의 내용은 아주 좋지만 그 전에 이 순간을 전환점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맞이하는 이들이 분명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오로지 정의를 부르짖는 어린 나였다면 돌부터 던졌으리라.

살아야 한다. 그 모두가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다. 살려야 하고, 또 전부 살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