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PD는 얼마나 벌까?

2017-05-07 06:52
기획 콘텐츠
written by 오혜미

(CJ E&M)

tvN <윤식당> 2회 만에 10%에 가까운 시청률(9.6%, 닐슨)을 기록했습니다. KBS <12>로 정점을 찍은 줄 알았던 나영석 PD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신혼일기>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새삼 PD, 그 중에서도 예능을 만드는 PD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예능PD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그래서 준비한 7년차 현직 예능PD 인터뷰! 예능PD는 어떻게 되고, 얼마나 벌며, 어떻게 일하는지, 그리고 중국 시장이 막힌 이후 한국 방송계는 어떤 상황인지!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예능PD로 일한 지 올해로 얼마나 됐나요?

2011년에 입사해서 2017년 현재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7년차 PD라고 합니다.

 

참여한 프로그램이 몇 개 정도 되나요?

크고 작은 프로젝트까지 합하면 지금까지 총 10개 가량의 프로그램/팀을 거쳐왔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은 어떻게 탄생하나요?

가장 먼저 트렌드를 조사합니다. 인터넷 문화, 유행어, 해외 프로그램, 영화, 음악, 가수 등의 조류를 파악하고 그에 부합하는 기획안을 피칭해서 프로그램을 론칭하게 됩니다. 혹은 선배나 팀장 이상의 간부들이 전략적으로 기획한 프로그램(보통은 스폰서나 출연자, 기획사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팀에 소속이 되기도 합니다

외주 제작사의 기획안으로도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경우의 얘기는 들어봤으나 직접 경험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요즘에는 연예 기획사에서 운용하고 있는 콘텐츠팀, 또는 방송 채널들이 늘어나서 여기에서 자사의 아티스트를 데리고 공동 제작을 논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예능 프로그램 탄생의 배경은 매우 다양합니다.

 

프로그램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에서 얻죠?

프로그램 아이디어는 결국 요즘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소스는 제각각이지만 결국에는 시청자와 시청률 (혹은 클립 조회수)로 프로그램이 평가 받기 때문에 대중의 트렌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읽으려 노력합니다

포켓몬고(PokemonGO)’부터 클래시로얄(Clash Royale)같은 인기 게임을 하면서 인사이트를 얻기도 하고, 일부러 인기 차트에 있는 음악을 듣기도 하고 유머 사이트를 실시간 탐독하기도 합니다. 시사 교양적인 요소들이 많은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 결국에는 대중들, “시청자들이 뭐에 꽂혀 있느냐를 찾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예능 프로그램 성적표는 여전히 시청률?

혹시 새로운 기준이 생겼나요?

트위터, 불판(해당 프로그램을 보며 실시간으로 댓글 모니터링을 하는 문화), 페이스북이나 유머사이트, dcinsi*e 갤러리 등을 통해서 항시 모니터링합니다. 해당 프로그램 방송 중에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것은 대단한 자랑거리이며 얼마만큼 지속되었는지, 후속기사는 얼마나 났는지 등의 가시적인 지표도 중요시하게 생각합니다

포털사이트의 클립 조회수는 작은 프로그램들의 새로운 성공지표입니다. 다만, 여전히 광고시장에서는 시청률을 기준으로 한다는 얘기가 있어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 스케줄은 어떤가요?

우선 예능 프로그램은 보통 일간물, 주간물(이상 레귤러물), 특집물, 시즌물 이런 식으로 분류되는데요, 방송 시기와 기간에 따라서 방송 제작의 호흡이 결정됩니다. 일간물의 경우에는 최소 2개 최대 3~4개의 팀이 번갈아 제작하기도 하고, 다양한 외주 팀이나 VJ감독들이 외주 제작 형식으로 참여하기도 합니다.

단편적인 예로, 주간 방송을 하는 PD 일주일 스케줄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아요

* 조연출 : 녹화 - 편집준비작업 - 자료수집 - 편집보조 - 방송송출보조 - (방송 후 하루 정도 휴식) - 다음 녹화 준비

* 연출 : 녹화 - 편집 다음 회 녹화 회의 방송 송출 준비 - 방송 리뷰 다음 녹화 준비 (연출이 되면 거의 쉬는 날이 없음.)

방송이 시작되면 쉬는 연출이든 조연출이든 쉬는 날이 없다고 봐야죠.

 


 

프로그램 하나에 필요한 핵심 인력은?

연출은 프로그램의 방향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으로, 제작방식(본사제작, 외주제작 등)에 따라 1~7명 정도로 구성됩니다. 그 외에는 조연출로 구성되어 있으며 퍼스트 조연출부터 막내 조연출까지 최소 1~십수 명까지 프로그램 규모에 따라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죠.

