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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의 책 중 후기를 쓴 2권을 제외하고 남은 3권 중에 어떤 것을 고를까 하다가,
‘환율도 모르고 경제공부할 뻔했다.’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사실 환율이라는 걸 일상생활에서 여행가기 전 환전할 때나 관심을 갖는 단어이지, 평소에는 눈에도 안 들어오고 중요성도 몰랐기 때문에 책 제목에 더 이끌렸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초반부는 환율과 관련 용어들(선물, 스왑 등등)에 대한 정의와 투자하는 용도와 투자처에 대해, 중반부는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과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후반부는 본격적으로 환율에 대해 투자를 어떻게 하는가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에 사이다 경제 리뷰로 읽었던 책 ‘돈의 감각’보다도 훨씬 어려운 책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이전에 금융공학학회를 다니면서, 옵션의 내재가치 평가를 배울 때 곁으로 스왑에 대해서 배우고 계산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도 선물이나 옵션보다 스왑이라는 개념이 훨씬 어려웠는데 이걸 말로 푸는 책 또한 초반부부터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초록에는 분명, 읽는 독자를 고려해서 쉽게 설명해주신다고 되어 있었지만, 어느정도 경제 지식이 있는 저도 한 문장 한 문장 읽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습니다. 신문기사를 직접 가지고 와 상세하게 풀어주신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책이 나온지 시간이 조금 지나긴 했지만, 한미통화스와프라는 이슈 또한 책에 나온 때 뿐만이 아니라 코로나 사태 이후 환율 하락을 막은 큰 이슈중 하나여서 반가웠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경제기사를 사례로 들어서 설명해주시니 이해에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쓰이는 단어들이 워낙 어렵고, 그 단어들 간의 관계가 헷갈리는게 많아 문장이 읽히는 게 느립니다. 하지만 초반부만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이 나와 어렵게 느껴지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쉽고 무난하게 읽힙니다.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에 대해서 알아간게 제일 큰 소득같은데 현물환율은 실제로 우리가 여행가기 전 환율 할 때 그 환율이고 선물환율은 조금 뒤 미래의 환율을 뜻합니다. 선물의 개념은 알고 있었지만 환율에도 선물이 있는지는 몰랐고 이를 통해 현물환율을 이론가로나마 계산할 수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중반부부터는 환율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가지 요소들에 대해 나오면서 각 요소들이 어떻게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려주시는데 평소 헷갈리던걸 표로 정리해놓은 페이지가 있어 공부하는데도 읽다가 다시 짚어보는데도 편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엄청 궁금했던 질문이 여기서 해결되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바로 무역수지와 환율과의 관계였습니다. 깊게는 다루지 않았지만 짧더라도 확실하게 알려주셔서 바로 이해가 갔습니다. 이전 책 ‘돈의 감각’에서는 금리라는 개념을 설명할 때 돈의 유통량으로 볼 수 있다고 했는데 무역수지가 늘어나서 수출량이 늘어날 경우, 외화를 우리나라가 많이 벌어들여 우리나라에 외화 보유량이 늘어나니까 환율이 내려야 하는 것 같은데 실질적으로는 변동이 없다는게 제 주된 궁금증이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회사 입장에서 서술하는 방식으로 훌륭하게 풀어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벌어들인 외화는 재산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할지가 중요한데 굳이 낮은 환율에 처분할 이유가 없으므로 유통이 자연스레 줄기 때문에 평균으로 회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이 실제 사례를 가져와서 책에 풀어 설명을 해주시기 때문에, 제가 살아오면서 직접 겪은 경제 이슈도 많아 반가웠습니다. 외국 뮤추얼 펀드의 자금 대량 유출같이 우리나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일들도 상세히 알려주셔서 좋았습니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들이 언제 발표나는지와 해설같이 덧붙인 표가 중간에 있었는데 평소 미국 장에 대한 소식을 들을 때, investing을 많이 이용하는데 불소지수라고 중요도에 따라 불소머리 1개부터~3개까지 있는데 올려주신 지표들이 대부분 3개인 것을 보고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주가지수와 환율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는데 역시나 큰 관계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금융공학을 공부할 때도 옵션의 내재가치 계산을 할 때, 금리 부분은 양의 팩터로 놓아도 음의 팩터로 놓아도 상관 없다고 배웠습니다. 사실 어떤 식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니까요. 미국이 금리를 내린다고 주식시장이 오른다고 단정짓는 것은 적어도 노련한 투자자는 아닐 것입니다. (실제로 금리를 내린다 선언 후, 주가가 내려감. 금리를 내린다는 행위 자체가 경기가 안 좋다는 걸 금융당국에서 인정하는 반증이므로) 중반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외국인 코스피 누적 순매수와 달러원 환율간의 관계였습니다. 역의 그래프를 보이는 두 가지 형태가 2년 시간을 주기로 보여지기 어려운데 생각보다 깔끔해서 놀랐습니다. 투자에 큰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후반부에는 투자 방향에 대해서 알려주시는데 중국과 환율과의 관계가 어떤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보여주고 어떤 큰 방향으로 투자에 접근 해야 하는지 서술되어 있습니다.
