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퇴근 시간은 정말 '5시'가 되는 걸까?

2018-01-14 03:41
경제 이야기
written by 김유라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이끄는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꼽은

2018년 가장 주목할 트렌드 키워드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입니다. 


*워라밸

:"Work and Life Balance"의 약자로

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을 중시하는 새로운 풍토를 말함.


실제로 LG계열 광고회사 HS애드가

120억 건의 SNS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워라밸이 SNS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이지만 2017년 하반기부터

폭증하는 추이를 보였다고 합니다.


'회사(직장) 생활'과 연관된 언어만 봐도

직장인 트렌드가 바뀌었음을 알 수 있는데요,

과거에는 '업무, 스트레스, 능력, 동료'가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소통, 퇴근, 주말, 휴가'처럼

직장 내 소통이나

퇴근 후 자신을 위한 삶을 소중히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일 많이 하는 국가


아마 예전보다 근무 환경이 나아져서

워라밸이 뜬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사실 한국은 여전히

워라밸을 실현하기 힘든 국가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에 따르면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3번째

일을 많이 하는 국가입니다.


한국의 연간 노동 시간은(2016년 기준)

2,069시간으로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에 이어

35개 회원국 중 3위를 차지했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연간 노동 시간은 1,783시간이고

독일1,353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노동 시간이 가장 적습니다.



(OECD 가입국 중 연간 2,000시간 넘게 일하는 국가는 한국과 그리스, 코스타리카, 멕시코 4곳뿐이다. ⓒOECD)


문제는 노동 시간이 지독히 길어도 한국의

노동생산성(시간당 창출하는 부가가치)

OECD 국가 중 꼴찌에 가깝다는 것인데요, 


같은 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가 시간당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OECD평균(47.1달러)에 한참 못미치는

33.1달러에 그쳤습니다.


반면 미국 근로자는 2배인 63.3달러를,

OECD 국가 중 일을 가장 적게 하는

독일 근로자는 59.8달러를 생산합니다.


같은 1시간을 일해도

미국이나 독일 근로자가 한국 근로자보다

2배 더 많은 가치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OECD의 이런 사례에서 노동 시간이 낮을수록

생산성이 높아지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OECD 가입국 중 노동생산성은 하위권에 속하는 한국 ⓒOECD)



신세계 대기업 최초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


이런 가운데 신세계그룹은 올해부터

국내 대기업 최초로 임금삭감 없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작했습니다.


2018년을 주도할 워라밸 트렌드를

기업 문화로 정착시키고 노동 시간을 줄여

생산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입니다.


현행 법정근로 시간

휴식 시간을 빼고 주당 40시간으로

하루 8시간 근무(9 to 6)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요,


신세계그룹은 이를 주당 35시간

즉, 하루 7시간 근무(9 to 5)

대폭 줄였습니다.


특히 근로 시간은 줄이면서

"임금 하락은 없다"고 밝혀

큰 주목을 받았죠.


(ⓒ신세계그룹)



흡연실 폐쇄, PC 셧다운제 실시

'집중 근로 유도'


새해 첫날부터 실시된

주 35시간 근무제로 인해

신세계그룹 내 업무 분위기는

극적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근로 시간 축소를 위해

2년 전부터 시뮬레이션을 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근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들을 마련했는데요,


대표적인 것으로 PC 셧다운제

야근 잦은 부서의 임원·부서장 페널티 부과,

회의 체계 혁신 등이 있습니다.




오후 5시 정시 퇴근을 위해

정용진 부회장을 포함한 이마트 사무직

2천여 명의 PC가 5시 30분에 일괄적으로

종료되며 담당 임원의 결재 없이는

PC가 다시 켜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해외 출장 시 들고가는

노트북까지 한국 근무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꺼진다고 합니다.


