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박동수 2017.12.05
12월 5일은 무역의 날!
지난 12월 5일은
제54회 무역의 날이었습니다.
무역의 날은 무역의 균형 발전과
무역입국(貿易立國)으로서 국가 경제를
튼튼히 세우자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입니다.
우리나라 수출이 처음 1억 달러
(약 1,000억 원)를 달성한
역사적인 날을 기리기 위해 1964년
11월 30일부터 '수출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기념하기 시작하였고,
1987년 수출과 수입의 균형적인 발전을
촉진하자는 뜻에서 '무역의 날'로
그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제54회 '무역의 날' 행사 ©정책브리핑)
이후 2011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
(약 1,000조 원)를 이뤄내면서,
1조 달러 달성일인 12월 5일을
무역의 날로 변경해서 기념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날짜와 이름을 바꾸면서까지
무역의 날을 기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무역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조사기관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무역 의존도는
80%가 넘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무역의존도
: 한 국가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국민소득 또는 국민총생산에서 '수출+수입
총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계산됨.
즉, 국내 생산보다 수출+수입의 합이 많으면
100%를 초과할 수도 있음.
그만큼 우리나라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무역의 날을 통해 그 중요성과
현황을 매년 확인하는 것이죠.
우리나라 10대 수출 품목의 변화
한편 2016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8번째로
많은 수출을 한 나라로 기록되었습니다.
비록 이 순위는 저성장과 보호무역의 영향으로
프랑스와 홍콩에 밀려
2015년에 비해 2계단 하락한 것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수출 강국입니다.
(세계 10대 수출 대국 ©WTO)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물건을
주로 수출해서 이런 업적을 달성했을까요?
2016년 우리나라 10대 수출 품목에서
1위는 예상하시는 것처럼
반도체가 차지했는데요,
작년에 무려 600억 달러(약 65조 원) 이상을
수출하여 전체 수출액의
약 12%를 차지하였습니다.
(삼성전자 평택공장 ©삼성전자)
그 다음은 자동차와 선박, 그리고
스마트폰 등의 무선 통신 기기 등이
뒤따랐는데요,
(2016년 10대 수출 품목 ©통계청)
하지만 우리나라가 처음부터
이렇게 고부가가치 상품을
수출했던 것은 아닙니다.
불과 20여 년 전인 1980년대 후반만 해도
수출 1위와 3위 품목은
의류와 신발 등의 경공업 제품이었습니다.
*경공업
: 제조공업은 생산물의 무게에 따라 크게
경공업과 중공업으로 나누는데, 그중에서
부피에 비하여 무게가 가벼운 물건을
만드는 것을 경공업이라 한다.
2위 품목이 반도체이긴 했지만
그 수출액은 현재의 10%에도 못 미치는
40억 달러(약 4조3,400억 원)에 불과했죠.
시대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더 낯선 수출품들이 등장합니다.
아직 '수출의 날'이 생기기 전인
1960년대 초반에는 한국전쟁으로 인해
산업 기반 시설이 전무한 상황이어서
수출할 만한 물건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당시에는
철광석이나 중석, 텅스텐 등
광공업 제품이 수출 1,2위를 다투었고,
이밖에 오징어, 돼지털, 자작나무 등
주로 자연에서 나오는 제품들을
해외에 내다 파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런 것까지 수출을?!
그렇게 수출할 품목이 마땅치 않았던
1960년대에 주력 수출 제품 중에서
특별한 상품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가발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수출 역사에서
가발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기억하실 겁니다.
특히 미국으로의 가발 수출이 활발했는데요,
그 이유는 심한 곱슬 머리로
머리 손질이 어려웠던 미국 흑인 여성들이
긴 머리의 한국산 가발을 선호했고,
영화 산업이 한창 번창하던 할리우드에서도
가발이 대유행을 했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영등포 가발 공장 ©정책브리핑)
그렇게 전국의 가정을 한집 한집 돌아다니며
머리카락을 모은 후 한땀 한땀
부지런히 가발을 만들어 수출한 결과,
1964년에 1만4,000여 개의 가발이 수출됐고
1970년대에는 합성섬유로 만든
인조가발까지 수출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가발이 전체 수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10%가 넘을 정도로 어마어마했죠.
그런데 그 시절 우리나라가 가발 외에
소변까지 수출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소변에는 유로키나아제라는
뇌졸중 치료제의 주원료가 포함되어있는데
이 물질이 1kg당 2,000 달러
(약 210만 원)에 팔렸던 것이죠.
이렇게 귀한(?) 소변을
'한 방울이라도 더 통 속에!' 넣기 위하여 ,
전국의 학교와 예비군 훈련장,
버스터미널 등의 공중화장실마다
흰색 플라스틱 오줌통이 들어섰습니다.
(오줌으로 외화벌이 동아일보 보도 내용 ©네이버뉴스 라이브러리)
(오줌으로 외화벌이 ©다음 블로그 'ktw5566')
그렇게 모은 소변의 가치는
과연 얼마였을까요?
화학 처리한 소변을 수출한 결과
1974년에 무려 150만 달러(약 16억 원)를
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수출품은 1980년대에 들어서
국민들의 식습관이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서구식으로 변하고,
화장실도 수세식으로 바뀌는 과정을 통해
예전만큼 깨끗한(?) 소변을
다량으로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더는 수출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제약회사들이 북한을 통해
소변을 제공받고 있다고 합니다.
(오줌으로 만드는 유로키나제 ©약학정보원)
새로운 수출 시대로!
지금까지 무역의 날을 기념하여
우리나라 수출의 역사를
간단히 되돌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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