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가 남긴 '주식 교과서'의 내용은?

2017-11-01 18:18
주식 이야기
written by 류광현




78개 종목 ⇒ 시세 조종 ⇒ 78억 원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지난 19일

대규모 주가 조작 단체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조직은 이른바 '스승'으로 불린

주가 조작 우두머리가  

제자 19명을 길러 시세를 조작함으로써

78개 종목의 주식에서 총 78억여 원의  

부당 이득을 취득했는데요,

 

이들은 2012년 5월 30일쯤부터 

2017년 2월 10일쯤까지

불과 3일 만에 주가 상승을 유도하는

'상한가 굳히기'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했습니다. 


*차익실현

: 자신이 목표했던 수익을 얻고 매도하는 것.

(참조-초보자를 위한 주식 기초 용어)




그런데 이 조직의 우두머리가

제자 19명을 위해 매매 전략을 담은

어록을 만들어서 화제입니다.


어록의 이론편에서는

종목 선정 및 매매 시점 등을 다뤘고  

마인드(심리)편에는 정신적 자세를  

조언하는 내용을 실었는데요,

 

그 내용이 범죄 교재로만 보기에는

아까운 점이 있습니다.  

주가 조작만 하지 않았다면  

괜찮은 조언이 될뻔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주가 조작꾼이 남긴

문제의 어록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죄는 미워하되 조언은 미워하지 말아야겠죠. 

우리는 나쁜 것은 버리고

좋은 것만 취하면 됩니다.

 


'상한가 굳히기' 방식이란? 

 

먼저 나쁜 것부터 볼까요?

알아야 안 당하니까요. 

 

주가 조작 우두머리는

상한가에 진입할 종목부터

남다르게 선정했는데요, 



(ⓒ영화 '빅쇼트')


주로 '최근 상장되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주식'

또는 '정치인 테마주' '중·소형주'에서

주가 조작 대상을 물색했습니다.

   

이런 종목은 거래량 변동 추이와

주가만 보고 투자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어

조작이 쉬웠다고 하는데요,


주가 조작의 대상이 된 종목은  

기업의 객관적 가치와 무관하게  

풍문에 따라 급격한 등락을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범인들은 작업 종목의 주가를

상한가로 끌어올리려고

고가 매수, 물량 소진 매수,  

허수 매수 등 거짓 주문으로  

매도호가 수량을 모두 소화했죠.


*허수매수

: 매수할 뜻 없이 거짓으로

매수 주문을 내는 것. 현재 호가보다  

2~3단계 낮은 호가(매도ㆍ매수의 가격)를

대량으로 내서 매수세가 강한 것처럼

착각하게 한다. 

 



이들은 조작 종목이 상한가를 친 후에도

상한가에 매수하려는 사람이 많아 보이게 

장이 끝날 때까지

고가 매수 주문을 이어갔으며,

 

장 종료 후에는 상한가에

시간외 종가 매수 및  

시간외 단일가 매수로 주문을 넣어  

상한가 매수세의 흐름이

계속될 것처럼 꾸몄습니다.


*상한가와 종가

: 상한가는 해당 종목의 기존 가격에서

+30% 오른 값을 말하고,

종가는 정규 시장이 마감하는

오후 3시 30분에 형성된 주가를 말함.


*시간외 종가 매매(시간외 거래)

: 정규 시장 종료 후 및 정규 시장 개시 전  

일정 시간(15:40~16:00) 동안 

종가로 시간 순서대로

매매 거래가 성립하는 것을 말한다.


*시간외 단일가 매매

: 정규 시장 종료 후 일정시간 동안

(16:00~18:00) 10분 단위로 이뤄지는

매매 거래. 이때 거래 가격은

당일 종가의 10% 내외에서 결정된다.

(참조-초보자를 위한 주식 기초 용어)



(ⓒ영화 '빅쇼트')


또한 다음 날 장 개시 전에도

시간외 거래 및 시가 단일가로

매수 주문을 넣어,


전일 종가 이상의 시가가 형성되도록

유도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시가

: 시초가를 줄여 부르는 말로

아침 9시 주식시장이

시작할 때 형성된 가격을 말함.

 

즉, 일반 투자자가 조작 종목의

상한가 매수세가 튼튼하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죠.



 

그리고 드디어 일반 투자자가 조작 종목에  

관심을 가지고 매수에 뛰어들면

분할매도로 차익을 실현하며 빠져나옵니다. 

 

*분할매도

: 대규모 물량의 단일 종목을

조금씩 나눠서 파는 것.



꾼의 어록

 

이렇게 주가 조작꾼들이

어떻게 사기 행위를 펼쳤는지 알아봤는데요,

이제부턴 우두머리가 남겼다는

주옥같은 명언(?)들을 살펴볼까요?


주가 조작꾼은 시간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주식은 1초 싸움이다! 1초 사이에  

우주에서 별이 79개 사라지고  

새가 날갯짓을 200번 한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인생도, 주식도,  

사랑도, 모든 것이 타이밍이다!"


정신적 자세에 대해 말한 내용은 

웬만한 자기계발서에 버금갑니다. 

 

"복기가 중요하다!" 


아시다시피 복기는 판이 끝난 바둑을  

처음부터 다시 놓아보는 일이죠.


주식에서도 꾼의 말대로 복기가 중요합니다.

왜 주가가 오르내리는지 제대로 알 때  

자기만의 투자 스타일이 완성되니까요. 

 



이밖에도 주가 조작 전문가는 아래와 같은

명언들을 남겼습니다.

 

"항상 정면 승부하라!" 

"대충이라는 것과 인연을 끊어라!"

"주식은 장기 레이스이다." 

"Never Never Never Give Up!

(절대 포기하지 마라)" 

"실력은 계좌가 말한다." 

  

꾼의 어록은 하나같이

피와 살이 되는 내용으로, 말만 들어선

전혀 범죄자가 남긴 것 같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모든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말이기도 하고요. 



꾼의 어록을 이렇게 상세히 전하는 것은  

결코 범죄자를 옹호하거나  

미화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다만 범죄자조차 가슴에 새겨놓은 말을, 

투자자로서 당연히 기억해야 할 자세를

우리는 얼마나 명심하고 있는지

자문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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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류광현

어둠을 볼 수 있다면 빛을 볼 수도 있을 거야. 그 둘은 이름만 다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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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류광현

어둠을 볼 수 있다면 빛을 볼 수도 있을 거야. 그 둘은 이름만 다를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