크게 추이를 보이지 않는 형태의 그래프이기 때문에 추세선을 중요하게 여기고 3가지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2. 펀더멘털 관련 경제지표 3. 여타통화의 움직임
전부 앞에서 다룬 내용이지만 1,2 번은 와닿는 반면 3번은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읽어보니 그 의문이 어느정도나마 해결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지금도 확고하게 믿지는 못하겠네요 )
위완화와 엔화 말고 국제적인 자금흐름을 다른 통화들의 움직임을 통해 관찰하라는게 주된 내용인데 아직 배움이 부족해서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에는 투자방법에 대해 설명해주시는데 현물과 선물을 섞은 포트폴리오의 경우, 현실적으로 선물 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투자적격자 조건) 나중에 꼭 해보고 싶은 투자 방법이었습니다. 굳이 선물거래가 아니라 ETF 형태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들도 소개해주셨는데 단순한 달러 추종부터 레버리지 인버스, 인버스2X 까지 형태가 다양했고 투자 방향도 넓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S&P 500 VIX 라는 상품에 투자한 적이 있었는데, 운용사가 삼성과 신한 두 곳이 있는데 삼성은 (H) 라는게 붙어있고 신한은 없었습니다. 무슨 차이인지 궁금하여 분산투자를 해보니, 한 상품은 환율헷지 하나는 환율 변동성을 띄는 상품인데 지난번 미국의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두 상품의 수익률이 눈에 띄게 달라져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괴리율은 0프로에 가까웠고 추종하는 지수가 같은데도 말이죠. 그 때 환율의 무서움과 양면된 달콤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TF 상품이 있는 것을 알았으니 당연히 ETN 상품 또한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환율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책에 나온 헷지용으로 투자를 할 지, 투기용으로 투자를 해볼 지 정해보고 꼭 실전투자를 해보고 싶습니다.
최근에 양적양화라는 말이 언론에 많이 등장했습니다. 트럼프를 필두로 한 공화당에서는 재선을 위한 경제 회복을 꾀기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풀며 실물경제보다는 지표로 나타나는 주식시장을 살리려고 노력중입니다. 헬리콥터 머니라고도 불리는 연준의 어마어마한 달러 주입은 시장을 강제로 살려내고 있는데 책 후반부에서도 한 번 등장합니다. 아마 2008 때 양적양화였던 것 같은데, 그 과거의 통화정책이 지금의 유일한 해결책이라는게 아이러니함과 동시에 양적양화의 그림자에 대해 생각하게끔 만듭니다. 시장 경제 안정화는 환율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쳤고 이를 토대로 책에도 재밌고 쉽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돈을 많이 풀면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그렇다면 달러원은 낮아져야 맞는데 왜 환율은 큰 변동 없이 그대로일까라는 질문에는 책 초반부에 나온 기축통화라는 단어가 완벽하게 답에 부합하겠네요. 왜 달러가 기축통화 중 그렇게 강한 힘을 가졌는지, 금환본위제 폐지에는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 엔화가 왜 달러보다 안전자산으로 취급 받는지(이건 조금은 나오긴합니다.) 등에 대한 의문이 책을 읽다보면 슝슝 떠오릅니다.
개인적으로 참 어렵고 외환딜러라는 직업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정말 유익하고 꼭 한 번씩은 읽어봐야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이제 경제공부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도입부는 건너뛰고 중간 지점부터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환율! 경제공부 하기 전 꼭 예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