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망해봐야 정신 차린다"

2017-10-24 17:40
기업 이야기
written by 류광현




현대차 노조 "또 파업 vs 미래 없다"

 

현대자동차 내부에서도

위기를 실감한 모양입니다.


전·현직 노조 위원장

현대차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드러낸 것죠.

단, 그 진단과 해법은 매우 달랐습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가 

20일 공식 출범을 알렸는데요,

 

하부영 새 집행부 위원장은  

임금 단체협상 연내 타결을 위해

졸속 합의를 피하고

"파업이 필요하면 할 것"이라며

'강 대 강'의 태도를 밝혔습니다.



하 위원장은 또한 최근 현대차의

경영 위기에 대해 판매와 수출,

해외공장 상황이 심각함을 인정하지만, 


노동자 임금 인상을 억제하거나 

희망 퇴직을 부추겨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반면에 이상범 전 노조 위원장

2015년에 작성한 해외 자동차 공장

방문 보고서를 뒤늦게 본인 블로그에 올리며 

소모적·대립적 노사 관계에서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그는 "우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망해봐야 정신 차린다'는 말을

충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 것이죠. 

 


 

몇 년 사이에 현대차 노조는

'강성 귀족 노조', '황제 노조'라는

비판을 부쩍 자주 들었습니다.

 

이런 비판의 뿌리에는

높은 연봉이 한몫을 차지하고 있지만

요즘엔 연봉보다도 자동차 시장의 

환경이 바뀐 탓이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추락하는 현대차?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데일리안에서 

사드 보복 여파로 3분기 현대차의

중국 공장 가동률이 54% 수준에 머물러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다고 분석합니다. 

 

또 미국 공장 가동률도

지난해 3분기 102%에 한참 못 미치는

83%까지 급감했다고 밝힙니다. 

 



게다가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에서 발표한

브랜드별 신뢰도마저 지난해 7위에서 

올해 10위로 떨어졌습니다.


현대차는 지금껏 미국 시장에서 

가격에 비해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았었는데

더는 가성비 전략이 통하지 않는 것이죠. 


 

시장은 변하는데 현대차는? 

 

지난 몇 년 사이에 자동차 시장은

친환경, 전기차, 자율주행으로

무게추가 급격하게 기울었습니다. 


*자율주행차

: 운전자의 조작 없이 스스로 주행하는 차.

 

중국 정부는 2019년까지 모든 회사에서 

전기차를 반드시 생산해야 한다고 밝혔고,


2025년까지 중국 내 전체 판매 차량 중 

5분의 1(약 700만 대)을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정책을 내놨습니다. 

 

이에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스웨덴 브랜드 볼보는 지난 7월

"2019년부터 전기차만 생산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그리고 인도는 2030년부터

휘발유·디젤 차량 판매를 멈추는 데다가,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합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몇 달 뒤인 2018년에 

제너럴모터스(GM)의 하위 브랜드

쉐보레가 출시한 전기차 '볼트(Volt)'가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자율주행을 시험할 예정입니다.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Volt) ⓒ쉐보레)

 

특히 GM은 관련 법안만 통과되면 

연간 10만 대까지 자율주행차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장이 빨리 변하는데도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은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고 

2030년까지 무인자동차 개발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만 세운 상황입니다.

 


네이버 자동차, 카카오 자동차? 

 

현대차의 진짜 적수는 IT기업입니다. 

수많은 IT기업이 일찌감치

자동차 개발에 뛰어든 상황인데요,

 

글로벌 IT기업의 대표주자인 구글

이미 2009년부터 자율주행차를 개발해왔고 

애플도 2015년부터 무인차를 개발하다가 

최근에는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국내 IT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LG전자는 다국적 통신기업 퀄컴과 함께 

차세대 커넥티드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로 협약을 맺었고,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 자동차와 IT 기술을 융합하여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자동차. 


삼성전자는 글로벌 차량용 전장부품 기업인

하만을 인수해 자율주행차 

전장부품 개발에 적극 나선 모양새입니다. 

 

여기서 전장부품이란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전기, 전자 부품을 통칭합니다. 

 


(네이버의 자율주행차 '네이버랩스(LABS) ⓒ네이버랩스)


심지어 네이버의 연구개발 조직인

네이버랩스도 올해 2월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고 

일반도로에서 시험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이제 자동차에서도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한 시대입니다. 


(참조-'전기차'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전기차는 모터를 돌려 움직이므로 

부품 수가 적고 엔진이 필요 없죠.


이제 자동차도 부품만 있다면

마치 레고를 조립하듯이 

1인 스타트업에서도 생산할 수 있는 시대

코앞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실제로 생산 공장 없이

3D프린터 기술을 이용하는 미국 스타트업 

'로컬 모터스'는 2015년에 부품 40여 개로

3D전기차 '스윙'을 완성해 보이기도 했죠.



(3D프린터로 전기차를 만드는 과정 ⓒLocalMotors)


즉, 누구나 자동차를 만드는 시대가 왔고

하드웨어 업체는 갈수록 자기 색깔을 

잃어갈 것이 분명합니다. 

 

아주 소수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만 

완성차의 자존심을 지킬 뿐

가성비로 경쟁하는 일반 자동차 브랜드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아마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무슨 차 샀어?"라고 물으면 

이렇게 답해야 할지 모릅니다. 


"네이버 꺼, 구글 꺼, 애플 꺼..."

여러분은 이제 중국에서 생산한 자동차에 

구글, 네이버, 애플 로고를 붙인 차를 

몰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그리고 현대차가 앞으로

저 목록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올해 또 파업으로 성장 동력을 잃으면

많은 이들의 우려처럼

머지않은 미래에 망하는 것이죠.

 

신형 SUV 판매로 매출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거대한 흐름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턱걸이를 해서라도 현대차가

새로운 흐름에 올라타기를 빌어봅니다. 

 

 

스크랩

www.cidermics.com/contents/detail/1280

 

에디터 : 류광현

어둠을 볼 수 있다면 빛을 볼 수도 있을 거야. 그 둘은 이름만 다를 뿐이니까

abc.txt@cidermics.com

에디터 : 류광현

어둠을 볼 수 있다면 빛을 볼 수도 있을 거야. 그 둘은 이름만 다를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