작가들은 연차에 따라서 구성되어 한 팀으로 움직이는 것이 보통입니다. 20년차 메인 작가 아래로 다양한 역할을 나누는 15년차 10년차 6년차 3년차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제 생각에는 아무리 작은 프로그램을 만들더라도 최소한 1명의 연출, 1명의 조연출, 1명의 작가, 1명의 서브작가 이렇게 4명이 한 팀의 제작진으로 움직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외주 제작사와의 협업은 어떻게 이뤄지죠?

당연한 말이지만 외주제작에 얼마만큼의 역할을 주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외주 제작사가 금액만 관리하는 사업관리만 맡았을 경우, 프로그램 제작은 전원 본사 제작진이나 프리랜서들이 참여합니다

또는 외주 제작진이 일부 파견을 와서 제작하기도 하고, 외주 사에서 아예 제작을 해와서 '납품'하는 형태의 프로그램도 다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본사 인력은 일정관리나 내용 수정, 심의, 상부 보고 등의 행정적인 역할을 하는 최소 제작 인력만 참여하게 됩니다.

 


 

연예인들의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천차만별입니다. 만나서 미팅 이상의 깊은 대화를 나누기 전까지, 혹은 극한 상황에서 화가 많이 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사람들이 다 그렇지 않나요?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볼 때

일반인과 연예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방송프로그램의 이해도나 준비된 정도에서 일반인과 연예인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연예인에 한정해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인'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일반인들보다 훨씬 함께 일하기가 편하고 수월합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분초를 다투는 방송제작 상황에서는, 출연자와 제작진 스태프 모두가 동일한 수준의 방송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반드시 '빵꾸'가 나게 되어있습니다.

 


 

예능계에서는 메인PD가 되기 전

조연출 기간이 얼마나 되나? 

평균 5~10년 정도의 조연출 기간을 거쳐서 소위 말하는 '입봉(메인 연출자로서 프로그램을 맡아 제작하는 것, 일종의 데뷔)'을 하게 됩니다

그 정도 기간을 거친 후에 프로그램 제작 방향을 결정하는 데 영향력을 주는 '연출'의 이름을 달게 됩니다. 저도 5년의 조연출 기간을 거쳤습니다.

 

예능 PD의 대략적인 1년 스케줄?

2개월 가량 프로그램 기획, 3~4개월 가량 프로그램 제작, 1개월 가량의 휴식을 취하는 식입니다. 휴식 기간이 휴가는 아니고, 기획안을 쓰거나 특집이나 단발성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다거나 합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런 사이클이 계속 돌아갑니다.

 

프로그램 제작할 때 하루 수면 시간은?

스텝이 적고 일정이 빡빡한 프로그램이나 시즌물이라면하루 기준 0시간 ~ 5시간 가량? 6시간 넘게 자기가 어렵습니다.

 

예능 PD의 복지는 어떻나요?

일반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나 대기업 소속 방송사의 경우에는 웬만한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 및 휴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조회, 주택구매 회사 대출이나 휴가지 지원 등…. 하지만 중소 방송사나 프로덕션의 경우에는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왕왕 있죠.

 

성과급이 있다면 그 기준은?

프로그램의 제작비에 따라 목표 시청률 등의 지표가 정해지는 것이 보통인데요, 이 목표량을 넘기게 되면 모종의 성과급이 지급되죠. 특히 드라마의 경우에는 한번 성공하면 해외 판매까지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상당한 성과급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의 경우에는 그런 건 흔하지 않지만 그래도 목표량을 넘기면 방송사 불문 인센티브 제공하는 것으로 압니다.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요?

좋은 회사 다니고 똑똑한 친구들 사이에서 비슷한 연차 기준으로 10명 중에 4~5가량 하는 것 같습니다. 자잘한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쓸 시간이 없어서) 그래도 아파트를 금방 구입할 정도는 아니에요.

 



 

PD가 되면 포기해야 하는 것?

가족과 친구들과 어울리는, 저녁이 있는 삶을 포기해야 하죠.

 

PD라서 누릴 수 있는 자유?

아침에 지옥철이나 만원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는 것? 유관 부서 및 기획사나 업계의 특성상 업무 시작 시간이 보통은 점심 식사 이후라고 보면 돼요. 따라서 저희도 보통 늦게까지 일하고, 늦게 출근하는 경우가 많죠.

 

한 팀당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비율은?

내부 인력이 점점 줄어들고 외부 인력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 방송가 전체의 추세예요.

 

현재의 예능 프로그램 제작 시스템에서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각 구성원의 장점과 장르가 다양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전문가들을 적재 적소에 투입되어야 하는 방송일은 필연적으로 비정규직이나 프리랜서 외주팀의 비중과 그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 계약 과정이나 전문가로서 대우하는 태도나 문화가 선진화되어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드라마 업계는 비교적 나은 편입니다. 예능 쪽은 조금 더 선진화되고 발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예능 프로그램 제작 환경에서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뭔가 새롭고 재미있는 것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믿는 

예능 제작자들 특유의 낙천성?

 


 

중국의 한한령의 영향을 체감하나요?

