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GM 공장 폐쇄'가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을까?

2018-03-02 19:43
경제 이야기
written by 류광현




한국GM 철수,

정부가 관여할 수밖에 없다


쉐보레와 캐딜락을 생산하는

한국GM(General Motors)

2월 12일 군산 공장 폐쇄를 선언했습니다.  


댄 암만 GM 사장은 

군산 외 나머지 영업장(부평, 창원, 보령 등)

수주 내 향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GM은 대마불사(大馬不死)

'대마'를 죽일 것이냐고 물은 셈입니다.  


대마불사

말이 큰 무리를 이루면  

결국 살아남는다는 뜻입니다.  


대형 회사가 파산할 경우

사회에 미치는 부작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대형 회사들이 어려움에 빠지면

결국 정부가 구제 금융 등으로 도와줘

살아남는 것을 빗대어 표현하는 말입니다.


GM의 한국 철수도

최대 30만 명의 실직으로 이어지기에

정부가 방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이전에  

자금 지원이 결정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2일엔 한국을 방문한

배리 엥글 GM 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 GM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고,


24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군산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이낙연 총리 페이스북)



정부조차 '포기'하는

선택지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이번엔 포기할 것이란

전망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GM이 유럽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군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크루즈'와 '올란도'의 판로가 막힌 상황이고,


GM은 2013년부터 호주, 러시아, 남아공,

인도, 유럽 등에서 차례로 철수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지원금을 투입해봤자

GM은 어차피 지원금으로 부채만 해결하고

결국엔 철수하는'먹튀' 전략을 쓸 것이란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정부가 지원을 포기하고

GM이 한국에서 철수하게 되면

국내 자동차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한 

기술자들은 어떻게 될까요?  


누구도 미래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같은 군산에서 벌어진

군산 조선소 가동 중단 사태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군산 조선소 가동 중단

군산 경제의 4분의 1을 지탱하던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가 일감 부족으로

지난해 7월 1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이낙연 총리 페이스북)



연휴 늘려 비용 줄인

대형 조선 3사 '몸부림'


잠시 한국GM 철수와

비슷한 상황의 조선 사업

업황을 살펴보겠습니다.


현대중공업은 공식 설 연휴보다

하루 더 쉬었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휴무를 일부러 늘린 셈이죠.  


올해 수주가 늘고 있지만

이들 물량은 올해 하반기나 내년쯤에

건조에 들어가기 때문에

당분간은 인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와

대우조선 거제 옥포조선소는 설 연휴에

유지 보수 및 막바지 작업 인원 외에는  

모두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지금껏 조선소가 휴일·명절을 가리지 않고

일하던 모습과 사뭇 다른 상황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추세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대형 조선 3사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그나마 희망이 있어서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첫 일정으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약속했습니다.  


또한 중국으로 넘어간 수주 물량이  

일부 한국으로 넘어온다고도 합니다.  


당장 비용이 더 들어도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이익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중소형 조선소'에는

내일이 없다? 


반면에 중소형 조선소는  

굶다가 고사할 판입니다.  


핵심 기술자마저  

현장을 하나둘 떠나고 있습니다.

일부는 스스로 살길을 모색하고  

일부는 구조조정을 당했습니다.  

 



핵심 인력을 구조조정하면

다음을 기약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2019년 이후 조선업이 

다시 호황 사이클에 진입해도

핵심 인력이 빠진 중소형 조선소는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할 공산이 큽니다. 



퇴직자가 말한 조선업의 현재는? 


중형 조선소 본사에서  

생산관리를 담당한 A 씨는  

지난해 12월 회사를 나와야 했는데요,


현재 조선업과 무관한  

직장을 알아보는 중입니다.  

A 씨와 일문일답을 나눴습니다. 


Q. 어떻게 나왔나요? 


A. 회사 내 비중과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그만둬야 했습니다.  

핵심 분야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어요.  


Q. 구조조정 당시

내부적으로 돌던 소문이 있다면요? 


A. 생산관리 이외에도 설계 부서에서도

구조조정이 대대적으로 단행되는 바람에

사업 자체를 접는다고들 했어요.




Q. 설계 부서가 조선소의 핵심인데,

그들은 어디로 갔나요? 


A. 동종 업계로 못 가고  

반도체 업종으로 이직하거나

창업한 것으로 압니다.


Q. 인력 유출이 심각한가요?


현장에서는 몇 년 후가 가늠되지 않으니

기술자들이 외부로 빠져나갑니다. 

조선 분야와 무관한 이직 현상도 빈번하고요.


A. 일각에서는 2018년부터 수주가 늘어  

2019년만 잘 넘기면 조선업이  

다시 살아난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Q. 대형 조선소는 어떨지 모르지만,  

중소형 조선소는 5년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발주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Q. 지금 중국이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만족스러운 기술력을 보여주지 못해  

일부 수주 물량이 한국으로 선회했다는데,

국내 조선소에는 희소식이 아닐까요?


A. 중국 조선소가 급성장했지만

중국 내부에서도 몸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중국마저 몸집을 줄이는데

국내 업황이 쉽게 좋아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Q. 만약 업황이 살아나면  

돌아갈 마음이 있습니까? 


A. 다들 돌아갈 생각이 없어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힘든 과정을 다 겪고 나니  

똑같은 과정을 또 겪는 게 두렵습니다.


돌아간다고 해도

비슷한 상황이 또 올 것 같습니다.  

장래성이 없어요.



군산의 문제일까,

전체의 미래일까?


GM 공장과 조선소,

이 두 제조업 현장의 그늘진 업황은

작게는 한 개인의 삶에,


크게는 정부 재정을 비롯한

우리 사회 전체에 영향을 줍니다.


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의

[한국GM, 자동차 산업 그리고 일자리]라는

칼럼에서 그 연관성을 더 구체적으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GM 문제를

일자리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GM은 수익성만 따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산업의 발전 이면엔

결국 정치적 선택이 있습니다.




구글은 2015년 1사분기에만

462만 달러(약 50억 원)

정치적 로비에 지출했습니다. 


페이스북은 269만 달러(약 30억 원),

아마존은 215만 달러(약 23억 원),

그리고 애플은 무려 123억 달러

(13조 원)을 로비 활동에 썼습니다.


지금 시장 논리를 내세우는

GM 역시 2009년

미국 연방 정부의 지원으로

간신히 회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지금 한국GM의 상황

결국엔 향후 국가의 경제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제조업이 아니더라도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을 앞세워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언젠간 우리의 일자리가 사라졌을 때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하길 바라는지

이번 문제에 대해 정부가 도출한 결론

우리가 동의하는 답인지

신중하게 생각해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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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류광현

어둠을 볼 수 있다면 빛을 볼 수도 있을 거야. 그 둘은 이름만 다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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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류광현

어둠을 볼 수 있다면 빛을 볼 수도 있을 거야. 그 둘은 이름만 다를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