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워런 버핏을 디스하다

2018-06-07 22:17
경제 이야기
written by 박동수




세계 3위 부자 vs 세계 54위

부자 간의 설전


혁신의 아이콘이자 세계 54위 부자인

일론 머스크가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세계 3위 부자 워런 버핏을 디스했습니다.

 

*디스

: 디스리스펙트(disrespect, 무례)의 준말로

상대방의 허물을 공격해 망신을 주는

힙합의 하위 문화.

 


(포브스 선정 세계 3위 부자 워런 버핏 ⓒForbes)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 '테슬라',

민간 우주 사업체 '스페이스X' 등

미래를 이끌어갈 혁신 기업을 운영하는

젊은 부자 머스크가,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회사를 통해 

세계 굴지의 기업에 투자하는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과

무슨 악연이 있어 디스전이 벌어졌을까요?


(참조-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어떤 회사?)



(투자가 더욱 필요한 현재의 자신을 셀프디스(?)한 만우절 트윗 ⓒ일론 머스크 트위터)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 1일

테슬라의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발생했습니다.


*컨퍼런스콜 

: 상장사가 기관투자가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자사의 실적과 향후 전망을

설명하기 위해 여는 전화 회의. 

 

이날 머스크는 테슬라의 급속 전기충전소를 

다른 전기차 업체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여 수익을 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한 애널리스트가

"왜 경쟁력 있는 해자(moat, 垓子)

포기하려 하느냐"라고 질문했는데요,


이에 대한 머스크의 답변에서

문제의 디스전이 시작된 것입니다.



해자란 무엇인가? 


'해자'란 원래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벽을 둘러싼 주변 땅을 파낸 뒤 

물을 채워 넣어 만든

방어 구조물을 가리키는데요,


성을 둘러싼 전투가 없는

현대에는 경쟁사로부터

기업을 보호해주는 높은 진입 장벽 또는

확고한 구조적 경쟁 우위를 뜻합니다.


워런 버핏이 1980년대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보고서에서 발표한 뒤부터

널리 사용되고 있죠.



('해자'에 둘러쌓인 성)


이러한 경제적 해자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①무형자산 

②네트워크 효과 

③교체/전환 비용 

④비용절감의 우위 등이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①무형자산

브랜드, 판매망, 특허 등의 

핵심 기업 경쟁력이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 맥도날드 같은 기업은  

브랜드 자체가 막강한 경쟁력을 발휘해

경제적 해자로 작용합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할 땐

펩시콜라가 맛있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콜라를 구매할 때 보면

브랜드 파워가 막강한

코카콜라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훨씬 많다는 것이 그 증거죠.




다음으로 ②네트워크 효과란  

특정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충분히 많아질수록 

그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말합니다.


카카오톡, 라인, 위챗 등의

메신저 업체들을 보면

다른 기업과 핵심 기능은 거의 동일하지만

사용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③교체/전환 비용이란  

고객이 어떤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미 사용하고 있을 때,


유사한 다른 회사의 물건이나 서비스로 

바꾸기 위해 드는 비용이 높아

기존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쉽사리 갈아타기 어려운 경우를 말합니다.

 

약정에 걸려 있어

스마트폰을 쉽게 바꾸지 못하거나

쌓아둔 마일리지가 많아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기 꺼려지는 경우가 

모두 이에 해당합니다. 


끝으로 ④비용절감 우위란 

기업이 어떤 물건을 만들 때

규모의 경제가 달성되어

경쟁사보다 싸게 만들 수 있는 경우입니다.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 생산 규모가 커질 수록

단위당 생산비가 감소하는 현상.



머스크 曰

"테슬라의 핵심은 충전소? No"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연료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적기 때문에

얼마나 편리하게 충전을 할 수 있는지가

자동차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보급된 

수많은 테슬라의 급속 전기 충전소는 

테슬라만의 강력한 경쟁력,

'해자'가 될 수 있는 것이죠.