이전에는 외주에서 일하는 지인들이 중국으로 가서 제작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중국으로) 넘어가서 일한다는 얘기를 듣기가 어려워졌죠. 방송국뿐만 아니라 유관 스텝들(카메라팀, 음악팀 등)못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들었습니다.

 

PD의 해외 진출 상황은 어떤가요?

중국이 한창 인기였을 때는 연차와 상관없이 외주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중국으로 한두 번씩은 가서 제작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애매한 상황이라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중국 외에 눈 여겨 보는 해외 시장은?

포맷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고, 프랑스에서 열리는 MIP-TV(세계 최대 방송 콘텐츠 마켓)에서도 우리나라 프로그램이 종종 선전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요

그런 프로그램들은 제3세계나 서양권에서 재제작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 더 이상은 중국이나 일본에 머무를 이유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예능 트렌드?

제 생각에 결국 TV는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짧고 더 자극적이고 더 즉각적인 콘텐츠가 더 생산되지 않을까요?

 

한류 시장은 앞으로 계속 더 어려울까요?

한류라는 건 '흐를 류()'를 써서 흐름을 의미하잖아요. 그런데 흐름이라는 것은 결국 높은 데서 낮은 데로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우리 문화를 중국보다 높게 보는 문화 우월주의로도 볼 수 있죠. 이런 문화 우월주의 개념을 가지고는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자연스럽게 즐기고 스며들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내고 만들어서 보여줘야지, ‘한류만 부르짖고 있다가는 우리나라 대중문화는 정체되고 역행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PD준비 기간은?

저는 소위 말하는 언론고시(주요 방송국들의 입사 시험을 총칭하는 말)1년 반 정도 준비했습니다. 국문과를 나와서 최소한의 맞춤법과 문학 지식이 있어서 입사 작문할 때 간접적인 이점을 많이 받았었죠. 결국 입사 작문도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전제는 같아서 어렵지 않게 입사 시험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예능 PD로 일할 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준비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의 영상 관련 매체에 마니아 적으로 관심이 많았던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TV를 많이 보는 사람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방송국에 입사하려면 TV를 많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조건 많이 즐겨서 봐야 합니다!

 

최종 면접 때는 어떤 질문이 있었고

어떻게 답변했나요?

다른 회사 안 가고 싶었냐, 도망 안 갈 거냐, 힘든데 더 편한 회사 가지 왜 왔냐?” 류의 충성도 테스트 질문이 다수입니다. 이런 질문들이 있으리라고 예상하고 있었으며, 조금의 의구심도 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강력하게 답변했습니다.

 

면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기억은?

기획안 발표를 했는데 말도 안 된다고, 엉망이라고 혹평을 받았던 게 가장 기억이 남네요. 하지만 차라리 혹평이라도 받은 게 오히려 인상적으로 보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합격 후에야 들더라고요. 유야무야(有耶無耶)하거나 비슷하거나 무난한 기획이었다면 합격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을 잘하는 PD?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스케줄링(처리할 일의 순서를 잘 짜는 것)을 잘하는 PD, 돈 관리나 네고(협상)에 강한 PD, 임기응변과 위기 대처능력이 뛰어난 PD라고 생각해요.

 

일을 잘하는 작가란?

쉴 새 없이 새로운 생각과 수다로 연출자의 머리를 쌩쌩하게 돌아가게 해서 '돈오(갑자기 깨닫다)'하게 만드는 화두를 던지는 작가님이라고 생각해요. 역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PD에게는 의외로 이런 것이 필요하다?

의외로 싸바싸바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랍니다.

 


 

PD 준비하기 위해서 이런 것까지 해봤다?

혼자 집에서 밤새는 훈련을 해 본 적이 있어요. 스스로 설정한 미션은 3일 동안 편집실에서 편집만 한다는 시뮬레이션이었는데, 그때도 힘들었는데 현실은 더 했다는….

 

본인이 조연출 시절에 가장 예쁨 받았던 점?

힘이 세서 짐을 잘 들고 날랐다는 점?

 

본인이 조연출 시절에 가장 욕먹었던 점?

센스가 없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들었죠.

 

이런 후배가 좋다?

센스 있는 후배.

 

이런 후배는 힘들다?

센스 없는 후배.

 

존경하는 선배가 있다면, 그 분의 어떤 점이 닮고 싶나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과 가정을 생각하며 모진 일들을 온몸으로 맞는 선배가 계시는데요, PD 업무적인 능력을 떠나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있다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하고 배우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PD가 되고 싶은 친구들에 당부하는 말이 있다면?

TV를 보면서 웃고 울고 분노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PD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PD가 되는 사람은 왜 웃게 될까? 왜 울게 될까? 왜 분노하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항상 왜라는 질문을 던져서 답을 구하는 노력을 한다면 방송인으로 어디선가 만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로써, 아주 길고도 솔직한 예능PD 인터뷰를 마칩니다. 2의 나영석, 김태호를 꿈꾸는 여러분! 오늘도 파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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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오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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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88@ciderm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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