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 8색 각국 대통령의 여름휴가

2017-08-11 21:05
경제 이야기
written by 오혜미



벌써 8월 중순에 접어들었습니다.

한창 휴가를 즐기고 계신 분도 있을 거고

일찌감치 다녀오신 분,

그리고 아직도 떠나지 못하신 분도

많으리라 생각하는데요,


그런 모든 분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각 나라 대통령들의 

휴가 방식인데요,


'내가 이미 다녀왔거나 떠날 예정인,

혹은 가지 못한' 휴가를

각국의 대통령들은 어떻게 보내는지

지금부터 한번 살펴볼까요?



1.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열일'하는 트럼프 대통령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휴가 아닌 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4일부터 총 17일 일정으로

본인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장기 휴가 중인데요,


정작 본인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휴가를 떠난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백악관이 오래 전부터 계획된

개보수 작업에 들어가서 뉴저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뉴욕에 가서

더 많은 회의를 한다"


골프장에 있지만 휴가는 아니라는 것이죠.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휴가 중인 지난 7일

북한이 ICBM 2차 시험 발사한 것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를 한 것에 이어서,


북한이 미국령 괌에 대한 

포위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한 직후엔

골프장에서 국가안보회의(NSC) 회의를 하고,


"북한이 가능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과 같은 일이 북한에 일어나게 될 것"이라

강력하게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휴가지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미국 언론들은 업무 중인데

일정은 왜 숨기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


트럼프 대통령이 휴가가 아니라고

밝힌 것과는 달리,


백악관은 대통령의 동선을 공개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을 '휴가 기간'이라는 이유로

모두 거부하고 있어 그가 17일 동안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평소보다 훨씬 많은 트윗 양을 볼 때

그가 백악관에 있을 때보다

여유 있는 일정을 보내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는 것이죠.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휴가를 휴가라 부르지 못하고

그 내용도 감추고 있는 이유는

과거 오바마 전 대통령의 휴가를 

맹 비난했던 이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오바마 전 대통령이 휴가를 가거나

골프를 치는 것에 대해

맹렬히 비판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믿어지는 가? 미국이 많은 문제를

당면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골프를 치며 하루를 보냈다",


"전날엔 골프를 치더니 이제는

10일 동안 쉬러 떠난다.

굉장한 프로정신이다" 등등


전 대통령의 임기 내내

휴가와 골프에 대해 비판했기 때문에

본인은 결코 휴가가 아니라

몸만 백악관을 떠났을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2. 휴가 겸 비밀회의 중인 시진핑 주석


트럼프처럼 휴가 아닌 휴가를 보내는

정상은 또 있습니다. 



(阿波羅網)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식적으로

휴가 기간을 밝히진 않았지만,


비공식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3일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 주요 지도자들이 국영 방송에서 사라졌다.

이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시작됐다는 신호"라고 전했습니다.


베이다이허 회의(北戴河會議 북대하회의)는

7월 말~8월 초에

허베이성의 베이다이허에 있는 친황다오

휴양 시설에서 열리는

중국 전·현직 수뇌부의 비공개 회의로,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매년 휴가를 겸해 이 비공개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휴가를 당당하게 공개한 푸틴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남시베리아

투바공화국에서 망중한을 즐겼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평소에 내세운

'스트롱맨'의 이미지처럼

휴가지에서 웃통을 벗고

낚시를 하는 모습으로 강인함을 뽐냈습니다.



(ⓒ크렘린 궁)


크렘린 궁은 푸틴 대통령이

낚시, 하이킹, 카약 등을 즐기는 사진을

언론에 제공하는 등

대통령의 휴가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는데요,


이는 러시아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상당히 의외인 모습입니다.


최근 미국 의회가

러시아의 에너지사업에 금융지원을 하는

기업들을 규제하는 내용의

강력한 제재안을 통화시킨 데 이어서,


지난 2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가 미국에 석유를 수출하는 것을 막는

제재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석유 사업 규제는 러시아에

매우 치명적인 조치라서

러시아 외무부가 즉각 반발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당당히 휴가를 즐기는 모습은

미국의 제재에도 끄떡없다는 자신감

표현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크렘린 궁)

 

트럼프를 대통령을 당선시키려고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받는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왜 이렇게 악화되었는지에 대해선

러시아 청년과 함께한 아래의 인터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러시아는 왜 그랬을까?)



4. 가장 긴 휴가를 보내는 앙겔라 메르켈


'1년에 한 달'이라는 휴가 철칙을 가진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4연임에 도전하는 총선(9월 24일)을

앞두고 있음에도 7월 말부터

무려 3주 일정으로 여름휴가를 떠났습니다.