(테슬라의 전기충전소) 


하지만 이를

다른 회사 전기차도 쓸 수 있게 개방하면

꼭 테슬라의 전기차를

이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테슬라의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애널리스트의 질문은

상당히 타당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질문에 대한 머스크의 답은 이렇습니다.


"해자라는 개념은 변변치 않으며

적들이 쳐들어 오는데 방어막이 

해자 하나라면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버핏의 제시한 '해자'라는 개념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죠.


또한 그는

"혁신의 속도가 더 중요하고 그것이야말로

경쟁력을 만드는 근본 요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기충전소 자체가  

테슬라의 경쟁력이긴 하지만

전기충전소 인프라보다 더욱 중요한 건 

다른 회사보다 더 좋은 전기자동차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거라고 강조한 것이죠.





버핏 曰

"해자는 여전히 유효!"


이 발언이 전해진 뒤 며칠 지나지 않아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에서

워런 버핏은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

이렇게 답합니다. 


"아직 좋은 해자들이 많이 남아 있으며 

머스크가 특정 분야에서는

이를 뒤흔들 수 있겠지만 사탕에서라면

우리를 따라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1972년 버핏이 인수한 이후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이익이 늘고 있는,


'시즈캔디(See's Candies)'의 브랜드 가치

고객 충성도를 여전히 유효한

해자의 예시로 삼은 것입니다.  


그러면서

"기술 혁신은 기술 혁신일 뿐이지

기술 자체가 돈을 벌어주지 못한다"라고 

투자자로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워런 버핏의 투자로 유명한 시즈캔디 ⓒ시즈캔디)


그런데 둘의 설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머스크는 또다시 본인 트위터를 통해 

"나는 끝내주는 사탕회사를 차리려고 한다"

"나는 지금 진지하다"


"해자를 만들어

사탕으로 가득 채워버릴 것이고

버핏도 투자하지 않고 못 배길 것"이라고

조롱을 한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과거부터 이어진 둘의 악연 


이렇게까지 머스크가 버핏을 도발한 것은

과거에 악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5년 테슬라가 전기차를 

기존 자동차 딜러망에 의존하지 않고 

고객 주문을 직접 받아 판매하자,


버핏은 테슬라의 이런 조치가 

기존 딜러 판매 시스템에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반응한 것입니다.


게다가 테슬라의 자율주행차에 대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하지만 버핏은 원래

IT 혹은 기술 중심 기업에 대해

평가가 박한 편입니다.


지금은 '애플'과 같은

IT기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원래는 이익을 내는 것이 확실하지 않은

기술 주도 회사엔

투자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워런 버핏이 과거엔 투자하지 않았던 애플 ⓒ애플)


반면에 머스크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세상을 뒤엎으려는 시도를 많이 하기에 

둘은 사사건건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는 최고지만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투자자의 입장

미래를 꿈꿔야 하는 기업가의 입장

태생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두 사람의 악연의 시작인 것입니다.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그렇다면 둘 중에서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요?


머스크는 전기차의 대중화를 끌어냈고 

화성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우주선을 보내고 있으며, 


이제는 하이퍼루프라는 진공터널을 통해  

시속 1,200km의 열차를 운행하는 등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새로운 사업을  

꾸준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하이퍼루프 개념도 ⓒpindex)


투자자의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높은 

기술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버핏의 투자관도 존경스럽지만,


세상을 바꾸려는 일론 머스크의

과감한 시도에 관심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머스크의 영화 같은 시도가

멀지 않은 미래에 실제 성과로 이어진 후

지금의 애플처럼 워런 버핏의

투자 대상이 되는 날이 온다면

양쪽 모두 승자가 되는 것이겠죠.


그렇게 되면 세상은 자연스럽게

더 좋은 쪽으로 변할 것이므로

양쪽 모두의 승리를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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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박동수

어려운 경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드립니다~

pdongs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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