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죄수의 딜레마'

2018-03-19 14:17
경제 이야기
written by 박동수



 

'죄수의 딜레마'가 뭐야?


여러분은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라는

이론을 아시나요? 


오늘은 최근 예능과 드라마 등

방송 프로그램 소재로 부쩍 많이 등장하는

'죄수'와 관련된 재미있는 경제 이론

한 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JTBC 예능 '착하게 살자' ⓒtvN, JTBC)


이런 상황을 생각해볼까요? 

 

어떤 연쇄 사건이 발생하여

경찰은 공범으로 판단되는 2명의

사건 용의자 AB를 체포했습니다.


그런데 경찰 측에는

마지막 사건에 대한 증거만 있고 

이전 사건들에 대해서는

심증만 있는 상태라,


각각 다른 방에서 취조를 받는  

용의자들에게 이런 제안을 합니다.


1) A, B 모두 이전 범행을 자백하면

    둘 다 5년 구형.


2) 한 사람만 자백하고, 

    다른 사람은 자백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백한 사람은 석방, 

    자백하지 않는 사람은 10년 구형.


3) A, B 모두 자백하지 않으면

    각각 2년 구형.


제안을 받은 용의자 A는

머릿속으로 경우의 수를 따져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A, B 모두 자백하지 않고 

둘 다 각각 2년씩만

감옥에 있다가 나오는 것입니다.


4가지 경우 모두에서

A와 B의 총 복역 기간을 따져보면

다른 3가지 방법이 모두 10년인데 비해

둘 다 자백하지 않는 경우에는  

둘이 합쳐 4년만 복역하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론과 달리 현실에서는

A와 B가 모두 자백을 해서

둘 다 5년씩 형량을 구형받습니다.




방금 A, B 두에게 이로운 방법

둘다 자백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는데요,


사실 두 사람 모두가 아닌

A나 B, 한쪽 입장만 두고 보면

상대방의 행동과 관계없이

자백을 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자신이 자백하지 않았을 경우에 

B가 자백을 해버리면 10년, 

B가 자백을 하지 않으면 2이지만, 


자신이 자백했을 경우에는 

B가 자백을 해도 5년, 

운 좋게 B가 자백을 하지 않는다면 

석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A, B가 택한

각자의 최선의 선택(자백)

결과적으론 각자의 불행으로 귀결되는 것을

'죄수의 딜레마'라고 합니다.




물론 '가정의 학문'이라 불리는 경제학답게

죄수의 딜레마 역시 '비협조 게임'이라는

가정하에 성립됩니다.


즉, 각 개인의 선택에 대해 상대방은 어떠한

구속력 있는 약속(협조)이나 보복을 할 수 없

게임은 반드시 단 한 번만 실행된다는

조건이 걸려있어야 하죠.


왜냐하면 이러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경우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기거나,


아니면 자신만 자백하지 않았다가 언젠가

제 3의 인물에게 해코지를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발생해 A와 B가 

서로 협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게임 이론의 대표적인 사례


이런 죄수의 딜레마는 

게임 이론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게임 이론이란

경쟁 상대를 고려하면서

최선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

다시 말해 상호 의존적인 상황에서의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이론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게임은

이익(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행위자

(참가자)들이 일정한 전략을 갖고

최고의 보상을 얻으려 하는 행동를 뜻합니다.


죄수의 딜레마처럼

자신의 석방 또는 최소 형기(최대 이익)를 위해

어떻게 행동(자백 또는 부인)해야 하는 지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 등이 해당하죠.


게임 이론은 현실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통신 요금의 40%가 마케팅 비용" ©KBS)


이동통신사는 매출의 상당액을 

마케팅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크기를 쉽게 확장할 수 없는  

이동통신 산업에서 모든 회사가

마케팅 경쟁에 치열하게 뛰어들면

회사의 수익 구조는 나빠지기 마련이니,


서로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은 지양하고

질적으로 경쟁하자 말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모든 이동통신사가 동시에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일은

결코 벌어지지 않죠.


그래서 이런 동종 업계 회사들은

담합을 하기도 합니다.

다 같이 비용을 줄일 수 없다면

수입을 늘려보자는 속셈인 것이죠.





출혈 마케팅 그리고 리니언시 제도


담합은 불법이라

몰래몰래 이뤄지기 때문에

적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서는  

리니언시(leniency)라고 하는  

'자진신고감면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리니언시란

"관대한 행위"라는 뜻으로,


적발하기가 어려운 담합 행위에 대해 

담합에 참여한 업체가 스스로 자백할 경우

자백하지 않은 다른 회사보다

과징금 등을 줄여주거나 면제해주는,

말 그대로 관대한 제도입니다.  


현실판 죄수의 딜레마

이런 상황에서도

죄수의 딜레마의 사례처럼

담합에 참여한 회사가

먼저 자백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밀을 지키고 있다가

다른 회사가 먼저 자백을 해버리면  

자백하지 않은 회사만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리니언시 제도는 죄수의 딜레마 이용

담합 참여자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만들어 

담합을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담합은 범죄 행위 ©공정거래위원회)



나도 게임 이론에 참여하고 있다? 


'게임 이론' 또는 '죄수의 딜레마'는 

기업의 사례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벌어집니다. 

대표적인 것이 사교육입니다.


부모님들은 사교육을 두고 

2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시키느냐 마느냐"하는 것이죠. 


모두가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다면 

아이들도 행복해지고

부모님도 사교육 부담에서 해방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내 아이만 두고 생각했을 땐

다른 아이들의 행동에 관계없이

사교육을 받는 것이

무조건 유리하기 때문이죠.


내 아이가 사교육을 받는 상황에서

다른 아이도 사교육을 받을 경우 

서로 비슷한 성적을 유지하게 되고, 


다른 아이는 사교육을 받지 않을 경우

내 아이만 좋은 성적을 내기 때문입니다.


결국,

각각의 아이에게는 최선의 선택이 모여

전국의 모든 아이들이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불행한 결과를 낳게 됩니다.



(대치동 학원가 ©다음 지도) 


쉬운 예를 하나만 더 들어볼까요? 

 

오늘은 친구들과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회비는 1/N로 내기로 했고요. 


나는 적당한 가격의 파스타를  

먹으려고 했는데

친구가 먼저 스테이크를 주문합니다. 


여러분은 그래도

파스타를 주문하시겠어요?

아니면 친구를 따라

스테이크를 주문하시겠어요? 


다시 말씀드리자면 

오늘 회비는 1/N입니다. 


결국 모두가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오늘 모임의 회비는

가장 비싼 음식의 가격에  

수렴하게 되었습니다.


각자 내는 것이었다면

오히려 더 저렴했을 텐데 말이죠.





개인의 합리적인 행동은 항상 옳다?  


지금까지 개개인에겐 합리적인 행동이

집단 전체로 봤을 때는 손해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알아보았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각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하겠지만

그것이 결국 자신에게 손해가 되고

상대방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그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게임 이론 속 죄수와 달리

우리는 상호 협조를 할 수 있으니까요.




위의 모임 예시를 생각해보면

서로의 신뢰를 더욱 쌓거나

아니면 강제력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자주 만날 사이인데

이렇게 하면 비용만 늘어난다는 것을 

모두가 인지하도록 하거나, 


메뉴 가격의 상한을 정해서 

과도하게 이익 또는 손해 보는 상황을 

회피하는 것입니다. 


게임 이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개인뿐만 아니라 전체에게도

합리적인 상황을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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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박동수

어려운 경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드립니다~

pdongs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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