국가 정상이 1개월 가까이 쉬는 것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일인데요,

정작 독일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독일에서는 휴가를 가지 않는 것이

정치적으로 손해라고 하는데요,


휴가를 가지 않으면

"일을 열심히 한다"는 평가를 받기보단

'신뢰감이 떨어지고 조급하다'는

이미지를 준다는 것이죠.

(자료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9년재 같은 휴가지를 방문하고, 4년째 같은 옷을 입은 것이 화제가 된 메르켈 ⓒ스플래시뉴스)


검소한 메르켈 총리는

9년째 휴가 코스가 같은데요,


독일에서 열리는 바이로이트 오페라 축제

참석한 후에 이탈리아 북쪽 끝

동부 알프스의 솔다 리조트에 머물며

남편과 함께 등산을 즐기는 것입니다. 


여기엔 또 하나 재밌는 사실이 있는데요,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메르켈의 남편 요아힘 자우어가

1년에 한번 이 바이로이트 오페라 축제에만

턱시도를 입고 등장하기 때문에,


독일 언론들이 그에게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고 합니다.



(바이로이트 오페라 축제에 참석한 요하임 자우어와 앙겔라 메르켈 총리 ⓒDie Welt)



5. 휴가가 간절했던 테리사 메이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 역시

지난달 말부터 이탈리아 북부 휴양지에서

3주간의 긴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메이 총리는 취임 후

웨스트민스터·맨체스터 테러,

충격적인 총선 참패,

그렌펠 타워 참사까지 겪으며

무척 힘든 상반기를 보냈는데요,


오죽하면 다우닝가(총리 관저)에서

"총리가 휴가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말을 했다고 합니다.


(휴가 중인 메이 총리ⓒCNN)


패션 감각이 뛰어난 것으로도 유명한

메이 총리는 휴가지에서

밝은 핑크색 셔츠 원피스를 입은 모습으로

화제가 되었는데요,


남은 휴가 동안 스위스 산간에서

하이킹을 즐긴 후

오는 14일에 다우닝가로 돌아옵니다.



6. 휴가를 떠나지 못한 마크롱과 아베


한편 복잡한 국내 정세로 인해

휴가를 떠나지 못한 정상들도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 인스타그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동법 개정 등 산적한 현안 탓에

휴가 계획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 궁은

"대통령이 국내에서 며칠간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취임 3개월 만에 지지율이

절반으로 떨어지며 고전하고 있는 만큼

화려한 휴가를 떠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아키에 아베(아베 총리 부인) 페이스북)


멀리 휴가를 떠나기보단

일상 속에서 영화 감상을 하거나

골프를 즐기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올해는 별다른 휴가 계획 언급 없이

내각 재정비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학 스캔들로 인한 지지율 하락

도쿄도위회 선거 참패 등의 악재

연이어 발생한 영향으로 해석됩니다. 



7. '휴가 가기 모범'을 보인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0일부터

6박 7일 동안의 여름 휴가를 보내고

5일 청와대로 복귀했습니다. 


북한의 위협이 한창 고조된 상황에서도

휴가를 떠난 것은,


"연차와 휴가를 모두 사용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눈치보지 말고 휴가를 가자"는 메시지를

몸소 보여주려는 취지였다고 해석됩니다.



(휴가 기간에 오대산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새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정부 부처 장관들도

북한발 한반도 위기 상황 속에

이례적으로 휴가를 신청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전남 지사 시절에도

휴가를 거의 가지 않았다고 알려졌으나

이번엔 이달 9일부터 11일까지 휴가를 냈고,


그밖에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7일~11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11일까지

휴가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을 비롯한

부처 수장들의 휴가가

휴가문화를 널리 정착시키려는

의도인 것은 알겠지만,


'꼭 지금이어야 했냐'

비판의 목소리가 무척 높았습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지난달 28일 북한의 ICBM

2차 시험발사가 진행되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를 이유로

즉각 미국과 통화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미사일이 발사되고 "무려 224시간이

지난 뒤에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가

이루어졌다""그 긴긴 시간은 세계역사상

기네스북에 오를 만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5일 페이스북을 통해

휴가지에서 읽고 추천한 '명견만리'가

서점가를 뜨겁게 달구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는데요,


*명견만리[明見萬里]

: '밝을 명, 볼 견, 일만 만, 마을 리'

만 리 밖의 일을 훤하게 알고 있다.

관찰력이나 판단력 따위가

날카롭고 정확함을 이르는 말.

도서 '명견만리'는 KBS 1TV에서 방송 중인

강연과 다큐멘터리를 결합한

렉쳐멘터리쇼를 책으로 엮어냈다.


이러나 저러나 다양한 방식으로

휴가를 보낸 각국의 모든 대통령들이

쉼이 끝난 후부터는

'명견만리'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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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오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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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88@ciderm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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