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없었다...그냥 가고 싶었다

2019-04-26 18:10
부동산
written by 제네시스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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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 요약]

- 첫 직장 대기업 자진 퇴사, 그러나 세무사 불합격

- 두 번째 역시 대기업 그러나 완전 헬(hell)!

- 세 번째 지금의 회사로 이직

- 주니어 '복덩이' 생김. 그리고 실거주/투자 시작!


-2편-

'복덩이' 예정일은 2014년 6월 경이었다. 

막달에 접어들어서는 정기 검진도 뜸하게 하는데, 4월 중순 넘어 그냥 검진하러 가자고 와이프에게 말하였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가고 싶었다. 


병원에선 검진일도 아닌데 괜히 왔다고 의사 선생님이 살짝 핀잔을 주신다(나름 유명한 곳이라 바쁘셔서 그런 듯). 그런데 청진기를 와이프 배에 댄 의사선생님 표정이 좋지 않다. 동시에 스피커를 통해 평소 들리던 복덩이 심박소리가 꽤 느리게 들리는 게 좀 이상했다. 


선생님은 곧바로 간호사를 호출하고 와이프에게 산소호흡기를 다신다. 이 모든 게 순식간이라 우리 부부는 어안이 벙벙하였다. 이윽고 하시는 말씀, "애기 심박수가 떨어졌다 회복됐다 그러네요. 혹시 모르니 하루 정도 입원해서 모니터링해봅시다. 어쩌면 출산해야 할 수도 있고요." 





아이가 태어났다...!

오잉? 뭐라고? 막판 애기 체중이 늘지 않아 그냥 그거 확인할 겸 왔는데, 애를 낳아야 할지도 모른다니...


그렇게 하루 정도 모니터링을 한 결과, 아무래도 큰 병원을 가야할 것 같다며 한밤중 대형 병원으로 앰뷸런스를 타고 우리 가족은 이동을 하였다. 그곳에서도 하루 모니터링을 하였지만 결과는 애매. 결국 유도분만, 그게 안되면 제왕절개 결정을 해야만 했다. 


36주는 넘겨 출산을 하고 싶었지만(그 이하는 미숙아로 분류된다.) 그렇게 마냥 기다리기엔 위험하다는 판단에 몇 번의 유도분만 시도 후, 결국 제왕절개로 복덩이는 세상에 나오게 된다. 35주 5일. 체중 1.96kg. 2014년 4월 21일. 블로그 주소를 'genesis421' 이라고 명명한 이유다.




다행히 특별한 이상은 없었지만 병원에선 신생아 집중 치료실로 복덩이를 옮겨 관찰을 하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신생아 집중 치료실 입원 이력이 있어야 태아보험 보상이 많이 나온다. 


5일 동안 관찰한 결과 다행히 아무 이상도 없고, 복덩이 보험금만으로도 엄마 입원비, 수술비 모두 커버하고 남을 목돈이 나왔다. 태어날 때부터 자기 숟가락은 확실히 가지고 나온 것 같다며 우리 부부는 이에 대해 자주 상기한다. 


퇴원을 하고 2주간 산후조리원에서 지냈다. 다들 마찬가지지만, 그때 휴가(?)를 끝으로 집으로 돌아오면서 본격적인 '실거주 찾기 전쟁' 이 시작된다. 


To be continued...



-3편-

산후조리원에서 돌아오던 날, 그렇게 긴장되고 떨릴 수가 없었다.

이 조그마한 녀석을 어떻게 안정되게 받쳐서 안을 것인가, 그리고 목욕은 어떻게 시켜야 한단 말인가. 그래도 모든 게 새로운 그런 날들이었다. 




그때가 2014년 5월.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했던가. 어느 주말 오후, 따스하게 비치는 햇빛과 낮잠 중인 복덩이를 보며 나도 아빠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이상한 냄새가 났다. '뭐지?' 하고 좀 더 맡아보니 담배 냄새! 


위층에 사는 주인 할아버지의 아드님(그래도 우리 아버지 나이 정도 되신다.)이 아무래도 한 대 태우시나 보다. 내가 신생아 있다고 그렇게 부탁을 드렸건만...



1차 위기 '담배 테러'

당시 우리 집은 빌라 2층 이었는데, 이분께서 담배를 태우시면 연거푸 몇 대는 피우셨다. 그리고 그 냄새가 온 계단은 물론, 집 안까지 스며드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원래부터 담배를 안 폈기 때문에 그런 냄새는 귀신같이 알아 차린다. 


"이제 태어난 아기가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조금만 자제 해주시죠. 아니시면 불편하시더라도, 요 앞에 좀 나가서 피워주시면 안 될까요?"


정중하게 말씀을 드려도 그때 뿐. 어떤 때는 바로 1층 밑에서 피우셔서 냄새가 더 들어오는 경우도 많았다생각지도 못한 담배 연기 테러. 이게 1차 위기였다.




2차 위기 '누수'

그렇게 그럭저럭 생활을 하다 6월이 되었다. 회사에서 근무 중인데 와이프한테 전화가 온다. "오빠 난데, 밑에 집에서 물이 샌다고 그러네. 아무래도 우리 집 화장실에서 새는 것 같다고 그러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퇴근을 하고 저녁에 1층 집을 가보니 정말 누수가 있었다. 벽을 타고 내려온 물은 농까지 번져, 농 일부는 이미 부식이 되고 있었다. 꽤 심하게 진행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1층 집에서는 어떻게 할거냐고 그랬다. 그래서 이 경우는 정확한 누수 원인을 찾는 게 중요하고, 당연히 집 주인이 해결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경매 공부한 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 몰랐다.)