야근이 자주 발생하는 부서

임원·부서장은 평가 체계에서

감점이 되는 등의 페널티를 받게 되며,


업무 시간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회의도 간단한 내용은 보고서로 대체하고

'회의 1일 전 사전 공지, 1시간 내 종료,

1일 내 회의 결과 공유'하는 111제도를 통해

전격적으로 개편됐다고 합니다.




동시에 신세계그룹은

오전과 오후 하루 두 차례 2시간씩

'집중 근무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전에는 근무 중 언제든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러 나갈 수 있었지만

이제 집중 근무 시간에는 잡담을 금지하고

흡연실 문을 닫는 등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그런데 막상 퇴근 시간을 1시간 당겨보니

꼭 집중 근무 시간이 아니어도

다들 시간 내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해

적당히 여유를 부리거나 친목도모하는 것을

자발적으로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 신세계그룹에 근무 중인 한 사원은

"오후 5시에 퇴근하려면 무조건

시간 안에 일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일체 딴짓 안하고

업무에만 집중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회의도 타이트하게 바뀌어서

"할 말 있으면 한마디씩 해보라"던

과거의 느슨한 회의가 사라졌다고 하죠.

[출처: 중앙일보 "퇴근 빨라 좋겠다고? 좋은 시절 다 갔다"]



(ⓒ위키피디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업무 방식을 새롭게 혁신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 며,


"업무 시간 안에 주어진 일을 모두 마치고

퇴근 후 '휴식 있는 삶'을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는데요,


과연 그 의지가 엿보이는

강력한 근무 시간 조정 정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워라밸 근무'의 이면 

①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한 꼼수?


그런데 이런 파격 정책이 사실은

회사의 비용을 줄이려는

'사측의 임금 깎기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는

"사측의 주당 근로 시간 단축은 

2018 최저임금 상승 추세에 맞서 

근로 시간을 줄임으로써 최저임금 위반을

피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저임금이 올라간 만큼

근로 시간을 단축하면

향후 임금 총액이 늘지 않아

사측의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죠.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의 계산에 따르면

주 40시간 근무제에서

한 달 근무 시간은 총 209시간인데

주 35시간 근무제로 바뀌면

한 달 총 근무 시간은 183시간으로 줄고,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오르면

향후 책정되는 월급은 209만 원이 아닌

183만 원으로 줄어든다 것입니다.





'워라밸 근무'의 이면 

② 업무 강도만 높아지는 효과?


또 사무직 근무와 달리

마트 현장 업무는 업무 시간에 맞춰

칼 같이 끝낼 수 없는 상황에서

업무 시간만 단축해 오전 조와 오후 조가

동시에 근무하는 시간은 시간 줄어들었지만,


추가 인원은 고용하지 않아 업무 강도가

훨씬 높아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동시 근로 시간인 오후 4~6시는, 

평균적으로 마트에 사람이 몰리는 시간인 

오후 7~9시를 준비하는 때라서

마트에서 가장 바쁜 시간인데요,


근로 시간 축소로

이때 함께 일하는 인력이 줄어들었기에

그에 맞춰 인력 충원이 필수라는 것이죠.


그래서 이들은 적절한 인력 충원 없는

노동 시간 단축은 허구라며

보완책이 없는 근로 시간 단축

반대하고 있습니다.



사측의 반박은?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이마트 등의 폐점 시간을 기존 12시에서

11시로 1시간 앞당기는 등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노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신세계그룹)


또 임금 삭감 주장 역시 2~3년 뒤를 가정

이런 비판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향후 임금은 단체 협상에 따라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근로 시간은 줄여도 연장 근무와 

수당 지급은 기존 그대로 지급될 것이기에 

큰 틀에서 월급여 총액이 줄어드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과연 대기업 중 최초로 파격적인

업무 시간 조정을 실시한

신세계의 '주35시간 근무제'가 

진정한 워라밸을 이루는

훌륭한 사문화로 정착해서,


다른 기업들에도 5시면 퇴근하는 문화가

적용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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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김유라

행복한 일상을 꿈꾸는 에디터 #해피유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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