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코뿔소와 비트코인

2017-10-14 16:35
경제 이야기
written by 류광현



 

마지막 위험 신호, 회색 코뿔소 


여러분은 코뿔소라는 동물에 대해

잘 알고 계신가요?

 

코뿔소 몸길이 3~5m,

몸무게 1~3.5t에 이르는  

코끼리 다음으로 큰 동물입니다.


또한 흰 코뿔소, 검은 코뿔소,  

인도 코뿔소 등 이름과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모두 '회색'을 띄고 있죠.

 

초식 동물인 코뿔소의 성품은

평소에는 온순하지만

위험한 상황에 놓이면 큰 뿔을 앞세우고  

땅이 흔들릴 정도로 맹렬하게 달려듭니다.

 



그런데

이런 코뿔소의 습성에 착안해 만들어진

경제 용어가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위기 관리 전문가 미셸 부커는 

다보스포럼 발표에서

회색 코뿔소란 개념을 처음 발표합니다. 

 

사람들은 엄청난 덩치와 공격성을 내포한

코뿔소를 눈앞에 두고서도

그들이 초식 동물이라 방심한 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접근하다가

결국 큰 사고를 당하곤 하는데,


이렇게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위기를

알면서도 방치하다가 맞이한 재앙"

회색 코뿔소에 비유한 것입니다.


('회색 코뿔소가 온다(The Gray Rhino)'의 저자 미셸 부커 ⓒ미셸 부커 트위터)


요즘엔 예측할 수 없는

극단적인 특이 상황을 의미하는

'검은 백조(블랙스완)'의

반대 개념으로도 자주 활용되며,


정치·경제·군사 등 분야를 막론하고

개연성 높고 파급력이 엄청난 위험을

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인지하고서도  

쉽게 간과하는 현상을 가리키는데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자국 정부의 특혜로

급성장했지만 아직 내실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받는 중국 경제가 앞으로 세계에

큰 악영항을 미칠 것이라는 의미로

회색 코뿔소에 많이 비유되었는데요,


최근에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장을 가리키는 데도 

적잖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은 수많은 경제 전문가가  

과열을 경고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최고경영자 

레이 달리오는 CNBC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시장은 투기적이며 거품"이라고

지적한바 있으며,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은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칭하고  

17세기 네덜란드를 뒤흔든 

'튤립 파동'에 빗대어 "비트코인은

튤립보다 더 나쁜 사기"라고 못 박았죠.


*튤립 파동에 대해선 아래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참조-튤립과 가상화폐)

 

이렇게 가상화폐 시장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투자자들은  짧은 기간에 달성한

투자 성공을 근거로 '가상화폐는 다르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내일의 비트코인은 또 상승할까?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에 대한 인기는

국내에서도 하늘을 찌릅니다. 


지난 8월 19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1위 업체인 

빗썸의 가상화폐 거래량은

약 2조6,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그 전날 코스닥 하루 거래대금인 

2조 4,356억 원을 뛰어넘었습니다. 

 

비트코인이 첫 실물거래를 시작한 지 

7년 만에 코스닥 시장을 따돌린 셈이죠.

 

비트코인, 이더리움, 대시, 라이트코인,  

리플 등의 가상화폐 시가총액도 180조 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80%에 육박합니다. 

 


 

이렇게 가상화폐 시장이 커지자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금융 인프라도 

차츰 늘어가고 있습니다. 


주로 은행들이 제공하는 

자동화기기(ATM) 서비스를 

가상화폐 거래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 대표적입니다.

 

가상화폐 전문거래소 코인원이 

'코인원블록스'라는 객장을 열어 

가상화폐별 시세, 투자 상담,  

가상화폐 매입, 현금입출 등의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죠.

 

이렇게 가상화폐가 상당히 빨리 

자신의 현실 영토를 확장하자,


어느새 가상화폐 최대 시장 중

한 곳으로 자리잡은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가상화폐가 오를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습니다. 

 

 

꼭대기로 가는 길이 끊겼다

그렇지만 가상화폐의 미래는

투자자들의 기대처럼 밝지만은 않습니다.


가상화폐 최대 거래국가 중 한 곳인

중국에서 얼마 전 가상화폐 성장세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죠. 

 

중국 당국은 지난달 초

신규 가상화폐공개(ICO)를 

불법으로 규정했습니다.


*ICO(Initial Coin Offering)

: 주식시장에서 새로운 기업이 상장되어

자본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는

기업공개(IPO)처럼 신규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 및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뜻한다. 


주식 시장에 새로운 기업이 상장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인 신규 가상화폐공개

지금까지 가상화폐 업체들의

주된 자금 조달 방법이었는데

이 길이 막힌 것이죠.

 

또 중국 당국은 비공개 회의에서 

비트코인의 민간 거래를 차단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최근엔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의

고위급 간부, 주요 주주, 기술 담당자들에게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리면서,


중국의 가상화폐 시장은 

한마디로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가상화폐가 문제가 되고 있는 나라는

중국뿐만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다단계 투자 사기 혐의에 

비트코인이 엮이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뉴욕의 한 투자회사는

최첨단 알고리즘을 활용한 가상화폐

트레이딩 전략을 내세웠는데

이 내용이 모두 허위라고 밝혀져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하죠. 


 

비트코인은 회색 코뿔소일까 

 

이처럼 가상화폐에 대한 경고와

위험 신호들은 많지만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반박합니다.

 

'초기엔 투기 수요가 시장을 이끌었지만

튤립 거품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이 미래를 열 것이다'라고요. 


*블록체인(Blockchain)

: 거래 명세가 담긴 블록이 사슬처럼

이어져 있는 기술로 가상화폐 거래 장부 또는

해킹 방지 기술이라고 불린다.

 


(블록체인의 원리 ©JWorks Tech Blog) 


이런 투자자들의 주장은

절반만 수긍이 갑니다.


그들의 주장처럼 블록체인 기술이

미래 화폐로 자리매김하는 건

시간문제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미래의 열쇠가 될 기술은

블록체인뿐입니다. 

비트코인 등의 개별 가상화폐는 아니죠. 

 

벌써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가상화폐 발행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 등의 민간 가상화폐들은

곧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가상화폐 초기형을  

제작해 시범 운영까지 마쳤다"고 하고,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내부용  

가상화폐를 제작해 사용 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독일 중앙은행 갈 루드빅 티엘 이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중앙은행에  

도입할 수 있다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밝히기도 하였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의 과열이 

코뿔소의 질주처럼 눈앞의 위기인지 

아니면 대항해시대의 또 다른 기회의 

바닷길인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할 것입니다.

 

작은 소망이 있다면

적어도 질주하는 코뿔소의

뿔을 피할 시간이 

우리에게 아직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참고: '회색 코뿔소가 온다(The Gray Rhino)', 미셸 부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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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류광현

어둠을 볼 수 있다면 빛을 볼 수도 있을 거야. 그 둘은 이름만 다를 뿐이니까

abc.txt@ciderm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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