곧바로 주인 할아버지에게 찾아갔다. 누수가 있다고 '큰 소리로' 말씀드렸다. 주인 할아버지께서는 연세가 매우 많으셔서(당시 90대) 작은 소리로 말씀 드리면 잘 못 알아들으신다. 겨우 내용을 전달드리니 본인이 알아서 하겠다고 말씀하신다. 본인이 알아서...


나는 이 말이 그렇게 무서운 말인지 그때까지 전혀 몰랐다. 이때부터 2차 위기가 왔다. 그것도 아주 큰...


To be continued...



-4편-

주인 할아버지는 연세가 매우 많으신 분이셨다

1919년생. 3.1 독립운동이 있었던 연도라 정확히 기억한다. 당시 일본에서 건축을 배우신 분이셨고, 이를 토대로 우리 가족이 살고 있던 다가구 주택을 지으셨던 것. 


다행히 정정하셔서 계약서 작성도 세입자랑 같이 직접 작성하셨고, 각종 공과금 등 경비 처리도 직접 손으로 쓰셔서 각 세대에 배분해주셨다. (물론 증빙서류 첨부는 기본이다.)


처음 이 빌라를 봤을 때가 기억이 난다. 그때가 2010년 이었는데, 한창 세무사 시험에 매진하던 때였다. (잘 모르신 분들은 지난번 에피소드를...) 그러던 도중 전세 만기가 돌아왔고, 우리 부부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거주하고 싶어서 주변을 다시 알아보던 때였다. 물론 경제 생활을 하지 않은터라 보증금은 그대로이거나 혹은 낮춰야했다.



(우리 가족이 지내던 빌라. 2층에서 살았다. ⓒ제네시스박)



처음엔 참 좋았던 집

그렇게 여러 빌라를 보던 중, 다른 집들은 다 별로 였는데 이 집은 그렇지 않았다. 우선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집안 분위기가 매우 밝았다. 정남향으로 해가 많이 들어, 집안이 정말 '뽀송뽀송' 했다. 구조도 작지만 괜찮았고 2층이라 로열층이었다. (빌라는 중간층이 로열층입니다)


와이프도 마음에 들어했기에 단 한 번만 보고 바로 계약을 하였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월세로 할아버지 내외가 생활을 하셔야 해서 반전세로 전환해야 했던 것. 하지만 오히려 보증금이 낮아졌기에 그 돈을 생활비로 충당, 수험생활을 이어나갔다. (이 부분은 나중에 첫 실거주 구입 관련, 중요 포인트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매우 좋은 인연으로 시작된 집이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년 동안 잘 지냈으며, 비록 세무사 시험은 떨어졌지만 두 번째 직장과 세 번째 직장을 이어주었고 무엇보다 복덩이를 준 집이었다. 





다시 2014년 6월로 돌아가 보자

날은 점점 더워지기에 창문을 여는데 담배 냄새는 나고, 아랫집에서는 누수가 발생했다고 하였다. 그래서 주인 할아버지께 말씀을 드리니 본인이 알아서 하시겠단다. 알아서...


어느 주말 아침이었다. 복덩이는 신생아라 수면 시간이 2~3시간 정도다. 오전 수유를 하고 잠이 든 복덩이를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난데없이 초인종이 울린다. 그러지 말라고 문에다 종이를 써 붙였건만 다짜고짜 초인종을 누른 사람이 누군지를 보니 주인 할아버지다.에는 어떤 아저씨가 함께 서 있다. 누수 잡으러 오신 분이셨다. 


"아니 이렇게 갑자기 오시면 어떡합니까. 말씀이라도 좀 주시지 그러셨어요."

"응. 이 사람이 누수는 기가 막히게 잘 잡아. 얼른 한 번 보자고."

"아니 할이버지. 그게 아니고요..."





'셀프'로 수리하려는 막무가내 주인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는 연세가 있으셔서 귀가 잘 안 들리시기에, 평소땐 약간 큰소리로 말씀을 드려야 한다. 아마 옆에서 보면 대드는 걸로 보일 정도로...게다가 본인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가셔서 난감할때가 종종있다. 


어쨌든 욕실을 중심으로 누수 탐지를 하였다. 이미 복덩이는 잠에서 깨어 울고 난 뒤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검사를 하시더니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이거 잘 모르겠네. 아무것도 안 잡혀요."


'아니, 할아버지. 기가 막히게 잘 잡으신다고 하셨잖아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어서 그냥 가만히 있었더니 일단은 철수를 하신다. 주말 아침을 다 망쳐놓고 말이다. 


그 뒤로는 할아버지께 신신당부를 하고 꼭 사전에 전화를 달라고 말씀드렸다. 다행히 할아버지는 그렇게 하겠다고 하셨다.


그로부터 며칠 뒤, 다시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께서 베란다를 좀 보자고 하신다. 그러시라고는 했지만 아랫집 누수 위치가 전혀 다른데 여길 왜 보자고 하실까 의문이 들었다.



(당시 빌라 베란다 사진. 세탁기, 살림 등으로 폭이 좁다. ⓒ제네시스박)


그렇게 베란다를 보시더니, 갑자기 몇 시간 뒤 또 아무 말씀도 없이 '벌컥' 들어오신다. 손에 이것저거것 잔뜩 들고 말이다. 


"아무래도 베란다 방수가 좀 약해서 그러지 않나 싶어. 이거 좀 덧대면 괜찮을거 같은데..."

"네?"

그런데 왜 혼자시지? 직접 하시겠다는 건가? 이게 알아서 하신다는 의미? 설마...여기를...?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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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제네시스박

부동산과 세금, 그리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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